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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05 공유경제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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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임정욱 센터장님의 블로그에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공유 경제'라는 제목으로 ABC 뉴스에 소개된 다양한 미국의 공유경제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여행자를 위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AirBnBCouchSurfing, 자동차를 공유하는 ZipCar 또는 (택시 역할을 해주는) Lyft 등도 있지만, 뉴스에서는 애완동물을 잠시 맡아주는 DogVacay, 중고자전거를 공유하는 Spinlister, 집에 세워만 두는 세컨카를 빌려주는 RelayRides, 야구장/경기장 주변에 주차공간을 빌려주는 ParkatmyHouse 등의 사례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고민하던 분야라서 관심있게 봤습니다. (러프하게, 공유여행을 예전부터 생각중임)

그래서 순간 떠오르는 짧은 생각을 -- 댓글을 달려다가 그냥 -- 정리합니다.

먼저, 공유경제라는 표현보다는 더 광의로 신뢰경제라는 표현으로 확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신뢰경제라고 표현하면 잉여 자원의 공유라는 핵심을 놓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유경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모델이기 때문에 신뢰경제로 확대해서 생각해보면 더 다양한 측면에서 현상을 분석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냥 안 쓰는 물건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를 주고 받는 것입니다. 신용대출할 때도 일종의 보증(물)이 필요하듯이 공유경제도 신뢰라는 보증이 필요합니다. SNS를 통한 인맥도 일종의 신뢰 보증이 됩니다. 친구 (또는 친구의 친구)에게 물건을 빌려준다는 것이고, 페이스북에 등록된 정상 사용자의 물건을 빌리고 그런 사람에게 물건을 빌려주는 것이 기본 모델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인맥은 곧 신뢰 관계와 거의 동의어로 사용된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인 품앗이나 두레 공동체를 잘 연구해도 좋은 모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이라고 표현되었는데, 기본적으로 공유경제를 작은 돈을 바탕에 둔다는 점입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보다 물건을 구입할 때 더 적은 돈이 들어갑니다. 100만원짜리 물건을 적당한 보증과 함께 1만원에 하루 빌려쓰는 식입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공유경제에 참여하면 위험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작은 것들이 지속되어 모이면 큰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작은 것이더라도 꾸준히 뭔가를 빌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1달, 1년을 모아서 보면 꽤 큰 돈이 모일 수 있고, 또는 그런 공유 플랫폼을 제대로 만든 사업자 입장에서는 큰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현상적인 것만을 보고 공유경제에 대한 환상을 갖는다면 큰 좌절을 맛볼지도 모릅니다. 작은 지성이 모여서 큰 일을 이루는 집단지성처럼, 작은 돈이 모여서 큰 돈이 이뤄지는 collective money가 되는가를 먼저 검토해보고 공유경제에 뛰어들었으면 합니다.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그저 내가 쓰지 않는 것을 남이 쓸 수 있게 해주겠다는 좋은 의도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런 경험이 모여서 가능성이 있을 때 더 큰 모델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공유란 기본적으로 잉여를 바탕에 둡니다. 잉여를 투자해서 대박을 건지겠다는 환상은 접어뒀으면 합니다. 최근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공유경제 즉 잉여의 기부는 일종의 재능기부와 맥을 같이 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주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려받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소위 파워블로거들을 경멸합니다. 순기능과 역기능 (또는 세포와 암세포)의 차이는 별로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러미 러프킨을 좋아합니다. 우연히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은 이후로 그의 대부분의 책들을 읽어봤는데, 역시 소유의 종말보다 더 나은 인사이트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밝혔는데, 2010년 경에 처음 소유의 종말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한 1~2년 전, 즉 2008년이나 2009년정도에 출판된 책이겠거니라고 생각하면서 읽어나갔는데, 나중에 책의 출판년도를 확인하고 깜짝 놀랬습니다. 무려 10년 전인 2000년도에 초판됐던 책이었습니다. 책의 영문 제목인 The Age of Access에서처럼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해서 사용하는 모델로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10년 전후로 그런 모델이 점점 메인스트림으로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리고 몇년이 흐른 지금에는 뉴스에서도 '큰 돈을 벌 수 있다'라고 포장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도에 그런 모델을 예시했다는 점에서 무척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유의 종말에서 다뤘던 임대 모델이 지금의 공유 모델과 같습니다.

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 당연히 알겠지만 -- 아직은 공유경제의 규모보다는 소유경제의 규모가 훨씬 더 큽니다. 아직은 공유경제는 소유경제의 대안일 뿐입니다.

그냥 짧게 댓글달 내용을 억지로 주저리주저리 적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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