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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카카오)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O2O를 시작하면서 예견된 일이지만 O2O에서 서비스적 성과는 냈지만 가시적인 비즈니스 성과는 제대로 내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카카오라는 브랜드 이미지마저 나빠집니다.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를 해서 진행한 일도 카카오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하는 순간 과거의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프레임으로 기술과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에 억울함은 있지만, 그럴수록 상생과 공생, 그리고 번영이라는 어쩌면 시대의 화두에 대해서 더 고민하게 됩니다.

카카오는 카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도 가지고 있고 다음이라는 포털도 가지고 또 다른 많은 브랜드와 서비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출은 결국 소위 말하는 트래픽 장사로 벌어들입니다. 즉, 광고입니다. 좀 고상하게 표현하면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적었듯이 카카오가 현재까지는 데이터 비즈니스에 현명하지는 -- 이라고 적고 교활하지는 이라고 해석 -- 못했습니다. (참고 링크. http://bahnsville.tistory.com/1121)

결국 현재 카카오는 데이터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는 기반을 마련하면서 카카오를 중심으로 많은 스타트업들과 상생하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가지 -- 상생과 데이터 비즈니스 --를 한번에 해결(까지는 아니고 조금 도움이될)하는 한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내부 게시판/아지트를 통해서 적었던 글을 외부용으로 편집해서 블로깅합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은 '오픈 데이터 Open Data' 전략입니다. 즉, 프로그램 소스 코드나 라이브러리, API를 외부에 공개해서 마음껏 사용하도록 하는 오픈 소스처럼 카카오 서비스 생태계에서 확보한 다양한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해서 마음껏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가칭 Kakao Open Data Initiative (KODI)입니다. 실시간으로 확보하는 모든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자는 얘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데이터가 기업의 특급 비밀이며 자산인 시대에 모두를 공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또 (익명화 과정을 거친다손 치더라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다수 포함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다른 법적 이슈도 발생합니다. 그리고 모든 데이터를 공개한다고 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다 가져다쓸 수 있는 곳도 거의 없습니다. (가능한 곳은 카카오의 몇몇 경쟁 회사들 뿐입니다.) KODI의 기본 전제가 연구자들을 위한 데이터 공개입니다.

지금은 데이터의 시대이면서 지능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글을 처음 적은 날 구글은 AI-first를 선언했습니다.) 인공지능이 화두인 이 시점에 카카오 내부의 인력과 재원만으로 지능의 파고를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일부 분야에서 앞선/첨단 기술을 적용해서 서비스화도 시도하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딥러닝 등의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많은 부분에 인공지능을 접목해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갈길이 바쁜 카카오가 지금 당장 인공지능의 선두회사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남겨둡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conversational UI, 즉 지능형 봇을 카톡에 제대로 구현한다거나 AI 기반으로 검색/추천랭킹을 완전히 바꾼다거나 많은 사용자/트래픽 정보를 비즈니스적 가치가 있는 정보로 가공하는 등의 많은 일들을 현재의 카카오 내부 역량만으로는 모두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 불가능하다면 회사 밖에서 솔루션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투자와 인수를 하는 것입니다. 잠재적 동지이며 경쟁자인 스타트업들도 중요하지만, 눈길을 학교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 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우수은 빅데이터의 시대지만, 오늘도 열악한 대학원 연구실에는 수십만개, 아니 수만개의 데이터도 없어서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개선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10년 전에 추천 알고리즘에 관한 논문을 쓸 때 사용했던 (ML) 데이터나 BookCrossing (BX) 데이터가 여전히 거의 유이한 추천 알고리즘용 데이터입니다. (물론 이들 데이터는 여러 연구를 통해서 검증을 마친 상태라서 레퍼런스하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음) 대학원 연구실에는 실제 현장/서비스가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없어서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숨통을 확 터여줬던 것이 Netflix Prize였습니다. 사용한 메트릭의 좋냐 나쁘냐의 이슈를 떠나서, 알고리즘 분야에서 10%이상의 개선은 거의 불가능한 과제였지만, 넥플릭스 프라이즈를 통해서 그 벽을 허물었습니다.

넷플릭스처럼 상금대회를 개최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카카오 (또는 데이터를 가진 다른 회사)가 가진 그리고 해결해야하는 문제와 연관된 일부 (안전한) 데이터만 외부에 오픈하자는 것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카카오의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개발/개선하고 검증하면서 논문을 쓴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저는 이 글을 적으면서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그렇게 출판된 논문의 알고리즘을 가져와서 카카오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런 우수한 연구를 한 연구자가 잡마켓에 나왔을 때 카카오가 먼저 사카우트한다면 인적/기술적 자산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카카오의 데이터에 익숙해진 연구자라면 취업 후에 적응에 따른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넷플릭스 프라이즈를 다시 생각하다'라는 글에서도 적었듯이, 연구논문에 'Kakao의 데이터를 사용했다'라는 문구만 들어가도 큰 홍보가 됩니다. 앞의 포스트에서 넷플릭스는 겨우 $1M이라는 헐값으로 10%개선된 알고리즘도 획득하고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라는 명성도 얻었다고 적었습니다. 카카오가 그리고 대한민국의 다른 회사들도 그런 명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데이터를 오픈하는 것은 그들이 바보라서 아니면 세상을 크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대의 때문만은 아닙니다. 공개를 통해서 실질적인 이득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에서 기존의 사고에 갇혀셔 같은 데이터를 같은 프로세스로 같은 관점으로 계속 들여다보면 결국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것을 반복할 뿐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Open Innovation이 항상 최고의 전략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손대지 않고 코 풀 수 있는 이만한 전략도 없습니다. 카카오가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외부에서 키우면서 카카오는 연구/기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명성도 얻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라고 표현하는데, 굳이 혼자 힘으로 다 캐고 정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고, 장애물도 많습니다. 그래서 전략적 차원에서 고민하고 실행해봤으면 합니다. 그게 카카오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그 누군가 그리고 그 어떤 기업에서 먼저...

=== Also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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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5 단순히 혁신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혁신의 방법에도 초점을 맞춰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네가 할 수가 있고, 네가 할 수 없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술은 생각과 기술은 자유롭게 공유되어져야 한다. 이것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그런데, 좋은 재료에서 먹기 불편한 요리가 나왔다. 책이 쉽게 읽혀지지만 부분 부분에서 기억이 제대로 남지 않는다. 그래도, 주제는 너무나 명확하니...

오픈 이노베이션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헨리 체스브로 (은행나무, 2009년)
상세보기

   혁신, 그러나 어떻게...  
 
 오늘날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 혁신이 존속적 혁신이던 파괴적 혁신이던 일단 지금의 상태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로움을 제공해줘야지만이 기업은 생존할 수가 있다. 그러나 더 오래 생존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혁신을 추구해야하고, 더 나아가 성공적인 파괴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본 책이 내용은 파괴적 혁신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전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혁신이 성공해야겠지만, 성패를 떠나서 항상 혁신해야 한다.)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20세기의 산업화에서는 기업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자체 연구개발했다. 어쩌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단순히 기술보안 때문만이 아니라, 외부에서 적당한 기술과 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교육을 하고 양성을 해야했고, 그렇기에 내부에서 그들의 역량으로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했다. 그런데, 그런 내부의 기술들이 항상 내부에서 꽃을 피우지는 못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많이 발생했다. 때로운 미완의 기술로 남거나 때로는 기술의 기회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서 제대로된 혁신적인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환경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기술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적당한 벤쳐자본의 뒷받침도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기술을 끝내 제품/서비스로 만들어서 성공한 경우도 많았고, 때론 실패를 맛본 경우도 많았다. 적어도, 내부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기술들이 밖에서 꽃을 피운 경우가 많았다. 책에서는 제록스의 PARC (팔로알토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다양한 기술들이, 제록스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분사한 어도비, 3Com 등의 회사에서 꽃을 피운 얘기를 하고 있다. 제록스는 분명 혁신을 통해서 성장한 기업이었지만, 내부에서 만들어진 모든 혁신적인 기술들을 제대로 혁신적인 제품/서비스로 만들어내는데 실패했다. PARC의 선도적인 연구방법도 우리 시대에 많은 교훈을 주었지만, 그들의 실패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 서론이 좀 길었지만, 제록스의 모델은 닫힌 혁신의 전형이다.

 그리고, 책에서 제록스 내부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많은 분사된 회사들의 성공을 보면서 새로운 개념, 오픈 이노베이션 (열린 혁신)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어도비와 3Com도 대표적이지만, 내부 기술연구소가 없는 (있긴 하겠지만) 인텔의 성공의 뒷 이야기도, 20세기 대표기업인 IBM의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의 대전환 이야기도, 그리고 내부의 앞선 기술로 다양한 작은 신규 벤쳐를 창조한 루슨트 이야기도...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열린 혁신에 있다는 것이다. 내부의 기술을 외부로 전이시켜주었던, 외부의 기술을 내부로 받아들였던... 어쨌던 이들은 내부에서 개발된 기술에만 목매지 않고 다양한 외부의 기술을 수용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개발했더라도 그것에 대한 소유권만을 주장하기에 앞서, 더 적합한 곳에 그들의 기술을 나눠줬기에 우리가 현재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물론, 기술이전에는 로열티나 특허료를 받는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특허괴물들에 기사가 다시금 떠오른다.) 혁신은 쉽지 않다.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열린 혁신은 더 힘들다. 성공의 가능성을 측정할 수도 없고, 거의 도박수준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 그래도, 열린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내가 할 수가 없는 것을 네가 할 수도 있고 네가 할 수 없는 것을 내가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게 부족한 것은 밖에서 채우고, 네가 부족한 것은 내가 채워주는 그런 구조... 좁은 사회에서는 내건 내것이고 네건 네것이다의 생각의 틀이 틀린 것이 아니지만, 더 큰 사회에서는 전체의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서 내것과 네것의 구분을 그렇게 딱 잘라서 정의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면 스스로 담장이 높은 정원에 갇히게 된다. 정원의 꽃들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바라고 있다. 그런데, 높은 담장으로 그들의 바램을 무참히 짖밟으면 안 된다. 내가 만든 기술은 지켜야 된다. 그러나 담장을 높인다고 기술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최근에 P&G에서는 개발한지 3년 내에 시제품으로 만들지 못하면, 적당한 사용료를 받고 외부 기업에 기술을 이전시켜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바람직한 시도다. 닫힌 것이 안전해 보이지만, 결국 열린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많은 기업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생각은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찬사를 받으면서 살을 붙이고 비판을 들으면서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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