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2.20 국민 세뇌 프로젝트: 노인 일자리편
  2. 2013.01.30 회사적 비용과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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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의 허상에 대한 글을 적으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광고란 원래 보여주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광고들은 더 교묘해졌다. 겉으로는 소비자를 위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소비자를 등쳐먹는 광고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인 보험이나 금융상품 관련 된 것이다. 그리고 기업 이미지 광고도 짜증나기는 매한가지다. 광고의 허상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글을 적을 예정이니 분노는 짧게 그만둔다.

최근 TV를 보면서 부쩍 늘어난 광고가 있다. 공익광고라는 명목으로 기관/기업에서 내보내는 광고들을 보면 이것들이 대놓고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70, 80년대의 공익광고는 그래도 명시적이라서 은연중에 속인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요즘 광고들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대선 이후로 부쩍 노인복지와 노인일자리와 관련된 광고가 많아졌다는 느낌이다. 복지문제나 경제민주화가 이슈였기 때문에 여기에 편승한 면도 있다. 아니면 당선인 (글을 공개할 시점에는 취임 이후겠군.)에 대한 노골적 미리 국정홍보용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나이 많고 편찮으신 부모님이 계신 입장에서 노인복지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최근 나오는 광고들은 몀목상은 노인복지지만 결국 국민의 노동력착취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하는 노인분들을 많이 보게 된다.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경우도 많지만, 은퇴 후에도 그동안 쌓았던 경험과 지혜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일하는 노년의 풍토는 더 짙어질 것같다. 그런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모습은 보기가 좋고 미래의 나의 모습도 상상해보게 된다. 그러나 그런 일하는 노년의 모습이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조금 불편하다. 현재 노인들에게 '당장 나가서 일이나 더 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같기도 하고, 또 젊은이들에게 '니들의 미래는 니들이 책임져'라는 메시지를 주입시키는 것같다.

2013년 현재 왜 노인 일자리를 이렇게 강조하는 것일까? 경제민주화나 복지 담론에 편승한 면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정책의 실패를 개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같다. 대표적으로 노령연금문제다. 대통령 인수위에서도 언급되듯이 연금수령 연령이나 액수를 조정하려고 하고 있다. 충분한 연금 재원이 없으니 일을 더 해서 개인이 알아서 살아남아라는 사회적 압박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연금이라는 것이 자신이 낸 돈을 나중에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낸 돈으로 노년에게 혜택을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니들에게 돌아갈 연금이 없으니 알아서 노년에서 일해서 벌어먹으라라는 압박도 가하고 있다. 2013년 현재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아나서듯이 2050년에 노년이 되는 너희들도 그때 지금처럼 일하는 노년이 되어라라는 그런 압박이다.

노인 일자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붕괴를 생각하게 된다. 국민연급이라는 개념도 없던 예전에도 노인들이 있었다. 그때는 일할 수 없는 노인들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 또는 마을 공동체에서 노인부양을 해줬기 때문이다. 자식 또는 마을 청년들이 일을 해서 부모나 노인들을 봉양했다. 최고의 노후대책은 자식을 잘/많이 낳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화, 핵가족화 이후로는 젊은이들이 노인봉양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사실 옛날에는 단지 부모라는 것 외에도 노인들을 봉양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한 마을에 모여 살면서 생활방식이 모두 비슷했다. 농촌이든 어촌이든 아니면 수공업지역이든 노인들의 경험에서 배울 지식/지혜가 있었다. 씨는 언제 뿌려야하고 겨울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고 초가집은 어떻게 지어야하는지 등에 대한 삶의 지혜를 노인들에게서 배웠다. 그러나 요즘은 아버지의 일과 자녀의 일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 아버지의 경험이 전혀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대를 이은 가업이라는 것이 없어졌다. 더이상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지혜와 경험의 원천이 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린 자녀의 양육과 훈육이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역할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에게서 더 이상 받을 것이 없어지고 역으로 노인들도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젊은이의 삶과 노인의 삶이 분리되었기 때문에 젊은이의 노인 부양에 대한 의무에서도 벗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노인들도 자신의 살 길을 찾아야 된다는 말이 된다. 그렇기에 노인 일자리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너무 매몰차게 말하는 것같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도 자아실현을 하는 여성상이 보기는 좋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가격의 하락이 있다. 예전에는 가정의 경제는 가장 한명의 몫이었는데 이제는 한명의 가장으로는 부족하다. 경제발전과 함께 씀씀이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경제발전에 노동력의 가치는 비례해서 늘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인일자리 문제도 비슷하다. 혼자 벌어서 저축해두고 노년을 대비하거나 아니면 자식들의 용돈으로 여생을 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자식들이 부양을 한다고 해도, 그러면 그 자식들은 노후준비가 미흡해서 또 그 자식에게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전반적인 사회복지 구조 및 수준의 전근대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그보다도 사회가 발전하면서 엔트로피, 즉 불확실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을 없애는 방법은 확실성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 자식이나 사회에 손을 내밀지 못하니 내가 나가서 직접 일해서 돈을 벌어들임으로써 조금의 확실성을 높이는 거다. 정부나 기업 등이 사회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은 그대로 두고 그저 (싼) 일자리만 광고해대고 있다. 건강한 국민이 아니라, 말 잘 듣는 국민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세뇌당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 노인 일자리는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일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서 일자리가 필요해진 것은 참 씁쓸하다. 정부정책의 실패로 복지를 축소했기 때문이든 아니면 산업화 핵가족화로 인한 가족/공동체가 붕괴했기 때문이든... 그런데 '늙어서도 편히 쉴 수가 없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당연시 받아들이도록, 그래서 스스로 일자리를 찾도록 세뇌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더 불편하다.

(2013.02.13 작성 / 2013.02.20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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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적 비용과 투자

Gos&Op 2013.01.30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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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이 말했던 것으로,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님께서 TV토론회에서 인용해서 유명해진 글귀가 있습니다.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만 말하는가?" (관련링크. 룰라의 눈물 1, 룰라의 눈물 2) 법인세 인하나 부자감세 등은 고용창출이나 낙수효과 등으로 잘 포장해서 사회적 투자로 선전을 하는데, 직/간접적 보편적 복지는 도덕적 해이 등으로 딱지붙여 사회적 비용으로 매도하는 현상의 핵심을 집은 말입니다. 기득권이나 기성언론 등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고용창출과 낙수효과도 거의 없었고 도덕적 해이도 그렇게 만연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그런 선전으로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식은 정부의 복지정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회사에서도 신규 서비스나 인수합병에 투입되는 자금은 투자라고 생각하고, 직원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주는 직간접적인 혜택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앞서 '혜택'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직간접 '비용'이라고 부릅니다. 연봉이나 각종 수당은 직접 비용이라 부르고, 직원들의 식대나 동호회 활동비, 교육비 등의 복지혜택에 소요되는 것들은 간접 비용이라 부릅니다. 왜 직원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비용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걸까요? 그런데 그런 인식이 너무 만연해있어서 직원, 근로자들도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직접비(용)이나 간접비(용)이 아니라, 직접투자나 간접투자 등으로 부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복지가 비용이라는 그런 인식으로 복지의 혜택을 입는 계층들이 느끼는 사회적 박탈감/낮은 자존감을, 회사에서는 매일 직원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회사가 돈을 주고 직원들의 노동력을 구매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경영학책에서는 직원들을 '내부 고객'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일반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그저 노동력, 시간, 노력을 공급/판매하는 영세상인정도로 받아들입니다.

모든 것이 비용이라는 그런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간접 투자가 인색합니다. 대표적으로 동호회 지원에 인색한 경우를 종종 봅니다. 쥐꼬리만한 지원금을 주면서 각종 생색은 다 내고, 역으로 각종 규제장치를 마련해서 자유롭게 경비를 사용하지도 못하게 만듭니다. 리프레쉬를 위한 동호회 활동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때로는 정당한 휴가에 대해서도 규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해진 휴가도 눈치 보면서 편치 못하게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1주일 이상의 장기 휴가를 못 내는 근로자들도 많고, 여성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생리휴가도 제대로 못 쓴다는 기사는 주기적으로 나옵니다. 그 외에도 각종 강연이나 컨퍼런스 등의 교육의 기회도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동호회 활동/경비, 휴가로 인한 근로공백, 교육 등에 소요되는 경비가 모두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아깝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런 비업무적 활동을 통해서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자기개발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리프레쉬하고 능력을 개발해서 더 나은 업무성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비업무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투자입니다. 직원들의 행복과 안전이 곧 회사의 번영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가질 때만이 그런 간접비가 비용이 아닌 투자가 됩니다.

그런데 비업무적 활동 및 여기에 소요된 경비를 모두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그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작성된 기사를 하나 보겠습니다. (참고. 인터넷기업 연봉) 이런 기사를 보면 사람들은 저 회사 연봉 많이 주는데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사에도 언급되었듯이 직원들의 연봉은 '급여와 상여, 인센티브, 연차수당, 복리후생비 등이 모두 포함'되어있는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직원의 연봉은 급여와 수당에 해당되는 직접비와 함께 동호회 지원이나 식대 등과 같은 간접비가 포함된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직원들의 손에 들어가는 금액 (직접비)은 기사에 나온 수치만큼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직접비/간접비의 금액이 많고 적음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간접비의 사용과 외부 홍보 사이에 보이는 이중성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간접비를 비용으로 인식해서 직원들에게 최대한 적게 주려고 노력을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마치 직원들에게 많은 연봉 (직접비)을 주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도덕적 해이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간혹 유럽의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에 '하루 2~3시간 일하고 연봉 3000만원' 이런 류의 기사들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하나의 케이스를 가지고 진영의 논리를 방어하기 위해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의 그릇된 행위를 가지고 전체 직원을 마치 준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규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조심/지양해야 합니다. 금전적인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신뢰입니다. 작은 돈을 아끼기 위해서 더 큰 사회적/회사적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민을 그저 세금이나 축내는 좀벌레를 취급하는 국가가 바로 설 수 없듯이, 직원들에게 투자하는 것에 인색한 회사도 지속가능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자랑하기 이전에 직원과의 공존가능성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회사는 직원과 공존해야지 (지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일반론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그러나 당연히 누군가는 오해하라고 적는 글이겠지요.

(2013.01.22 작성 /2013.01.30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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