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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11 브레이크
  2. 2013.03.11 CBO가 되자

브레이크

TSP 2013.09.11 1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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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근무년수가 증가해도 연차가 늘어나지 않고 3년마다 리프레쉬휴가가 주어진다. 나도 이미 3년차 리프레쉬휴가를 받았지만 여러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두달 전에 특별한 이유없이 오후 반차를 내고 퇴근하는 길에 '나도 이제 좀 쉬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휴가 사용 독려 메일이 왔길래 바로 휴가 신청했다. 그리고 몇 주 전의 갑작스런 사건은 내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줬다. (그날 이후로 그를 잊은 날이 없고, 휴가를 보내면서 그에게 미안했고, 그리고 또 보고 싶다.)

며칠동안 이제껏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생각했던 점들을 적으려 한다.

안식휴가동안 주변 동료들은 대게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고, 유부들은 2세의 탄생과 때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 간혹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대게 미리 다양한 계획을 세워두고 안식휴가를 맞이하는 것같다. 그러나 나는 그냥 '쉬어야겠다'라는 생각에서 휴가를 신청한 것이고, 또 혼자서 힘드려서 해외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을 쌓아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냥 제주에서 홀로 지내기로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재미없게 왜 그러냐고 말도 하지만, 나는 그냥 쉬는 것이 3년차 안식휴가의 유일한 목적이었고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장기간 휴가를 보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아침에 늦잠 잘 수 있다는 것보다는 아침에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어도 회사에 들어온 이후로 나는 알람의 노예였다. 외부의 자극이 아닌 내 몸이 반응하는대로 자고 깨는 것이 얼마나 자유롭고 즐거운 일인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열흘을 지냈지만 방콕만한 것은 아니다. 처음 이틀정도는 그냥 방에서 두문불출했지만, 그 이후로는 특별히 날씨가 좋지 않는 이상은 근교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6년째 살고 있는 제주에서 더이상 새로울 것도 별로 없지만 (물론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 관광지나 맛집들이 수두룩하다) 그래도 늘 다니던 길을 다시 돌아다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는 점이다. 느리게 걸으면서 제주를 다시 음미한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는 쌩하니 그저 지나치던 길에서도 잠시 차를 세우고 주변을 조금 걸으면서 사진도 찍곤 했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떠나는 여정이었다. 동쪽 끝에서 일출을 보고 서쪽 끝에서 일몰을 보았다. 평소에도 할 수 있었지만 한번도 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쉬엄쉬엄 보냈지만 제주도 전체를 커버한 것같습니다. 글을 적는 지금 생각난 건데 비양도에 가본다는 걸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번 여정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숲 중간중간에 붉게 말라죽은 나무들이었다. 지난 여름의 긴 가뭄과 더위로 말라 죽은 침엽수들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숲 전체가 말라죽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약한 나무부터 죽었다는 거다. 좋게 표현하면 몇 그루의 나무가 희생해서 숲 전체를 살린 것이지만, 냉혹하게 말하면 진화론에서 말하는 자연선택 또는 적자생존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연이 살아남는 법을 잘 보여주는 것이지만, 인간 세상의 냉혹한 현실을 보는 듯해서 많이 우울했다. 그리고 올해 여름처럼 이런 날씨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어진다면 조만간 제주도에서 침엽수(림)을 볼 수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두려움도 느낀다.

제주도에 살다보니 아름다운 곳에도 자주 다니고 특이한 것 (이제는 웬만하면 특이하지도 않지만)들도 많이 본다. 그러면 바로 아이폰이나 DSLR로 사진으로 남긴다. 그런데 내 사진의 특징은 모두 풍경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웬만큼 아름다운 것을 사진에 담아도 사진이 늘 허전하다. 간혹 사람들이 사진에 등장하지만, 그들도 그저 풍경일 뿐 내 사진의 피사체가 아니다. 허전함에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늘 미련이 남는다. 피사체가 있다면 굳이 배경이 아름다울 필요도 없는데… (그냥 그렇다구.) (현재 진행중인 Imagine Jeju에 99장을 채우면 Lifeful Jeju나 Real Jeju 등의 다른 주제로 진행할 예정)

그리고 휴가 중에 출시된 다음의 서비스 WITH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또 욕먹을 짓을 했구나'였다. 이 민족과 회사는 역사를 통해서 전혀 배우지 못하는 것같다. 포털이기에 어쩔 수 없이 내놓아야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그러나, 그래도 컨셉은 유니크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프렌딩보다 언프렌딩에 더 고민을 해야할 때다. 친구가 친구가 아닌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휴가 전에 오픈할 줄 알고 지금 휴가를 신청했는데, 일이 잘못되어 휴가 중에 오픈/개편한 내가 관련된 서비스도 있다. 늘 부끄럽다.

예전에 미국에 잠시 나갔다 귀국했을 때, 4개월정도 핸드폰을 개통하지 않고 지냈던 때가 있다. 이번 휴가 중에도 (걸려오는 전화도 없지만) 웬만하면 전화나 메시지 연락도 끊고 지냈다 (부재중 통화도 그냥 넘겼다).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꾸준히 했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소소한 것들은 업데이트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안식을 취하다보니 다시 소소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러니 소소한 것을 공유하게 된 듯하다. 어쩌면 그냥 소소한 것의 연속이라서 몇몇을 공유한 것뿐일지도… 어쨌든 전통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에서는 어느 정도 단절을 했는데, 새로운 수단들로부터는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캔디크러쉬는 요즘 유일하게 즐기는 온라인게임이다. 나보다 빨리 레벨클리어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페친 사이에서는 대부분 가장 앞서있다. 실력보다는 운에 따르는 게임이다. 휴가 중에도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왔고 또 가장 먼저 끝냈다. 말했듯이 실력보다는 운이 좌우한다. 즉, 게임을 빨리 클리어하기 위해서 실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운빨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고, 그러기 위해서 클리어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이에게 랜덤하게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도를 많이 해야 한다. 내가 특별히 운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많은 기회들을 잘 살렸을 뿐이다. 주어진 기회들을 그냥 허비하면서 나는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워커홀릭들은 '내가 없으면 회사가 제대로 안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같다. 그래서 하루짜리가 아닌 일주일 이상의 장기휴가를 제대로 못 즐기는 것같다. 그러나 대부분이 경험하듯이 나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그래서 더욱 일을 못 놓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지만…살면서 걱정해야하는 것은 내일도 내 일도 아닌 지금 바로 나 자신이다. 쉼이라는 것이 내 일이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다.

평소에 딱히 먹고 싶은 게 별로 없다는 것도 문득 깨달았다. 그래서 혼자 밥먹을 때마다 뭘 먹지 고민하는 것같다. 식당은 선택할 수 있는데 메뉴는 생각나질 않는다. 평일에는 회사 식당에서 주는대로 먹다보니 그리고 주말은 짧게 끼니만 떼우면 그만이었는데 열흘을 보내고 보니 지난 열흘동안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무척 신기하다. 글을 적다보니 얇게 썰은 삼겹살은 오랜만에 먹고 싶어졌는데, 혼자 먹기는 까다로운 음식이다. 오전에 추석 선물로 제주은갈치를 집에 보내고 이제 집에서 쉬는중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무의미하게 허비한 시간처럼 보이겠지만 내게는 소중한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인생에서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도 필요하겠지만, 때로는 그것보다는 완급을 조절하는 브레이크 타임이 더 필요할 때가 많다. 바꿈이나 느림도 아닌 쉼의 순간을 위해서… 그리고 남들이 놀 때 같이 놀면 남들이 일할 때도 같이 일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단언컨대 내일 알람이 울리는 순간 지구에 종말이 올 것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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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가 되자

Gos&Op 2013.03.11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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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외부 개발자들이 모여서 하루밤동안 내외부 API를 이용해서 프로토타이핑 서비스를 개발하는 13회 데이데이 때의 일화입니다. 외부 개발자를 위한 행사였지만, 사내 개발자들도 3팀이 별도로 참가했습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한 팀을 이뤄서 참가했길래 어쩌다가 옆에서 같이 밤을 새었습니다. 중간 야식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들은 이번 서비스를 더 잘 다듬어서 실리콘밸리로 진출할 거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성공적으로 실리콘밸리에 안착하면 제게 CTO 자리를 맡기겠다고 하더니, 이내 그냥 미디어/블로그 담담으로 CBO (Chief Blog Officer)를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팀으로 모여서 서비스를 하나 만들면서 당찬 포부를 밝히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날 정신이 든 이후에 내가 그와 비슷한 이들에게 CBO의 역할을 해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제가 말하는 CBO는 블로그담당관이 아니라 Cheif Brake Officer입니다. 즉, 제동담당이 되는 것입니다.

Y Combinator의 Paul Graham이 '스타트업은 성장이다 Startup = Growth (번역된 글)'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창업을 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적극 동감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상만 보고, 자신의 열정과 패기만을 믿고 도전 도전 도전만을 외치는 이들이 간혹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걸음마 단계의 아이가 막 뛰어가다가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까 봐서 조마조마한 부모의 심정입니다. 한 손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다른 손에는 젊음이라는 여정과 패기를 가지고 도전을 하면 한동안은 거침없이 성장해나가겠지만 어느 순간 현실의 장벽에 막혀서 이제껏 쌓아온 성과마저도 완전히 와해되어버리는 것도 종종 봅니다. 도전과 실패에서 교훈을 삼는 미국과는 달리 한번 실패는 영원한 낙오로 쉽게 간주되어버리는 한국이라는 현실에서는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렇기에, 이상향만을 보면서 달려가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완급이나 방향조절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세하지만 그런 완급이나 방향 조절을 해주는 사람으로써의 CBO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릅니다. 스타트업의 본질이 성장이지만 제동없는 성장이나 방향변화없는 성장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구글의 초기에 펀딩을 받은 직후에 그들을 도와줄 어른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었고, 그래서 영입한 이가 현재 이사회의장인 에릭 슈미트입니다. 에릭 슈미트가 구글의 CEO로써 구글을 본 궤도에 올려놓은 것도 알고리즘과 기술과 패기만을 가진 페이지와 브린의 지고나가려는 것을 적절히 제어하면서 방향이나 완급을 조절해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슈미트의 업계 경험이 없었다면 어쩌면 구글은 지금쯤 그냥 좋은 기술과 제품을 가진 연구실정도로 성장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벌써 그들의 기술과 제품을 다른 회사에 팔아넘겼는지도 모릅니다. 끝이 없는 직선주로에서 승부가 결정난다면 브레이크는 애초에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굴곡과 요철이 산재해있고 또 그런 것들이 전혀 예상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브레이크나 핸들이 필요합니다. 비행기의 경우도 자동항법장치만으로 웬만한 비행이 가능하지만, 난기류를 만나면 그때 파일럿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서두에 말했든 참가팀도 6명의 기획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아이이어가 대박이 날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더 현실적인 조언(보다는 딴지)을 계속 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사람들이 진짜 좋아할 것같냐? 벌써 비슷한 서비스는 많이 있다. 차별화 포인트를 못 찾겠다. 이게 그냥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고 그래서 지금처럼 프로토타잎을 만들고 나면 기분은 좋겠지만, 이게 정식으로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에 마주칠 난관은 어떻게 해결할거냐? 등의 딴지를 걸었습니다. 어차피 성공을 확신한 그들에게는 저의 이런 딴지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외부인의 중립적/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언을 해주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한 분이 너무 부정적으로 말한다고 불평을 하셨지만, 제가 그저 부정적인 사람이라서 그런 의견을 개진한 것이 아닙니다. 저도 단지 기분좋게 말해줄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제 역할이 아니다라는 걸 느꼈습니다. 당장은 듣기 싫은 얘기를 해주면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더 장기적인 궤도를 알려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최근에 신규 서비스 기획회의에 들어가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밝혔지만, 기획자들은 꿈을 꾸고 있고 개발자들은 자신의 능력에 과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비스의 유니크니스나 차별화 포인트를 명확히 밝히지도 못하면서 이런 서비스가 나오면 대박이 터질 거에요라고 스스로 세뇌가 된 기획자들의 모습도 자주 보게 되고, 또 개발자들은 그런 서비스나 기능을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제가 다 해줄 수 있어요 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비슷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못한 태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해서 내게 필요한 기능을 만들어서 제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줄거야라는 의미에서 비슷하다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기획자들이 생각하는 서비스나 기능을 이미 다른 경쟁자들도 생각해뒀고 어디에서는 비슷한 것을 구현 서비스 중에 있고 또 다른 곳에서는 사업성이 없다고 접었을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성공한 벤처보다 실패한 벤처가 더 많습니다.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기획안을 가지고 덤빈 경우도 있지만, 말이 되지만 너무 말이 되어서 경쟁자가 너무 많고 시장이 포화된 상태여서 실패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업계의 트렌드에 대한 너른 시각을 가지고 또는 아웃사이더로써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딴지를 걸어주는 사람이 없는 기획,개발팀은 결국 모두가 생각하는 고만고만한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내고 또 하나의 실패경험만 쌓아갑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실패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집단/멤버의 능력이나 자질에 문제가 있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동질성에 따른 실패입니다.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면 서로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의겹을 취합하다 보면 시각이 비슷해지고 시야가 좁아지고 시선이 고정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정해진 목표를 향해서 힘차게 내달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목표가 글로벌 옵티멈 포인트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물론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이들이 모였으면 그래도 괜찮은 목표점을 잡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또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반례들이 넘쳐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시각이 비슷해지면 그 집단은 개인보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위해서 모인 이들도 처음 필받은 아이디어에 꽂혀버리면 그 아이디어가 가지는 태생적 문제점을 보지 못하기도 하고 주변의 여건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저 이걸 빨리 구현해서 서비스를 하면 대박날거야라는 환상에만 푹 빠져있을 뿐입니다. 집단의 큰 비전은 중요하지만 그 비전이 시각의 획일화로 귀결이 된다면 재앙이 됩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시각이 같아지면 결국 더 다양한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 똑똑한 집단의 성공은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로켓에는 제동장치가 필요없습니다. 한번 쏘아올리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로켓이 아닙니다. 때로는 반대와 딴지를, 때로는 칭찬과 부가정보를 제공해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제동장치의 역할...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를 타고 가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디어와 열정이라는 가속장치를 가졌다면 여기에 현실적 여건 (자금, 법규제, 경쟁사 및 업계동향 등 포함)이라는 제동장치도 함께 준비해서 성공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금이나 법 등은 제가 어쩔 수가 없지만, 적어도 생각의 브레이크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나 스스로가 몽상가, 데이드리머인데 또 스스로 브레이크가 되겠다는 말은 참 아이러니하다.

(2013.03.01 작성 / 2013.03.11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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