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7.25 혁신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인지의 문제다.
  2. 2013.04.02 복잡성과 미래
Share           Pin It

Harvard Business Review에 올라온 David Burkus의 'Innovation isn's an idea problem'을 의역, 정리합니다.

--
조직의 혁신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외부의 시각으로 생각하기 또는 blue sky 사고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조직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아이디어의 부재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혁신은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의 문제다.

대표적으로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가장 먼저 연구개발했음에도 그것을 상업화시키지 못했고, 제록스는 다양한 PC 기술을 개발했지만 그것들은 스티브 잡스 또는 애플에 의해서 빛을 발했고, 윌리엄 심스가 루저벨트 대통령에게 직접 어필하기 전까지는 US Navy에서 그의 혁신적인 제안들을 모두 거부했었다. 똑똑한 사람들이나 견고한 회사들이 적은 불확실성에 노출되었을 때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편견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Wharton의 제니퍼 뮬러의 연구에서 불확실성과 혁신/창의성의 관계를 보여준다. (너무 간략히 설명되어 실험 설계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움) 연구/실험에서는 두개의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한쪽 그룹 (실험군)에는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면 임의로 추가 수고비가 주어진다고 알려줬다. (임의의 추가 수고비가 불확실성을 제공함) 실험은 창의성과 실용성의 암묵적 인식을 측정하는 것이다. 창의성이나 실용성을 표시하는 단어들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형용사들과 함께 주어졌을 때, 실험자들은 더 선호하는 단어구를 선별하도록 했다. 그리고 두번째 단계에서는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 그들의 느낌을 명시적으로 7점 스케일로 레이팅하도록 했다.

이 실험에서 실험군 (임의성/불확실성이 가해진 그룹)들이 창의성을 더 가치있는 것으로 말하지만, 실제 창의적인 단어군보다는 실용적인 단어군을 더 선호하는 것을 발견했고, 후속 연구에서 불확실성에 노출된 그룹에서 대조군보다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에 (통게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더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즉,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혁신적이어서 모험적인 것보다 더 실용적이고 확실한 대안을 선택함). 불확실한 상황에서 창의성에 대한 부정적인 바이어스가 존재한다는 것은 많은 주목할만한 혁신들이 초기에 거절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불확실한 상황은 경영자들은 혁신에 대한 강의 욕구를 느끼지만 경쟁적 이점을 줄 수 있는 혁신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유도한다. (문단 마지막에 재미있는 표현이 쓰여져있네요. 'the ideas that could keep company alive are being killed too quickly')

이런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이디어의 채택을 오직 경영자들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전사의 모든 직원들에 의해서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 로더 아일랜드의 Rite-Solutions에서 10년 넘도록 Mutual Fun이라는 '아이디어 마켓'을 사내에 설치해두고, 모든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주식시장과 같이 직원들이 개별 아이디어에 (가상 화폐로) 투자하고 또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직원들의 충분한 지지를 얻은 아이디어는 실제 프로젝트화되고 참여/지지한 모든 직원들이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서 얻은 수익을 공유하도록 했다. 몇 년 안에 그런 프로젝트를 통해서 점진적 개선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산업의 제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품을 만들어냈다. 첫 해에만 뮤츄얼펀을 통해서 회사의 신산업의 성장의 50%를 담당했다. 그런 즉각적인 수익뿐만 아니라, 그런 과정을 통해서 회사 전반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 인지의 민주화 -- 문화를 형성했다. (주, 대중의 지혜에서처럼 집단사고에서 벗어나야지 가능한 시나리오임)

이미 주변에 좋은 아이디어는 편재하고 있으며 그런 것들을 적절히 발견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혁신은 아이디어 솔루션이 아니라 인지 솔루션이다.
--

글의 논리/흐름은 좀 이상하지만 (불확실성이 생뚱맞게 끼어듬) 전체적인 내용은 수긍이 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댓글을 달아 주세요

복잡성과 미래

Gos&Op 2013.04.02 09:15 |
Share           Pin It

일전에 '아키텍트가 필요하다'는 글에서 소개했던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알아야 할 97가지> 책에서 Neal Ford의 "본질적인 복잡성을 단순화시키고 예상치 못한 복잡성을 줄여라'라는 글에서 '아키텍트의 의무는 문제에 담긴 본질적인 복잡성을 해결하면서 우연한 복잡성을 더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구절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자연의 법칙, 즉 열역학 제 2법칙은 시간이 경과할 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엔트로피의 증가는 자연의 순리입니다. 그런 복잡성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킵니다. 불확실성은 곧 불안정을 뜻하고 미지를 의미합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경험하지 못했던 과거들이 미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런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엔트로피의 증가를 최대한 지연, 억제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들의 본질을 잘 파악해서 불필요함을 최대한 제거해야 합니다. 불필요함이란 결국 불확실성과 우연성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앞으로 나타날 작은 우연에 의해서도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지고, 결국 우리는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대형 사고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미래를 잘 예측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환상은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가 우리에게 심어준 환상인지도 모릅니다. 지구를 향해 날라오는 운석을 미리 부수겠다는 아마겟돈의 내용이나 딥임팩트의 내용이 그렇습니다. 미래를 볼 수 있기에 잘 대응하면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그런 낙관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최근에 더욱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스스로 '경험해지보지 못한 과거'라는 표현을 사용하듯이, 우리의 미래는 이제까지의 우리의 경험과 지식과는 전혀 맞지 않은 시대가 될 것같습니다. 단지 최근의 경제불황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업과 우리의 생활패턴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1000년 전의 우리의 생활상은 알 수 있지만 1년 뒤의 저의 모습을 절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000년 전의 인류가 더 똑똑했습니다. 그들은 적어도 100년 뒤의 인류의 모습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10년, 1년 뒤의 모습을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상상은 하더라도 그대로 될 수가 없습니다.

하루에 10시간, 12시간씩이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했던 것들은 대학입시와 함께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그 이후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웠던 지식도 현재 제가 생활하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물론 대학교육을 통해서 알게 모르게 몸으로 익힌 가치관/세계관이 지금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과 현상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10년 넘게 머리를 싸매면서 습득했던 그 지식이 현재의 제 삶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해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업무적 특성상 사칙연산이나 영어단어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애빈 토플러가 말했다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10년 뒤에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서 매일 12시간 넘게 공부하고 있다'라는 의미를 제가 지금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고등/대학교육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의 흐름에 벗어났음은 분명합니다. 더욱 기초/핵심을 파고들고 그리고 그것들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연구 및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은 우리는 계속 복잡성과 엔트로피만 증가시킬 것이 뻔합니다.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못된 사람을 국가 지도자로 선출하는 것이 계속 이어지고, 여전히 친일의 망령이 살아활개치고 있고, 전쟁의 긴장과 소식은 계속 이어집니다. 정치 공무원의 부정부패 뉴스나 연예계의 마약 도박 뉴스, 기업계의 부당거래 소식,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사고 뉴스가 끊이지 않는 것도 모든 사건사고들이 그 순간의 이벤트로 끝나버리고 경각심이나 교훈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망각과 반복은 설득력이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감히 '앞으로 역사는 절대 반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역사의 주체가 인간이기에 발생하는 반복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각자가 앞으로 경험할 모든 상황들이 어쩌면 과거에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의 연속이라는 의미입니다. 1000년 전에 농부의 자식은 거의 대부분 농부가 됩니다. 그러나 지금 그리고 앞으로 부모와 자식이 직업이 같을 확률이 얼마가 될까요? 직업이 같다고 하더라도 같은 일 또는 같은 환경에서 일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지금 내 경험이 우리 자식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그런 미래가 지금의 현재입니다.

시간은 흐르고 지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서두에 보여준 문장을 읽으면서 떨림을 느꼈습니다. 불확실할수록 더욱더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현상은 급변하겠지만 본질은 많이 바뀌지 않습니다. 역사의 반복은 본질의 유지에서 기인합니다. 그러나 현상이 바뀌면 결국 본질도 바뀌게 됩니다. 역사의 불연속은 또 그래서 발생합니다. 그런 불연속의 결과는 더 심한 불확실과 복잡성을 일으킵니다.

(2013.03.25 작성 / 2013.04.02 공개)

P.S., 만우절 다음날 제주는 거짓말처럼 완전 안개에 둘러쌓여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