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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주제, 특히 TV/연예 분야,의 글은 자제하려고 노력중이지만, 숫자와 관련된 얘기를 거부할 힘이 없다. 어제 밤에 더디어 '위대한 탄생' 생방송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여러 절차 및 멘토스쿨을 거치고, 패자부활전을 거쳐서 12명이 추려졌고, 어제 밤에 생방송 오디션을 통해서 또 다시 TOP 10이 가려졌다. 결과에 대한 내용은 지난 밤에 TV를 보셨거나 인터넷에 올라온 다양한 기사/글을 통해서 알 수 있으니 생략하자.

 아래의 테이블은 어제 생방송에서 보여줬던 멘토들의 각 도전자들의 점수를 나열했다. (편의상 100점 스케일로 환산했다. 기사에 올라온 점수를 받아적었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실제 '방시혁-백새은' 점수에 오류가 있어서, 아래에 내용을 급히 수정함.) 멘토-멘티제의 특성상, 자신의 멘티에게는 점수를 줄 수 없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일견 타당하기도 하지만 다른 면으로는 비합리적일 수도 있는 제도다. 즉, 자신의 멘티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방지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멘티를 위해서 다른 참가자들의 점수를 상대적으로 적게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5명의 멘토와 함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왔었지만, 생방송 본선에서는 그 외에 객관적인 외부심사위원들도 함께 자리했으면 더 좋았었을 것같다. ARS/문자메시지를 통한 시청자 참여가 있었지만, 일반 시청자들은 가수/참가자의 가창력/실력보다는 평소에 응원하던 참가자들에게 표를 던질 개연성이 더 높다는 점, 즉 시청자 참여는 실력에 대한 평가보다는 인기투표에 가깝다는 점에서, 멘토점수 + 시청자투표에 더해서 전문가 (공연기획자, 보컬트레이너, 안무가 등) 점수를 더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최종점수가 발표되어서 아래의 테이블에서 순서옆에 (순위)도 함께 업데이트했습니다.

순서
(최종순위)
멘토 방시혁 이은미 신승훈 김태원 김윤아 총점 결과
(멘/순위) 
1 (12) 황지환 87 89 - 85 90 351 탈락 (8)
2 (11) 권리세 92 - 88 89 85 354 탈락 (6)
3 (4) 이태권 89 90 90 - 89 358 통과 (3)
4 (8) 오세훈 - 87 88 89 90 354 통과 (6)
5 (7) 정희주 86 86 90 95 - 357 통과 (4)
6 (10) 조형우 86 89 - 90 85 350 통과 (10)
7 (2) 손진영 86 80 83 - 85 334 통과 (12)
8 (6) 김혜리 90 - 88 96 89 363 통과 (1)
9 (3) 셰인 88 86 - 90 87 351 통과 (8)
10 (5) 노지훈 - 92 89 89 86 356 통과 (5)
11 (1) 백청강 89 89 90 - 94 362 통과 (2)
12 (9) 백새은 85 87 87 89 - 348 통과 (11)
- 평균 87.8 87.5 88.1 90.2 88.0 353.2 -

 1차 생방송에서 통과자와 탈락자는 선별되었지만, 이런 당락을 결정짓는데 몇가지 중요한 숫자/수치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바로 위의 테이블에서도 정리되었지만 바로 멘토/심사위원들의 점수다. 두번째 숫자는 바로 시청자들이 문자메시지 투표수다. 세번째 숫자는 멘토점수와 시청자투표의 가중치를 3:7로 둔 비율이다. 네번째 숫자는 오디션을 벌인 순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숫자들에 의해서 어제의 결과의 향방이 결정되었을 거다.

 멘토점수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자신의 멘티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주관성을 막겠다고 했지만, 역으로 상대 멘티들에게도 같은 공정성/객관성으로 점수를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제까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방시혁씨가 특히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같다는 편견을 가졌는데, 위의 결과 (멘토별 점수평균)에서 방시혁의 평균점수는 이은미 다음으로 가장 짰다. 전반적으로 김태원씨는 후한 점수를 줬다. 2위인 신승훈씨보다 평균 0.21점 (10점 스케일에서)이나 더 줬고, 가장 나쁜 점수를 준 이은미씨보다는 0.27점이나 더 높게 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가장 점수를 후하게 준 김태원의 멘티 3명 모두 1차 생방송 오디션 (편의상 '1차 오디션'이라 하자)을 통과했지만, 상대 멘티들에게 가장 나쁜 ('가혹한' 또는 '냉철한'이란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점수를 준 이은미씨의 멘티 '권리세'씨는 탈락하는 아픔을 맛 봤다.

 그리고, 다른 재미있는 숫자 하나는 각 멘토들의 멘티들의 평균점수를 보면, 방시혁의 멘티들은 평균 35.5점, 이은미의 멘티들은 35.85점, 신승훈의 멘티들은 35.07점, 김태원의 멘티들은 35.13점, 그리고 김윤아의 멘티들은 35.25점을 받았다. 이은미의 멘티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신승훈의 멘티들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김태원의 멘티 중에서 손진영씨가 전체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김태원의 멘티 평균점수는 전체 4위에 해당한다 ('패자부활자'인 손진영씨를 제외하면, 35.5점. 신승훈의 멘티의 경우에도 패자부활자인 조형우를 제외하면 35.1점이다. 별 차이는 나지 않지만, 두분 모두 패자부활자들 때문에 평균점수가 많이/조금 깎였다.). 재미있게도,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받은 이은미의 멘티 중에서 한명의 탈락자가 발생했고, 또 가장 낮은 평균점수를 받은 신승훈의 멘티 중에서 또 한명의 탈락자가 나왔다.

 방시혁이 최고점을 준 권리세가 탈락했고, 최저점을 백새은은 무난히 통과했다 (방시혁의 점수를 보면 사람으로써의 '가수'보다는 대중상품으로써의 '가수'를 평가하는데 능한 것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은미가 최저점을 준 후보들도 무난히 통과했지만, 평균이상을 준 황지환은 탈락했다.. 신승훈의 평가도 당락에 큰 영향을 못 줬다 (사실, 신승훈의 점수는 손진영을 제외하면, 모두 같은 점수를 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점수폭이 없다. 이제까지의 이미지와 비슷하게 너무 무난하게/굴곡없는 점수를 준 것같다. 참고로,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에서 방시혁 7점, 이은미 12점, 신승훈 7점 (손진영 제외시, 3점), 김태원 11점, 김윤아 9점이다.). 백청강을 제외하고는 김윤아의 최고점(2등)과 최저점이 동시에 탈락했다. 그런데, 김태원의 최저점과 차최저점은 모두 탈락했다. 이제껏 위탄에서 정서적인 부분에서 김태원의 승리였는데, 1차 오디션에서는 정량적인 부분에서도 김태원의 승리다. 참가자들에게 가장 후한 점수를 줬으면서도 가장 정확한 판단을 한 멘토로 김태원이 뽑혔으니 정성과 정량 모두에서 위대한 탄생은 그냥 '위대한 김태원'으로 기억될 것같다. 

 시청자투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늘 지적받는 것 중에 하나가 심사위원들의 객관성에 대한 것일 거다. 그렇기에 TV에서의 공개오디션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식으로 제도의 헛점이나 제작진들의 미흡함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계속된다. 논란이 된 '나가수'의 경우에도 세대 및 성별로 500명의 청중참가자들에게 투표를 시켜서, 경연자 중에 한명을 탈락시키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런 제도를 만들어두고도 그 제도의 결과에 불복한 것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재도전' 제도 자체는 찬성했지만, '탈락후 바로 재도전'에는 반감을 가졌었다. 탈락한 가수의 자존심을 다시 살려주기 위해서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던 것같은데.... 제작진 교체나 방송 자체의 잠시 중단 등의 파행을 거친 것에 대해서 아쉽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시청자들의 투표가 진짜 대한민국의 대표가수가 될만한 실력있는 참가자를 가려내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참가자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시청자들 중에는 음악에 상당한 조예가 깊은 분들도 계시고, 단순 인기도/성향에 따라서 투표하지 않고 참가자들의 결과에만 반응해서 선택하시는 분들도 계셨겠지만, 많은 경우는 실력에 대한 평가보다는 인기에 대한 평가가 더 높았을 거라는 점이다. 그러나, 위의 테이블에서 보듯이, 멘토들이 높은 점수를 준 참자가들 중에서는 탈락자가 없고, 평균이하 (권리세씨는 평균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이나, 최점수인 손진영씨의 점수를 제한 평균점수가 355.3인 것을 보면,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는 볼 수가 없다)에서 탈락자 두명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평가도 멘토들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없다는 섯부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최하 멘토점수를 받은 손진영씨가, 그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조형우씨가 통과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봐서는, 단순히 객관성에 기반한 투표만은 아니다라는 점도 짐작할 수가 있다. 손진영씨는 그 자신의 인생굴곡에서 나오는 스토리도 있지만, 김태원 멘토와의 관계에서 얻어지는 스토리/감동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것같다. 조형우씨는 (개인적으로 어젠 밤의 모습은 별로 였다. 나쁜 이미지 변신?) 그동안의 의식이 있는 노래를 할 것같다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그런 '의식있는 가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같다. 결국 어제밤에 트위터에 글을 남겼듯이 '실력이 조금 모자라거나 실수를 조금 했더라도, 스토리가 이긴다'. 대중은 단순히 타고난 영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같은 사람들 중에서 영웅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점수비율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 포인트 중에 하나로 보인다. 만약 멘토점수와 시청자투표의 비율을 5:5정도로 가져갔더라도 손진영씨가 통과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MBC 측에서 시청자투표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멘토점수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손진영씨가 권리세 또는 황지환을 역전할 수 없을 거라고 봤는데,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분석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써 점수비율 또는 가중치는 참 오묘하다. 적당한 가중치를 책정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가중치의 마술에서 손진영과 황지환/권리세의 희비가 결정된 것같다. 그런데, 단순 인기도였다면 권리세가 통과했어야 했는데, 그런 면에서 시청자투표가 인기투표는 아니었던 것같다. 남성들에게 어필했다지만, 대중문화/음악을 소비하는 층이 남성보다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반감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손진영씨가 여성들에게 어필했을까? 오히려 손진영씨의 인생굴곡은 남성들에게 더 어필했을 법하다.

 오디션순서
 순서도 결과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같다. 일단 1, 2순번에 경연했던 황지환과 권리세가 동시에 탈락했다는 점에서 바로 알 수가 있다. 다시 '나가수' 얘기를 하자면, 나가수에서 가수들이 경연순서에 참 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모두 실력있고 경륜이 있는 참가자들이었기 때문에 위탄의 아마추어들처럼 단순 긴장감 때문에 경연의 순서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이소라씨의 진행중에 계속 언급했듯이 워낙 실력이 출중한 상대들이다보니 앞에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의 노래/감동이 뒤쪽의 다른 가수들의 그것에 덮혀버리는 현상을 우려했다. 그런 점에서 나가수에서는 경연의 순서가 중요했다. 똑같은 현상이 위탄에서도 발생했을까? 특별히 그렇지는 않을 것같다. 어떤 분이 트위터에 올렸듯이 시청자들이 위탄의 방송시간에 맞춰서 TV를 켜지는 않을 것이다는 점이다. 방송이 어느 정도 나간 후에, TV를 켜서 시청하신 분들은 초반참가자인 황지환이나 권리세씨의 노래를 못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초반 참여자들에게 불이익이 있따는 글을 올리셨다. 일리가 있는 얘기다. 처음에는 단순히 후반부에 노래를 부른 참가자들은 시청자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낼 여유가 부족해서 더 나쁜 결과를 얻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했었는데, 반대로 초반 참여자들에게 불이익이 더 갔던 것같다. 후반부만 시청한 분들은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경우가 아니면) 후반부의 참가자들 중에서 몇명을 선택했을 개연성이 높으니, 순서는 참 중요하다. 매는 먼저 맞는 게 낫다라는 말은 있지만, 매도 종류가 다양하니..

 처음에는 위의 테이블에 적힌 숫자들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것보다는 전반적인 점수체계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디 더 바람직할 것같아서 내용전개를 조금 수정했다. 이 글에서 제시하지 않/못한 더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의 사건에서 다양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런 다양한 요소들을 찾아보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곰곰히 고민해보면 세상의 여러 사건/현상들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심각해지지는 마라. 때론 그냥 보고 즐기기만 해도 된다. (업무가 아닌 이상은) 위에서 말했던 점들이 다음 오디션에서 어떻게 바뀌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다. 앞서 말한 것과 전혀 다른 상황으로 진행해간다면 더 재미있을 것같다. 그리고, 위의 글에서 멘토별로 점수체계 및 나름 평가를 했지만, 오해는 없길 바란다. 그냥 수치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분석을 하려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글을 다 적고 나니, 왜 이렇게 문체를 딱딱하게 적었을까?)

 업데이트 (2011.04.12)
 오늘 시청자투표의 결과를 합산한 전체 점수가 공개되었습니다. 결과는 다음의 링크 참조하세요. (위대한탄생 생방송 1차 오디션 결과) 전체 1위는 백청강 (심사위원점수: 36.2), 2위는 손진영 (33.4), 3위는 셰인 (3.51)이네요. 위의 테이블의 멘토점수 확인하면 결과를알 수 있습니다. 1/2/4위가 김태원멘토의 멘티들입니다. 스토리가 이긴다는 확실한 반증으로 보입니다. (백청강 - 손진영 - 셰인 - 이태원 - 노지훈 - 김혜리 - 정희주 - 오세훈 (데이비드오) - 백새은 - 조형우 // - 권리세 - 황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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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탄생'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위대한 탄생'이라기 보다는 '위대한 김태원'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같다. 어제 밤에도 여지없이 김태원의 인간적인 멘토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을 것같다. 김태원과 외인부대. 제작진에서 너무 일찍 감동을 터트려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김태원씨의 위암/수술 소식과 더 긴밀하게 연결시키기 위한 포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던, 김태원과 외인부대를 생각하면서 지켜봐야했던 포인트 중에 하나가 위대한 캠프에서 김태원이 손진영씨를 뽑으면서 그의 마지막 무대에서 그를 뽑은 이유를 말해주겠노라고 장담을 했다. 그런데, 어제는 손진영의 마지막 무대였지만, 방송상으로는 왜 그를 선택했는지 이유가 없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개인적인 관전포인트가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런데 방송 전체를 통해서 왜 김태원이 손진영을 선택했느냐?에 대한 많은 힌트를 보여줬다. 

 첫번째 힌트는 마지막 오디션에서 손진영의 노래를 듣고 김태원씨는 후렴구는 멋있는데, 1, 2절이 없다고 말했다. 비단 노래에서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살아온 손진영이라는 인간의 삶 속에서도 항상 '처절함'이라는 후렴구는 가지고 있었지만, 인생의 즐거움이라는 달달한 1, 2절이 없이 살았다. (처절함은 시대의 베짱이들에게 너무 큰 단점이다.) 그런 삶의 모습이 그의 노래에 그대로 체화되었다. 멋진 고음을 보여주었지만, 잔잔한 저음을 상실했던 그의 노래와 같이 그의 삶에서 즐거움보다는 처철함만 남아있는 현재의 모습 (아니, 현재까지의 모습). 그러면서, 김태원은 노래에 대한 충고가 아니라, 한 사람 (젊은이)의 삶에 대한 충고고 인생의 후렴구가 아니라, 1, 2절을 완성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김태원은 단순히 가수가 될 인재를 뽑았던 것이 아니라, 삶을 너무 처절하게 살아온 그에게 삶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같다. 노래가 그들 (김태원과 손진영)의 전부로 알고 살아왔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뒤돌아보면 노래는 그들의 삶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태원씨도 거의 반세기를 살아온 후에야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거다. (그래서, 공자가 자신의 나이 50을 '지천명'이라 했다.) 최근에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을 통해서 그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삶을 보게 되었다고 여러번 밝혔다. 그리고, 암이라는 인생의 낭떠러지 앞에 서보고는 삶에는 클라이막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을 거다. (추측컨데...)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기 전에 그곳까지 가기 위한 길고긴 여정을 허비하지 않고, 한소절 한소절씩 불러가는 것이 노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김태원이 손진영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그거였던 것같다. 우리의 인생이 후렴구보다는 1, 2절이 더 길다는 것이 인생의 묘미다.
 * 여기서 잠깐.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사가 떠오른다. 인생은 '점을 연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그 부분. 앞을 보면 나의 인생이 어떻게 이뤄질지 전혀 알 수가 없지만, 되돌아보면 인생의 한 순간순간들이 연결되어서 현재의 모습까지 연결되어있더라는 스티브잡스의 깨달음이 김태원의 깨달음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재미있게도 스티브 잡스의 췌장암과 김태원의 위암도 연결되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라는 롤러코스트도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그리고 현재 다시 우뚝선 그들의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두번째 힌트는 (첫번째를 너무 길게 적었고, 또 다 말해버린 것같다.) 바로 위대한 탄생에서의 마지막 무대에 있다. 어제 밤에 위대한 탄생을 시청한 후에 바로 트위터에 "마지막 무대가 아니라 그들에게 첫 무대를 만들어준 김태원에게 박수를..."이라고 감상평을 적었다. 분명 어제 무대는 손진영으로써는 위대한 탄생의 마지막 무대였다. 그렇지만, 그의 인생에서 (그리고 노래 인생에서) 첫 무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부터 손진영은 그의 노래와 인생에서 1절, 2절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그 1절의 시작은 바로 '부활'의 콘서트 무대였던 거다. 김태원은 손진영에게 인생/노래의 1절, 2절을 만들어라는 말만 한 것이 아니라, 그를 위해서 인생/노래의 1절 시작할 수 있는 무대를 배려해줬다. 혹자는 너무 잔인한 처사가 아니냐라고 말하지만, 이제껏 손진영의 삶에서 쌓였던 그 처절함을 순식간에 허무러뜨기에는 그 처절함 이상의 가혹함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후렴구에서만 멤돌다가 후렴구가 끝나버린 손진영이라는 사람이 아니라, 1절을 새롭게 시작하는 손진영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어쩌면 그가 가수가 되지 못해서 우리 대중들에게 더 이상 모습을 보여줄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개인의 삶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바로 직감할 수가 있었다. 그의 시작에도 박수를 보낸다. 

 세번째 힌트는 없다. 왠지 서글픈 마지막 무대였지만, 그동안 몇번의 부활의 과정에서 얻었던 그 환희를 통해서 김태원이 말하지 않았지만, 손진영 그 스스로 김태원의 메시지를 깨달았을 거다. 우리 일반 시청자들도 김태원이 명시적으로 '왜 내가 손진영을 뽑았나?'를 밝히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의 과정을 통해서 '왜 김태원이 손진영을 뽑을 수 밖에 없었나?'를 깨닫게 될 거다. 무언의 메시지가 더 선명하고 강하다.

 (블로그에 적기에는 너무 가볍고 짧을 것같아서 페이스북 노트를 이용하다가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시 블로그에 올리게 됨. 불확실성과 아이러니가 삶의 묘미인 것같다. 글을 적는 것도 그들이 노래를 하는 것과 같이 나의 인생인 듯하다. 난 글적기에서 1, 2절을 너무 강조하다가 후렴구를 그냥 지나치거나 너무 짧게 마무리해버리는 경향도 있는데, 나는 후렴구를 좀 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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