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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30 나를 슬프게 하는 말
  2. 2014.10.27 슬픔이라는 사치

나를 슬프게 하는 말

Gos&Op 2014.10.30 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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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사람은 죽어서 어록을 남긴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합니다. 언제부턴가 부고기사와 함께 고인의 어록을 정리해서 올리는 것이 트렌드가 된 듯합니다. 고 신해철씨의 부고 이후에도 그가 내뱉았던 많은 주옥같은 말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뿐만 아니라 메이저 신문사에서도 그가 했던 말을 다시 전하고 그 뜻을 되새깁니다. 안타까운 현실지만 그의 어록의 생명력이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대한민국민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런 어록 기사/글들 중에서 저는 슬프게 하는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겨레 신문에 실렸는데 (어쩌면 다른 블로그 포스트 제목이었는데, 지금 검색해서 바로 보이는 것이 한겨레 기사라서 제가 착각했는지도 모릅니다.) 바로 ‘신해철이어서 할 수 있던 말들’이라는 제목입니다. 이 제목을 보는 순간 저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좌절했습니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지만…

분명 신해철씨는 깨어있는 사람이었고 다양한 사회 부조리에 자신만의 생각을 가졌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더욱이 그것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외쳤습니다. 신해철씨는 분명 이 사회에 깨어있던 사람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만이 깨어있던 사람은 아닙니다. 모든 어록들을 종합해서 같은 생각/말을 가진 사람은 오직 그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했던 생각/말들의 배경이 된 개별 사건/이슈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이슈도 누군가는 같은 생각으로 찬성했을테고, 대정부 비판 발언도 비슷한 생각을 한 이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이점은 그는 말을 했고 나머지는 침묵했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신해철씨는 분명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말을 했고 우리는 침묵했다.

그래서 제가 슬펐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졌는데 누구는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데, 다른 누구는 그저 사회에 순응하고 침묵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서 오는 슬픔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신해철씨였기에 비판적인 말을 할 수 있었다. 유민 아빠였기에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주장하고 단식할 수 있었다. 김제동, 김어준, 주진우,.. 이었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고 낮은 자리에 가서 이웃을 감싸줄 수 있었다라고 말해야 할까요? 분명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개인의 생각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용기가 필요한 사안이 된 현실이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모두가 할 수가 있고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 누구기 때문에 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를 그/그녀의 뒤에 숨어버리는 나약하밉니다.

소수의 깨어있는 또는 용감한 사람만이 이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고 변화시킬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회, 이 국가를 구성하는 모든 주인은 생각과 말과 행동의 권리가 있고, 또 그렇게할 책임이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미루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저도 반성합니다. 비판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많이 침묵했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그런 비판이 필요한 사안의 심각성이나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스스로 분노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건들의 이면을 깊게 파고들어가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이는 그저 변명일 뿐입니다. 사회 부조리에 분노하지 못하고,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 바른 소리를 하지 못하는 현실이 슬픕니다.

신해철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했어야 할 소리를 그는 했고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고인의 숭고함을 되새기는 것과 함께 우리의 나약함을 반성하고 우리의 각오를 다잡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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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라는 사치

Gos&Op 2014.10.27 2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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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 접종으로 오늘은 풋살도 못 가고 확인할 데이터도 있어서 저녁 늦게까지 사무실에 홀로 있는데, 문득 카톡 메시지가 옵니다. 가수 신해철씨가 결국 사망했는데, 지금 테스트 중인 서비스 화면에 관련 기사가 노출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신해철씨 또는 그의 음악에 대한 호불호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우리 대한민국민들은 그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무서워서 쉬쉬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그는 거침없이 발언했고 그래서 다시 우리를 환기시켜줬던 적이 많습니다. 모든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의 발언에서 우리는 저항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런 신해철씨의 사망 소식은 참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이런 슬픈 소식이 터졌지만 가장 먼저 지금 테스트 중인 서비스에서 관련 소식이 제대로 나오는지가 먼저 궁금해지고 찾아보게 됩니다. 그 외에 회사의 다른 서비스에서는 이 소기을 제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저는 조금 빗겨나있지만 뉴스를 다루는 팀에서는 고인에 대한 회상이나 슬픔은 뒤로 미루고 어떤 뉴스를 어떻게 내보낼까를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서비스를 확인하면서 서비스를 다루는 우리에게 슬픔이란 감정은 참 사치에 불과하구나라는 걸 깨닫습니다.

세월호 이슈가 한참 일 때도 애도에 동참하기에 앞서 기사나 글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가 먼저 궁금해지고, 이런 대형 악재 앞에서 일부 서비스를 닫아둬야하는게 아닐까?라는 고민부터 하게 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봉사이며 사명이기는 하지만, 슬픔이나 아픔 등의 감정 앞에서도 감정을 꾹 눌러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숙명인 걸까요? 간혹 연예인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 녹화, 특히 생방송 때문에 슬픈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방송을 지켰다라는 얘기를 종종 합니다. 삐에로의 눈물이 이런 것일까요?

슬픔을 뒤로 하고, 기사가 제대로 나오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고인과 관계자분들께는 참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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