'자기혁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17 아마추어를 시기하는 프로들 (2)
  2. 2012.03.30 네덜란드병과 파괴적 자기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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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뉴스기사들에 별 기대는 하지 않지만, 최근 가장 불편한 것 중에 하나는 무한도전 '어떤가요'에서 정형돈이 불러서 1등을 차지한 이후, 각종 음원차트에서 일주일 넘게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강북멋쟁이'에 대한 시기성 기사들입니다. 처음 한두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1등 기간이 길어질수록 계속 쓸데없는 논쟁만 일으키는 듯합니다. (참고. [기사/주장들이 쓰레기니 굳이 읽어볼 필요는 없어요.] 박명수가 소녀시대를 제친 게 욕먹을 일인가, 음원차트 돌풍 ‘무한도전’, 씁쓸함이 뒤따르는 이유'강북멋쟁이' 돌풍에 가요계 '씁쓸', ‘강북멋쟁이’를 둘러싼 대중과 음악인의 갈등, 잘 나가는 ‘강북 멋쟁이’…가요계는 상실의 시대‘강북멋쟁이’ 돌풍에서 읽어야 할 것들, 강북멋쟁이 인기가 오히려 불편한 무도?, 연제협 “무한도전 음원, 제작자들 의욕상실”) 그래도 초반에는 음반사를 대변하는 기사 위주였는데, 차음 대중문화와 트렌드를 내정하게 분석할 것을 요하는 기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듣보잡 기관이 재쟁점화시키는 양상입니다. 이런 기사들을 처음 보기 전날 (8일) 카라얀 평전을 읽으면서 2차세계대전 와중에 그리고 직후의 폐허 위에서도 다양한 음악제들이 열린 이야기를 읽으면서 유럽의 문화/예술적 기반에 대해서 감탄했습니다. 물론 클래식 음악은 괜찮고, 대중음악은 저속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차피 클래식/오페라도 그 당시에는 그저 대중음악의 하나였으니...무너진 극장의 한 켠에서 힘겹게 음악제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이들이 가진 문화적 힘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예술계에 속하지 않은 저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소비하지도 않는 저의 입장에서는 지금 일고 있는 무한도전, 어떤가요, 강북멋쟁이에 대한 논쟁이 참 불편합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논리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너무 억지, 뗑깡을 부리는 어린이의 모습을 봅니다. 아마추어가 단기간에 만들어서 완성도도 낮은 노래 때문에 프로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들려서 만든 노래가 사장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 그들의 주요 요지이고,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으면 현재와 같은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한 주장입니다. 음악에 문외한으로써 박명수씨의 노래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음악 전문가 또는 가요관계자들의 주장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맞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저는 그들의 주장이 너무 불편합니다. 현재의 가요계의 기현상을 만든 장본인들이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적반하장식의 반응은 참으로 웃픕니다.

먼저 현재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을 크게 왜곡시킨 장본인들이 무한도전이 음악시장을 왜곡시켰다고 말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원하기 때문에 댄스중심의 아이돌그룹들을 만들어서, 그런 즉흥적인 비트로 대중들을 현혹시킨 무리들이 현재 가요계 관계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한 그들이 한명의 아마추어 작곡가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이돌 가수들에 피해를 보는 인디음악계에서 이런 류의 반응이 나왔다면 저는 그들에게 동조를 해줬을 건데, 지금 엄살을 부리는 무리는 그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음악을 하는 이들이 아닙니다. 인디의 절규를 무시했던 그들이 이제 와서 마녀사냥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초반의 기사들이 박명수 정형돈이 어떻게 소녀시대를 제끼고 1위가 될 수 있느냐고 말하는 것에도 심한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누가 이런 불평을 퍼뜨리고 있는지 짐작이 갔습니다.

그렇게 바른 음반시장을 외치는 사람들이 평소에는 락이나 힙합 등의 인디음악에는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던 부류들이고, 클래식이나 전통음악은 발도 못 붙이게 했던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80~90년대의 시장을 주름잡던 서정적인 노래나 발라드조차도 현재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 이들이 과연 누굴까요? 댄스 위주로, 어린 비쥬얼의 아이돌 위주로, 리듬보다는 비트 위주로 음악시장을 재편한 무리들이, 그런 결과로 만들어진 아마추어 비트 음악에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요계가 어려울 때는 항상 남탓을 해오보고 있습니다. MP3 등의 불법다운로드 때문에 음반시장이 망했다고 말할 때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지만, 박명수, 무한도전 때문에 망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법다운로드보다는 앞서 말했듯이 음악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순간적으로 돈이 되는 음악 위주로 획일화시킨 것이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부터 다양성이 존중받는 음악시장이었다면 박명수의 노래는 큰 호수의 잔잔한 하나의 물결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듯이 대중이 선택한 것을 가지고 아마추어 작곡가 한 명을 나무라는 것도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물론 무한도전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박명수가 무한도전을 통해서 음악을 알렸듯이, 기존의 대형기획사들도 나름의 물량전을 펼칩니다. 작은 기획사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음반이 박명수의 노래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받지도 못했다면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현재 불만을 펼치는 이들은 마케팅 비용이 한정된 그런 작은 기획사들이 아닙니다. 그들이 길들여놓은 대중이 이제 박명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들은 스스로 자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치 대중을 위한다는 투로 어떤가요 현상을 깎아내리는 것도 결국 제 살깎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대중의 자유로운 선택을 폄하하는 그런 아집부터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기존에 가요계가 보여줬던 많은 불편한 점들이 생각납니다. 나는가수다를 시작할 때 보여줬던 많은 가수들의 자존심을 보면서 몹씨 짜증났습니다. 아이돌가수들에 밀려서 설 수 있는 무대도 없는 이들이 경연 또는 예능에서는 노래를 못 부르겠다고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도 현재 대중의 트렌드/선호를 무시한 그들만의 아집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부 인기있는 가수들은 자신들은 언제든지 설 수 있는 무대가 있으니 나가수같은 데는 나가지 않겠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짜증났습니다. 예능에 나와서 웃기고 있는 김태원씨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는 박완규씨의 말은 자기들만 잘난 그런 음악인들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중, 청중은 생각지도 않은 그들이 과연 가수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음향시설이 좋고 다양한 콘서트들이 성황리에 열리는 환경이었다면 나가수식의 그런 기형의 예능이 만들어지지 않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모두 현재 어떤가요에 불평을 하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구조이고 현실인 것을... 개콘의 '용감한 녀석들'이 힙합을 희화화한다고 비난하던 가수도 있었죠. 음악 또는 가수는 신의 영역인가요?

싸이의 성공에는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노래 자체가 가지는 중독성과 재미있는 안무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유튜브라는 유통채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더 이상 프로와 아무추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인 프로와 그냥 재미로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를 바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프로와 동일한 선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의 많은 서비스를 통해서 현재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같은 유튜브를 통하지만 프로의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하고, 아마추어의 것은 소수 때로는 전혀 유통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아마추어의 작품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비록 소수들 사이겠지만 유통되고 있습니다. 유통 채널 뿐만 아니라, 저작도구/기술도 이제는 아마추어들에게 우호적입니다. 박명수가 몇달을 공부하고 고민해서 음악을 만들어내듯이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무료 또는 저렴한 저작도구로 다양한 창작물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블로깅을 하는 것도 신문사의 (프로) 기자들과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제 글이 더 진실에 가깝고 설득력이 있으면 기자들의 것보다 제것을 더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인기없는 블로그라는 점. 과연 누가 이 글을 읽을까?를 생각하면서 글을 적고 있다는 점.) 앞으로 아마추어의 역습은 더욱더 거세질 것입니다. 그런 아마추어들의 도전에서 프로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자기혁신 밖에 없습니다. 어떤가요를 보면서 아마추어나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에 불평불만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먼저 자성하고 자기혁신의 기회를 놓쳐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랜 수고의 결실이 어떤 아마추어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것도 자기의 운이고 실력인 것이고... 또 그 작품이 진짜로 명작이라면 또 언젠가는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소시의 아이갓어보이보다는 강북멋쟁이가 더 낫습니다.

프로들이 이렇게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이에 아마추어들은 더욱더 그들의 영역에 -- 노력에 의해서든 단지 운으로 의해서든 -- 매몰차게 더 침투할 것이고 그들의 영역을 야금야금 갉아먹어들어갈 것입니다. 지금 인터넷에는 많은 저급한 아마추어들의 작품도 있지만 프로의 것에 견줘 부족함이 전혀 없는 작품들도 많습니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은 당연한 예측입니다. ... 그런데 아마추어를 시기하는 그들이 과연 프로가 맞는 걸까요?

(2013.01.15 작성 / 2013.01.17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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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erry.tistory.com BlogIcon 뚜방꽁 2013.01.18 10: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블로그의 애독자입니다. (^^) 누가 읽겠나 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서. 왠지 저요! 라고 손들고 싶은 마음에 덧글 남겨요. 항상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gyunny.tistory.com BlogIcon 현균 2013.01.19 18: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너무 재밋게 읽엇습니다. 요즘은 페이스북에 글을 먼저 공유하게 되니, 댓글을 잘 남기지 않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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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병 Dutch Disease라는 경제학 용어가 있습니다. 1977년도에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네덜란드의 경제사정을 묘사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용어입니다. 위키백과에도 설명이 되었지만, 어느 나라에 다량의 새로운 자원이 발견되면 그것에서 많은 수익을 얻게 되면서 자연스레 국내에 자금과 유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그러면 물가도 오르고 상품가격을 비싸진다. 상품의 가격이 높다는 것은 경쟁국과의 무역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되고, 그래서 해당 국가의 경제 부분에서의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네덜란드병이라는 용어는 1959년에 네덜란드에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어 많은 수익을 얻었는데, 그 수익을 기반으로 소비가 증가했지만 제조업부분은 약화되어 결국에는 네덜란드의 경기가 침체된 것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쉽게 얻은 수익을 장기적인 경제발전에 투자하지 않고 그냥 흥청망청 써버렸기 때문에 장기적인 침체를 겪게 된다 정도로만 이해를 했었는데, 위키백과의 내용에 따르면 천연자원의 발견과 경기침체 사이에 더 구조적인 연관성이 있어 보입다.

네덜란드병은 보통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나라들을 경계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천연자원을 팔아서 손쉽게 많은 국부를 쌓다보니 다른 산업분야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국가들이 그 천연자원이 고갈된 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병을 반면교사 삼아서 두바이는 석유에서 얻은 수익으로 금융이나 관광리조트 개발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두바이가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투자했는지 여부는 역사가 판단내려주겠죠.) 어쨌든 쉽게 얻은 이득은 쉽게 허비한다는 오랜 가르침을 네덜란드병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네덜란드병을 국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산업화의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땅부자들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팔거나 아니면 땅투기를 통해서 부자가 되고, 그런 졸부들이 재산에 대한 철학/가치관도 없이 마구잡이로 과소비를 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창업자들이 어렵게 일군 기업이 3, 4세대를 거치면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자주 봅니다. 창업자들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기업이라는 나무를 심어서 가꾸었기에 그 열매를 쉽게 따먹지 못하고, 2세대들은 부모세대들이 어렵게 나무를 키우는 모습을 주위에서 지켜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기업을 가꾸는 일의 어려움을 알기에 또 그 열매를 허비하지 못하지만, 3세대 이상은 나무의 성장과정은 지켜보지 못했고 그저 성장한 나무에서 열매만을 따먹고 자랐기 때문에 기업이라는 나무를 키우는 어려움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저 매년 공급되는 열매에 도취되어 나무의 성장이 멈췄는지 여부도 제대로 체크하지도 않고, 그래서 새로운 나무를 심어서 키울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기업의 흥망성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IT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성장한 몇몇 기업을 보면서 네덜란드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 여전히 성장은 하고 있지만 성장 이후의 성장에 대한 대책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정글과도 같지만, 이미 권좌에 오른 기업들은 외적인 성장은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내적인 성장은 좀 주춤한 듯한 인상을 자주 받습니다. 국내의 네이버나 다음뿐만 아니라, 외국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이베이 등을 보더라도 현재 수익원은 배너광고나 검색광고 등의 광고사업이나, 월정액의 게임사용료나 중계수수료 등으로 수익모델이 극히 제한되어있습니다. (아마존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듯함.)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제한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수익모델이 너무 강력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현재의 강력한 무기를 그냥 계속 사용하겠다는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유없이 수익이 계속되고, 이유없는 성장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이 기업은 네덜란드병에 걸린 것과 같습니다. 새로운 혁신을 하지 않아도 계속 외부에서 자금이 공급된다는 환상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새로운 혁신을 주저하는 이유 중에 큰 부분은 카니발효과를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새로 출시된 제품이나 서비스 때문에 기존의 제품판매나 서비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합니다. 너무 당연한 인식 과정이지만, 때로는 사망선고를 받고 나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기도 합니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용어가 어쩌면 네덜란드병을 고치는 묘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더 큰 것을 위해서 과거의 작은 부분을 희생시킬 수 있는 것이 파괴적 혁신입니다. 그런 자기 혁신이 늘 필요합니다. 분명 초기에는 카니발효과가 발생해서 신제품의 판매도 예상만큼은 아니고, 그렇지만 예전의 제품의 판매량은 신제품효과 때문에 감소하고... 단기적으로 보면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신제품이 제대로된 방향으로 컨셉이 잡혔다면 그것을 믿고 더 끌고갈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서 너무 단기적으로 성과지표를 얻을려고 하면 안 됩니다. 최소 3년을 기다려야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3년은 너무 긴 시간입니다. 그러나 충분히 기다려야지만이 자기 혁신의 열매를 따먹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나무를 심고 가꾸는 비유가 혁신의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것같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과수원을 가꾸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어떤 품종이 잘 맞을지도 모르고, 넓은 황무지를 개간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그곳에서 땅을 파고 밭을 갈아서 씨를 뿌리면 후에 누군가 또 그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작을 때는 간격이 좁게 많이 심어도 되지만 나무가 커가면서 나무 간의 간격을 넓히기 위한 감벌과정이 필요합니다. 혁신의 과정도 처음에 뿌린 모든 씨앗에서 열매를 맺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중간중간에 불필요하거나 새로운 환경에 맞지 않은 혁신은 제거해야지 제대로된 혁신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하면 이미 잘 가꿔진 과수원지만 모든 나무를 베어내고 새롭게 시작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감벌이나 땅을 갈아업는 과정이 파괴과정입니다. 그러나 그런 파괴과정을 거쳐야지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휴지기를 가지는 것도 혁신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듯이 365일, 24시간 가동할 것이 아니라, 농부가 농사를 짓듯이 3~4년에 한번씩 밭을 놀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사람에게도 그런 휴지기가 새로운 혁신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놀면서 여유를 부리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생산에 지장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 농사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지속가능성이나 사회적 책임 또는 성공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답게 사는 삶 등에 대한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하다보니, 지금까지 제가 살아왔던 것들이 참 어리석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삶 자체의 파괴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P.S. 네덜란드병을 검색하면서 스펠링을 잘못 입력해서 'dutch desease'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다음 아고라에 이상한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가 보편적 복지를 해서 네덜란드병에 걸렸다는 황당무개한 이야기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네덜란드가 원유에서 얻은 수익을 모두 복지예산으로 투입했기 때문에 그리고 네덜란드 국민들이 흥청망청 써버렸기 때문에 네덜란드병이 걸린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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