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5.29 빅데이터 시대의 웹디자인
  2. 2012.08.12 당연함은 당연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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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웹디자인을 논하는 것은 좀 주제넘은 것같고, 또 이 주제를 자세히 다루기 위해서는 많은 조사와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원론적인 선언만을 다루려 한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일종의 심미, 즉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다루는 것 (UI)이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도 언급했듯이 최근에는 디자인의 기능적인 측면 (UX)도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UI나 겉으로 기능하는 UX에 더하여, 그것을 구성하는 데이터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란 화면에 뿌려지는 정보뿐만 아니라, 이면에 존재하는 것 -- 소위 말하는 로그 데이터 --를 의미한다.

웹 아카이브에 들어가서 특정 사이트의 히스토리를 검색해보면 예전의 모습이 참 촌스럽고 사용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최근 웹사이트들은 심미적으로 많이 세련되었고 사용성도 많이 개선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데이터/로그 관점에서는 크게 변한 것같지가 않다. 여전히 많은 웹사이트들은 아파치 로그 이상의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고 그런 로그를 활용해서 사이트 리뉴얼에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것같다. 물론 최근에 빅데이터가 이슈가 되면서 로그 및 데이터의 중요성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아파치 로그로는 특정 사이트의 PV나 UV 등은 측정할 수가 있다. 이는 10년 전에도 측정이 가능했던 것들이다. 특정 유저가 어디에서 유입되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정도도 파악할 수가 있다. 이정도의 데이터 또는 데이트흐름은 웬만한 서비스에서 대부분 활용된다. 이제는 더 진일보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필요하다. 이름있는 큰 회사들은 그나마 그 필요성을 인식해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또 실서비스에 반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중소 웹사이트에서 로그 수집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큰 회사의 서비스들도 여전히 로그 수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단 개인정보라든가 필요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의 이슈는 일단 논외로 두자.

웹디자인이라는 것이 간단히 말하면 어떤 정보를 어느 위치에 어떤 식 (색상이나 크기 등)으로 배치/표현할 것인가를 다루는 거다. 사용자들이 편하게 느끼는 색상이나 폰트크기를 정하고, 동선이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이 웹사이트 디자인이었다. UI/UX의 관점에서는 맞다. 그러나 실제 화면에 배치되었던 정보가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지 얼마나 잘 활용되고 있는지 또는 더 나은 색상이나 구성이 존재하는지 등은 그저 전문가의 경험이나 직관에 의해서 평가되는 것같다. A라는 링크를 상단 100px에 위치할 때와 200px에 위치할 때의 클릭률의 차이라든가, 색상을 파란 계열로 할 때와 붉은 계열로 할 때의 사용자들의 반응의 차이라든가 그런 종류의 테스팅이나 평가를 수행하는 곳은 별로 많지가 않은 것같다. 그저 새롭게 리뉴얼한 사이트의 PV/UV의 증감정도만 체크해서 잘됐다 못됐다정도로 판단하는 것같다.

특정 정보가 노출되었는지, 어느 위치에 어떤 식으로 노출되었는지, 함께 노출되었던 다른 정보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클릭이 발생했는지 등과 같은 것들이 구분 가능하도록 로그에 남겨져야 한다. 이런 로그가 존재해야지 A/B 테스트를 통해서 더 최적의 노출요소 및 개수 등이 파악되고 이후의 사이트 리뉴얼에 활용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웹사이트 디자인 또는 리뉴얼 작업은 으레 겉으로 보이는 요소를 변경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그 속에서 활용되는 데이터에 대한 고려는 애초부터 없었던 경우가 많다. 실제 로그를 남겨야되는가?에 대한 의식이 없는 경우도 많다. 어떤 면에서는, 물론, 쌓이는 로그를 제대로 분석, 활용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로그를 제대로 남기지 않았던 점을 부인할 수도 없다.

웹디자인도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고 테스트 가능해야 한다. Data-Driven Design 및 Design for Testing 개념이 제대로 연구되고 정립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인 인터페이스의 문제이기도 하고 익스피리언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의 행동패턴 또는 데이터의 문제이기도 하다. 구글은 항상 새로운 요소를 추가/삭제/변경할 때마다 A/B 테스트를 거친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는 사용성이 높은 것을 택한다고 한다. 디자인 단계부터 데이터의 활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런 A/B 테스트가 불가능하다. 이제 그런 종류의 프랙티스 또는 컨벤션이 모든 사이트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처음 이 글을 생각할 때는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남길 것인가?를 다루려고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조사와 정리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 다음 기회에...

(2013.05.27 작성 / 2013.05.29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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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기념공원에 가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유명한 글귀가 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란 세대는 과거의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를 얻기 위해서 취했던 선조들의 노력과 희생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연히 아무런 희생도 없이 지금의 평화와 자유를 얻었으리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전쟁과 평화'의 메시지에는 비할바는 못 되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살았는 것같다. 일상에서 누리는 편안함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 주에 언론에 소개된 어떤 자료를 보기 전까지는...

지난 주에 애플에서 언론에 공개한 한 자료가 있다. 바로 2010년도에 삼성에서 갤럭시S1을 만들면서 작성했던 걸로 보이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S의 상대평가리포트'가 바로 그것이다. (아래의 자료 참조) 130여 페이지를 통해서 아이폰의 상세한 기능들과 갤럭시S의 기능/UI 등을 비교분석해서 향후 갤럭시S의 개선방향을 소상히 작성한 자료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도 적었지만, 아래의 자료만으로 삼성이 애플의 UI/UX를 배꼈다라고 바로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애플 아이폰을 잘 벤치마킹했다는 점만 알 수 있다. 즉, 현재 애플과 삼성 간의 소송에서 애플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삼성에게 결정타를 날린 자료는 아니라는 뜻이다. (해외의 언론/분석가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함) 그리고, 나름 애플 제품을 좋아하고 삼성의 기업운영형태를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지금 애플과 삼성의 소송 이야기를 하는 것, 특히 내가 그들의 소송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이 글의 취지에 맞지 않아서 삼가겠다.

위의 자료를 보면서 처음에는 애플과 삼성 간의 소송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지만, 자료를 더 면밀히 보면서 '당연함'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갤럭시S가 아이폰보다 더 나은 점도 많이 있겠지만, 위의 자료만을 본다면 아이폰은 참 많은 것을 고민해서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거의 3년동안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갤럭시S에는 전혀 구현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바로 이점이 이 글의 요지다. 3년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모두가 (특히 다른 경쟁업체에서) 생각했던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당연한 기능이었다면 갤럭시S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었어야 했을 법하다. 그러나 아이폰에는 있고, 갤럭시S에는 없다. 즉, 아이폰의 당연함이 갤럭시S의 당연함이 아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특정 버튼의 크기나 위치 등이 왜 저기에 있어야 했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너무나 당연히 사용자들이 그 버튼을 사용하려면 그 정도의 크기에, 또 그 위치에 있어야지 사용하기 '당연히'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거겠지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위의 자료를 보는 순간 당연함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사용자들이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을 깊이 분석하고 이해하고 그런 결과로 현재의 아이폰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익숙해서 당연했지만 누구나 생각하는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사실...

지난 '성공하는 서비스의 조건' 글에서도 말했지만, 성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은 하이컨셉/하이터치여야 한다고 말했다. 개념적으로 사용자를 홀릴 수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실제 사용자들이 그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개념과 터치를 구현/실현하기 위해서는 깊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연구과 고민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하이컨셉, 하이터치 제품/서비스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그것을 완성시킨 개념이나 터치는 그냥 하늘에서 뚝떨어졌는 듯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깊고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라는 점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당연함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자각했을 때, 어쩌면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서비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개기가 된다. 사용자들이 깜짝 놀라게 하고 또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만듦에 있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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