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면역력

Gos&Op 2013.02.27 0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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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마의 41화에서는 두창 (천연두)에 걸린 숙휘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급속히 전염되는 치사률 높은 두창은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첫 환자의 병증이 호전되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서 일단 가장 시급한 발열부터 잡기로 한다. 발열을 잡아야 된다는 얘기를 하는 중에 민초들은 오랜 기근으로 허약해져서 독한 약을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하고, 숙휘공주는 오랫동안 궁궐이라는 안전한 보호막 속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다양한 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현재 병증이 호전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온실 안 화초라는 표현이 있듯이 항상 격리되어 생활하다보면 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에도 쉽게 상처를 받게 된다. 흙 위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모진 풍파를 맞은 나무들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 숙휘공주는 안전한 궁궐이 오히려 화가 된 경우다.

이 에피스도를 보면서 가장 먼저 갈라파고스가 생각났다. 흔히 일본을 IT기술의 갈라파고스라고 말하곤 했고, 최근에는 대한민국이 갈라파고스가 되어간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갈라파고스는 잘 알려졌듯이 남아메리카에 있는 외딴 섬으로써 다윈이 이곳에 격리되어 독립적으로 진화한 동식물들을 관찰한 이후에 <종의 기원>을 집필하고 진화론을 완성시킬 수가 있었다. 그렇게 외부와 격리된 곳에서 독자적인 진화가 발생했듯이, IT기술도 외부의 기술이나 트렌드가 유입되지 않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외부/세계와 전혀 다른 환경이 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갈라파고스에 비유한다. 일본의 독보적인 첨단기술이 시간이 흐른 후에 오히려 독이 된 것을 잘 알고 있다. NTT 도코모로 대표되는 독자적인 모바일환경이 현재의 스마트폰환경과 격리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민국에서는 조금 다른 이유 -- 잘못된 규제 -- 로 갈라파고스가 되어간다고 많이 경고한다.

갈라파고스는 일종의 순수혈통주의와도 닮았다. 백인우월주의라든가 게르만민족주의같은 것이 예다. 유럽에서는 파쇼나 나치가 순혈주의를 내세워서 홀로코스트로 대변되는 비극을 만들어냈고, 미국에서는 KKK로 알려진 인종청소, 남북전쟁 등의 어두운 역사가 있다. 일본의 망상적인 천황주의도 아시아 근대사에 대못을 박은 경우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도 순혈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골성골로 알려진 신라의 골품제도라든가 특정 성씨에 의해서 통치가 대물림되는 왕족도 일종의 순혈주의이고, 또 사농공상으로 구분되는 양천의 구분도 일종의 순혈주의의 형태다. 인도의 카스트를 굳이 예로 들 필요가 없이 세계 곳곳에는 이런 순혈주의가 판을 친다. 그러나 고인 물은 섞는다는 말이 있듯이 순혈주의가 사회를 암흑기로 만든 것을 우리는 목격했다. 앞서 말했던 모든 순혈주의의 결과는 전쟁이나 패망, 사회적 위화감 및 긴장 조성으로 끝을 맺었다.

특정 기업 내에서의 순혈주의도 경계해야 한다. 과거의 개국공신과 같이 각 기업마다 창업공신들이 있다. 회사가 성장하다보면 창업자의 비전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창업공신들에 의해서 너무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더이상 기업에 발전적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는 창업공신들이 즐비하다. 개국공신들을 쉽게 내치지 못하듯이 기업에서도 창업공신들을 내치지 못한다. 때로는 3대 4대를 거치면서 창업자의 자손들이 실권을 휘두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니,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여전히 창업자의 일가에 의해서 경영되고 있다. 물론 포드의 사례에서 보듯이 전문경영인보다는 창업자의 후손들이 더 책임경영을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미국의 얘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순혈주의는 폐착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혼맥이라 알려진 그들만의 리그도 아직은 그들에게 든든한 방패막, 성벽을 제공해주고 있지만, 결국은 그 성안에 갇혀버리는 신세가 될 것이 뻔하다.

평소에 적당히 더러운 것을 경험하지 못했던 숙휘공주가 면역력이 약해져서 전염병에 쉽게 걸렸듯이, 갈라파고스나 오스트레일리아의 동식물들이 대륙과는 별개로 진화되었듯이, 일본이 기술외톨이가 되었듯이, 전쟁과 내분으로 격화된 각종 순혈국가들의 운명에서 보듯이… 결국 순수만을 내세우다보면 다양성이 부족해진다. 처음에는 특화가 진화의 정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국에는 다양성이 이긴다. 근친 간의 혼례를 막는 이유는 유전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근친교배를 통해서 순수, 우수혈통을 만들어내는 것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유전자가 획일화된 후에, 특정 유전병에 취약함이 발견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전체 일족이 파멸에 이른다. 잡종교배를 통해서 유전자가 분산되면 열성유전도 생겨난다. 그러나 다양성 때문에 특정 종이 병에 취약하더라도 다른 수많은 종들은 여전히 살아남는다.

순혈주의는 엘리트의식과 배타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백인우월주의가 백인은 더 우수하다는 그런 엘리트의식에서 시작되었고 중세의 십자군전쟁을 포함한 많은 식민개척이 미개인들을 교화시킨다는 명목하에 자행되었고 일본의 천황의 군대도 그렇다. 그렇기에 그들은 카미카제를 감행할 수 있었다. 일부 과격 이슬람들의 자살폭탄도 나는 신에게 돌아간다는 그런 잘못된 세계관에서 비롯되었다. 흑인 노예제가 당연시 되었고 양반은 천민을 막 부려도 되고 고용주는 노동자를 부속품처럼 사용해도 된다는 그런 저변에 깔린 의식이 나는 너보다 우수하다는 그런 우월주의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오랜 시달림을 받았던 백의 민족 -- 스스로 백의 민족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엘리트의식의 결과다 -- 이 지금은 제3세계의 노동자들에게 폭압을 가하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다. 그런 엘리트주의는 열성그룹에 대한 배타성을 내비친다. 나는 우수하고 너는 열등하다는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너는 내 곁에 올 수 없다는 그런 배타성으로 표출된다. 기술업계에서 나타나는 NIH현상, 즉 Not Invented Here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우리가 최고인데 어디서 열등한 인재 또는 기술이 투입되는가?라는 그런 저급한 생각이다. 일본의 갈라파고스도 최첨단 일본이 저급한 미제문화나 아시아문화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비극이다.

다름이 열등함으로 표현되는 사회분위기는 그 사회를 좀먹게 된다. 이너서클로 표현되는 그런 집단의식이 과거 나치나 파쇼와 다를 바가 없다. 너는 다르고 새로우니 우리에게 활력을 줄 거야라는 그런 생각보다 너는 열등하고 또라이니 우리에게 해를 끼칠 거야라는 그런 인식이 강해지면 결국 그룹의 순수성을 따지게 되고 우리가 최고라는 엘리트의식이 태어나고 그러니 너희는 우리와 어울릴 수 없다는 그런 배타성이 발로된다. 이너서클이 아웃사이더들과 적절한 교류가 있을 때 더 강해진다. 다름, 즉 다양함은 깨달음의 원천이고 창발성의 기폭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다름에서 시작해서 같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같음에서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다름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러면 너와 나는 안 어울려라는 생각이 형성된다. 이질성은 결국 동질성을 향한 첫 걸음이다.

NIH 때문에 실패했던 많은 사례들도 있지만 NIH를 극복해서 새로운 시대의 조류를 만들어낸 케이스도 많이 본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마우스나 GUI개발 일화이고, P&G의 C&D 전략이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M&A를 실패하는 이유가 단지 승자의 저주 때문만은 아니다. NIH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인수합병은 기업과 기업의 물리적 결합 이전에 사람과 사람의 교감과 문화와 문화의 화학적 결합이 기저에 있다.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 그런 보이지 않는 역학은 무시하고 단지 보이는 기술이나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인수한 기술이 시간이 흘러 결국 우리 회사와 맞지 않음이 판명나면 결국 실패한 인수합병인 것이다. 또 피인수자들도 결국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떠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인수합병에서도 다양성의 포용이 그래서 중요하다. 정과 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합에 이르는 것이 아니다. 그냥 결과로써의 합이라면 언제든지 존재하지만 양의 합이라는 보장이 없다. 오늘날의 오픈소스 환경 및 최근의 스타트업들은 애초에 NIH 장벽을 무너뜨린 것같다.

아직 이 글의 결론에 이르지 못했지만 글을 적다보니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글을 잇기가 힘들다. 드라마 에피소드에서 시작한 생각/글이 너무 길어져서 내용이 중구난방이다. 재미있는 생각거리가 많으니 나중에 더 자세히, 세부 토픽별로 글을 적어봐야겠다. ... 글을 공개하기 전에 비슷한 글 (순혈의 함정 - 유전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업의 경영 그리고 스타트업 (2/21), 당신이 혁신적일 수 없는 이유 (2/22))이 올라와서 공유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

(2013.02.20 작성 / 2013.02.27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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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던 (?) 대한민국 IT 계를 술렁이게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비즈 스톤과 잭 도르시와 함계 트위터 Twitter를 창업한 에반 윌리엄스가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거물들이 한국을 방문했지만, 현 시점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에 하나다. (그 외에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쥬커버그 정도의 방문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같다.) 이브의 이번 방문으로 다음과 트위터의 제휴를 맺었고, LGU+를 통해서 한국에서도 텍스트메시징으로 트윗팅이 가능해졌고 (물론, 그 전에도 한트윗 등으로 SMS 트윗팅은 가능했었다.), 그리고 트위터의 로컬라이징 (한글화)가 이뤄졌다. 8번째 지역화인 듯하다. 중국보다 빠른건가? 그 외에도 다른 국내 IT거물들과의 회동이 있을 듯하지만, 어쨌던 내 관심사는 텍스트메시징도 아니고 (아이폰 때문에 KT를 사용중), 트위터 한글화도 아니다. (twtkr 등의 어줍짢은 한글화는 별로였으니,.. 그리고 다른 대부분의 서비스들도 그냥 영문메뉴로 사용중이다.) 그나마 내 관심사는 지금 제직중인 다음이라는 회사가 그래도 다른 포털인 네이버와 네이트를 따돌리고 트위터와 첫번째고 공식 파트너쉽을 맺었다는 정도다. (특별히 큰 관심은 물론 아니다.) 다음이 트위터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자세한 내막은 내부인이어도 잘 모른다. 그리고 알고 있더라도 자세한 계약사항들은 대외비일테니, 더 깊게는 묻지 마라. 그래도 하나의 힌트를 주자면, 트위터로부터 실시간으로 데이터/트윗을 피딩받을 수 있는 양이 좀 더 늘었다 정도다. 무제한은 아니고, 일반 리밋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다.

 다음과 트위터의 제휴 소식이 나오기가 무섭게, 오늘부터 다음탑화면의 하단에 트위터 피드가 노출되기 시작했다. 모든 트위터러들의 피드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유명인들 (정치인, 연예인, 기타 파워트위터러 등)의 트윗을 거의 실시간으로 피쳐링해서 보여주는 수준이다. 아마도 다음검색에서 '~~ 트위터'로 검색했을 때, 사이트 영역에 노출되는 이들은 모두 포함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서 참 초라하게 노출되고 있다. 트위터러들의 성향/직업에 따라서 구분해서 보여준다거나, 모든 트윗피딩보다는 좀 이슈가 된 것들 (RT가 많이 된 것 등)만 선별적으로 보여준다거나, 현재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한 트윗들만 보여준다거나 등의 더 파인튜닝이 필요할 거다. 해당 팀/본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니 더 딴지를 걸진 않겠다. 어쨌던, 시작은 시작이지만 좀 초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 물론 그 전에 더 큰 서비스를 준비하기는 했었다. (본인도 일부 참여했던 부분이지만, 자세한 내막은 생략)

 그런데, 아무리 유명인들의 트윗이라지만 사생활침해에 대한 우려는 있다. 물론, 해당 인물을 팔로잉만 하면 자신의 타임라인에서 그들의 글을 모두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네들의 개인타임라인에서 과거의 모든 글을 볼 수가 있다. 그렇지만, 트위터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자신의 또는 그네들의 타임라인을 본다는 것은 적극적 Active 열람행위지만, 광장과 같은 다음탑에서 그네들의 글/생각을 수동적 Passive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어쩌면 사생활침해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어떤 유권해석이 내려질지 궁금하다. 같은 이유에서, 대한민국의 유명인/트위터러라면 이제 자신의 트윗에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해서 트윗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개인의 마이크로블로깅을 넘어서, 더 공적인 영역에서 그들의 글이 노출되기 때문에 하나의 트윗에도 더 신경을 쓰고, 말도 가려가면서 트윗을 하는 그런 노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유명 트위터러들이 가끔 불평아닌 불평을 한다. 팔로워들이 늘어나면서부터 트윗 하나하나를 올리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고... 이제는 수천, 수만의 팔로워가 아니라, 다음에 접속하는 수천만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조심스럽게 트윗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너무 위축되어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다. 자유와 격식을 함께 보여줬으면 좋겠다.

 두번째로 생각해볼 점은 바로 '제휴'에 관한 것이다. 다음이나 네이버가 대형 포털회사라고는 하지만, 메일/카페/블로그 등의 일부 대형 서비스를 제외하고, 많은 소소한 정보들을 국내의 중소업체/기관들과 제휴를 맺어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음에서 검색해서 보면, 일반 글들도 노출되지만, 뉴스를 포함해서 많은 선별/가공된 정보들을 볼 수가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제휴된 데이터들이다. 그리고, 게임과 같이 내부에서 개발되지 않는 많은 것들도 제휴를 통해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다음/네이버/네이트 등의 대형 포털들의 제휴에서 항상 포털이 '갑'의 역할을 그리고 중소업체들은 '을'의 역할을 담당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잡음들이 들려왔다. 그런데, 이번 트위터와의 제휴에서는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일까? 형태상으로는 다음이 갑으로 보이고 트위터가 을로 보이긴하다. 그렇지만, 이번 제휴에서 분명 트위터는 '슈퍼 을'이었을 것같다. 다음을 포함한 네이버/네이버/파란 등의 다른 모든 업체들도 트위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길 희망했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 이번 윌리엄스로 그들 모든 회사에 방문한다는 얘기가 있다. 또 네이버는 한국에서 구글과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데이터 연동의 대가를 매우 높게 불렀다라는 후무도 있다. (Believe or Not이지만, 개연성이 높을듯하다.) 어쨌던 이번 한국 포털/업체들과의 제휴에서 트위터는 '갑'을 뛰어넘는 '슈퍼을'의 지위와 힘을 가졌을 것이 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껏 대형 포털들이 국내 업체들에게 보여줬던 일종의 월권이 참 가슴아프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업체들과 건강한 제휴관계를 맺었어야 했는데, 이제껏 그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틀렸다고 말하면, 바로 수정하겠다.) 마치 구한말에 외국 열강들에게 치외법권 등의 권한을 부여했던 것같은 일이, 어쩌면 이번 트위터와의 제휴에서 발생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페이스북이 한국에 진출하고 다른 센세이셔널한 서비스들이 한국에 진출할 때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좀 더 지켜보자.

 세번째는, 티스노리에서 itagora 블로그를 운영중인 @zerofe가 아침에 올린 트윗을 보자. (본인도 비슷한 뉘앙스의 주장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아침에 "메일과 카페 서비스를 성공시킨 Daum이 10년 넘게 커뮤니티 모델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남들 따라만 하다가 결국 트위터와 제휴맺고 메인에서 트위터 글을 보여준다니.. 안타깝다. 얼굴이 화끈하다. (링크)" 요런 트윗을 했다. (참고로, 트람/zerofe는 미디어다음에서 아고라 서비스에 참여했었고, 저와는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입학동기입니다. 물론, 그 친구가 졸업은 고려대학교에서 했고, 다음에서는 3달 정도의 차이로 함께 일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의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밝혔던 내용인데, 다음에서 한메일과 카페를 성공시켰습니다. 이 두 서비스의 특징이 바로 '소셜'입니다. 그런데, 더 나은 소셜 서비스를 가깝게는 싸이월드에도 못 미쳤고 그 이후에도 외국에서 마이스페이스/페이스북/트위터 등의 SNS가 활짝 핀 시점에도 소셜에서 제대로된 모습을 못 보여줬습니다. 물론, 플래닛이나 요즘과 같이 꾸준히 소셜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경쟁 서비스들에 비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음의 시작시점에는 소셜서비스로 시작해서 꽃을 피웠지만, 후속 소셜 서비스를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것이 참 아이러니한 것입니다. (참 위안은, 소셜은 구글에게도 무덤이었다는 정도.) 트람의 주장처럼 제대로된 커뮤니티 모델로 성공했지만, 그 이후에 더 발전하지 못하고 뜨는 서비스를 벤치마킹 (참 우아한 표현입니다. 직설적으로는 '베끼기')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또 얼굴 화끈거리는 상황입니다. (오해는 마세요. 트람도 전 회사인 다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지 못하고, 아니 그런 트렌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데이터 연동 수준으로 트윗글을 보여주는 현실은 참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네번째로 (이것도 자주 주장하던 바인데), 포털들의 순수혈통주의를 버렸다는 점에서 이번 제휴에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아주 예전 글들에서 국내 포털들의 순수혈통주의, 소위 갇힘/닫힘/폐쇄/close/walled,를 자주 비판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네이버 지식iN이나 블로그의 글만 보여주고, 다음에서 검색하면 다음 카페나 티스토리의 글들만 보여주고... 아니면, 적어도 해당 포털에서 제공한 다른 데이터들만 우선순위에 두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외부의 더 많은 데이터/글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해는 마시길) 실제, 예를들어/단편적으로, 다음검색에서 블로그글을 검색하면 네이버블로그의 글에 더 높은 우선순위로 보여주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물론, 다음이나 네이버보다 규모가 작은 포털의 경우, 검색에서 자체DB 뿐만 아니라, 다른 포털의 데이터를 피쳐링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 파란에서 카페 컬렉션은 다음에서 제휴를 받아서 서비스됨.) 그러나, 보통 대한민국 국민들이 포털이라고 말하면 다음이나 네이버 (네이트도 추가해줘야할까?)를 떠올리기 때문에, 실제 국내 포털들은 모두 갇혀있었습니다. 검색에서는 그나마 자체 DB의 부족으로 더 나은 품질의 문서를 보여주기 위해서 외부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수준이지만, 이제껏 포털의 탑화면에서 자사의 컨텐츠가 아니라, 외부의 컨텐츠를 보여준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뉴스는 모두 외부 신문사에서 가져오고, 네이버 N캐스트는 메이화면 편집권을 신문사에 넘겼습니다. (N캐스트가 만들어진 사정은 신문사에 더 큰 권한을 주기 위한 오픈이 아니라, 다른 복잡한 사정이 있었죠.) 포털 메인/탑화면에서 뉴스와 광고 (쇼핑몰업체 리스트 포함)을 제외하고는 외부 컨텐츠가 제공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있기는 있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습니다.^^) 간혹, 다음뷰를 통해서 외부 블로그로 연결되지만, 그것도 다음뷰라는 테두리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트위터 제휴로 인해서, 다음 메인/탑화면에서 트윗글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3번째처럼 쪽팔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국내 포털들의 순혈주의를 깨부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번의 파괴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파괴의 시작입니다. 연속된 파괴를 대비해야 합니다. 파블로 피카소가 말했듯이 '모든 창조 행위의 시작은 파괴다'라는 말을 떠올린다면, 이번 파괴는 분명 창조를 위한 출발점입니다. 이를 기회삼아서 창조로 이어진다면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역으로 그냥 파괴로만 끝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됩니다. 어떻게 될까요? 흥미진지합니다. (워스트로 된다면 제가 월급을 못 받을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절대 그런 일은 벌어지면 안 되겠죠? ^___^)

 이번 deal을 바라보는 다른 여러 시각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저는 사생활침해 우려 및 주의깊은 블로깅 생활, 주종이 아닌 상생의 제휴관계로의 시작, 세게적인 트렌드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 IT수준, 그리고 포털의 순혈주의의 균열 등의 4가지 점을 이번 다음-트위터제휴 및 트윗글의 다음탐 노출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생각할 점이 있다면 후속 포스팅으로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후속은 기대하지 마세요. 더 적기 귀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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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ravel.plusblog.co.kr BlogIcon 이즈 군 2011.01.20 14: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포털의 소셜화...
    이젠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네요.. ^^

  2. Favicon of http://falconsketch.tistory.com BlogIcon 팰콘스케치 2011.01.20 20: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엄청난 사건으로 기록이 되겠는걸요~~!

  3. 2011.01.21 15:0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pssyyt.tistory.com BlogIcon 무터킨더 2011.01.24 02: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진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 인터넷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대략 감이 오네요.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 아주 중요한 포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