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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1 부족하거나 과하거나. 또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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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들어와서 여러 서비스들이 실패하는 것을 지켜봤다. 이전의 다른 글에서는 서비스 관점에서 미숙한 컨셉 또는 진부한 컨셉을 서비스로 구현했거나 구현된 서비스의 사용성이 부실했거나 이도 아니면 너무 빨리/늦게 서비스를 런칭했기 때문이다고 밝힌 적이 있다. (참고.성공하는 서비스의 조건) 다음만의 문제는 아니고 다른 많은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실패다. 그리고 또 다른 글에서는 유저의 진정한 니즈에 맞는 서비스가 아니라 그냥 필요할 것같아서 또는 이미 구현해놓은 기술을 묵혀두기에 아까우니 마구잡이로 서비스에 적용해서 서비스가 복잡해지고 사용성이 떨어지고 그래서 개발기간이 늘어나서 타이밍을 놓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참고. 서비스는 왜 복잡해지는가?) 오늘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다음의 결정적인 실수를 적어볼까 한다. 오늘 적을 내용은 무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회사들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어쩌면 '만년 2위 다음의 설움'이란 글의 서두에 나오는 연방제의 단점 (또는 장점화 실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최근 몇 년간의 실패 스토리를 옆에서 보면서 느꼈던 다음의 전략적 판단미스는 다음의 두가지로 요약된다. 특정 서비스의 개념의 견교성과 완성도를 넘어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물론 서론에서 밝혔듯이 서비스 자체의 미숙이 더 문제였지만..)

  1. 구축된 '다음'이라는 베이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2. 구축된 '다음'이라는 베이스를 너무 낙관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위의 두 이유는 완전히 상반된다. 전자는 기존에 만들어진 다음의 회원들이나 카페, 메일 등의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말이고, 후자는 그런 회원이나 서비스에 너무 의존한다는 얘기이므로 모순된 주장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절대 모순되지 않는다.

새로 런칭하는 많은 서비스들을 보면서 왜 기존에 구축된 서비스들과 제대로 연동을 시키지 못할까?가 항상 궁금했다. 10년 전에 국내에서 최대 유저베이스를 구축했을 때 친구찾기를 할 수 없었던 때에 의아해했던 것이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방제라는 표현에서처럼 모든 서비스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다. (현재의 모습으로만 이해하면 곤란함) 각자의 그룹 내에서 만든 서비스만 잘 나가면 된다는 그런 이기심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겨우 2등 기업에서 그런 고립화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검색분야에서 2등으로 뒤쳐졌던 이유는 단지 검색엔진의 성능이나 품질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카페 블로그를 운영하는 쪽에서는 검색쪽 일이 자신들의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그 역도 그랬다. 더 최근에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런칭하는데 기존 서비스들과의 연계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물론 업데이트하면서 조금씩 연계가 되긴했지만, 기획 초기부터 기존 서비스들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 아니라 일단 서비스를 런칭하고 나니 뭔가 부족해서 기존 서비스에 빌붙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3년전부터 다음의 회원들이 전사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조회/관리할 수 있는 그런 프로파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비슷한 시기에 프로파일 프로젝트가 시작했지만 결과물을 보는 순간 -- 베타임을 감안해도 -- 한숨부터 나왔다. (직접 도와주지도 못했으면서 이제와서 이런 훈수를 두는 게 그닥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고 또 많은 리소스가 필요했다는 점을 이해한다손치더라도 그래도 리소스를 제대로 투입해서 견고한 프로파일 베이스만 만들어놓았어도 다음의 사용자들은 다음의 서비스를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쪽에서 개발된 좋은 기술이나 인프라가 있으면 그것을 바로 다른 쪽에서 넘겨받아서 커스터마이징/개선해서 사용하면 좋을텐데, 비슷한 기술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따로 개발하는 모습도 종종 본다. 필요에 따라서 각자의 그룹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들 사이의 정보와 사람의 교류/흐름만 원활했더라도 10번 할 삽질을 7, 8번으로는 줄였을 거다. 가끔 개발자컨퍼런스나 사내교육이 있지만 그것들로 실제적인 문제 중에 어떤 것들이 해결되겠는가?

또 다른 문제점은 기존의 다음베이스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다. 예를들어, 현재 1000만명의 액티브유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만해도 한달 내에 2~300만은 사용하게 될 거고, 또 6개월 1년이 지나면 몇 백만의 사용자를 확보할 거다와 같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만에 바탕을 두고 서비스를 대강 기획하는 것같다. (자꾸 표현이 거칠어져서 당사자들에게 좀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는 것보다는 나을 듯해서 손에서 나오는대로 적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인원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런칭해서 출시 이벤트만 거창하게 하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거물에 걸려들겠지라는 그런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것같다. 마이피플이 처음 출시될 때 딱 그랬다. 당시에 카카오가 1000만 사용자가 안 되던 시점이니, 마플에 음성통화기능만 넣으면 다음회원들이 바로 다운로드받아서 사용하게 될 거고 그러면 순식간에 카톡을 넘어설 거다라는 그런 전망에 기초했던 것같다. 최근에 나온 캠프도 (그 서비스의 개념/완성도는 둘째로 치고) 그런 안이한 생각에서 급하게 출시된 느낌이다. 다음에서 이런 서비스를 만드니 모든 다음유저들은 믿고 앱을 설치해서 한달만에 500만을 넘고, 2달만에 1000만 정도는 얘용하는 서비스가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해본다. 그렇지 않고는 그렇게 전략적으로 대강만들어서 런칭부터 하지는 않았을 거다. 10년 전에는 '믿고쓰는 다음'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어필을 하지 않으면 바로 갖다버리고 만다. 내가 한메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검색도 다음을 이용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뉴스는 미디어다음에서 소비를 하더라도 글은 네이버블로그에 적고, 수다는 카톡에서 해결한다. 물론/그나마 로열티 강한 사용자들이 있기 때문에 다음이 현상유지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레버리지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바에는 다음 브랜드에 먹칠을 하지 않고 그냥 독립된 브랜드로 서비스를 런칭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티스토리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 티스토리를 또 너무 방치해뒀다. 1000만이 목표가 아니라, 그저 100만 또는 10만 열혈 사용자를 위한 독립된 서비스/앱을 개발해서 다음과 독림된 브랜드로 출시해서 운영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해본다. 2~3년 전이었다면 텀블러류의 미니블로그를 독립적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테고, 1~2년 전이었다면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류의 사진공유서비스도 좋았을 거다. 만약 실패해도 다음과의 연결고리가 (겉으로) 없으니, 사용자들은 다음이 실패했다는 인식을 안 생겼을 거다. (물론 제네들은 새로운 거 안 만들고 뭐하냐?라는 생각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유에서 시작했지만 네이버의 LINE이 이런 모델로 만들어진 것같다.

어제 카카오에서 내년 상반기 비즈니스 플랜을 발표했다. (참고. 카카오의 비즈니스 플랫폼) 오랜만에 글을 정독했지만, 몇 가지 주목할 내용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 지금 내 느낌이 틀렸을 수도 있다. 적어도 카카오에서는 현재 카톡 유저베이스를 기반 삼아서 비즈니스를 확장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첫번째 실수는 잘 피해나간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번째 부분에서는 어쩌면 그들도 너무 과신, 낙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3rd파티 개발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내세우지만, 그들이 모바일 포털이 되었을 때 네이버의 길을 걷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3rd파티에 가장 관대했던 트위터도 사업 기반을 다진 이후에 깐깐해졌는데... (카톡 발표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여전히 소비재/유희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 물론 플랫폼 위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참가하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각 서비스의 기획, 개발팀의 내부 사정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류의 글이 오해에서 시작했고 그래서 그들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 서비스를 예로 든 것은 그 서비스가 진짜 개판이어서 아니라 대표적으로 겉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예로 든 거다. 많은 노력을 기울렸지만 그 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면 실망하게 된다. 더우기 이런 비판까지 그들에게 감내하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다. 그러나 이런 실패, 경험에서 교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는다. 너무 오랜 기간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너무 의기소침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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