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11.25 문제와 해법
  2. 2013.02.13 쉬운 길 옳은 길
  3. 2012.05.03 문제는 문제야, 바보야.

문제와 해법

Gos&Op 2013.11.25 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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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짧게 적었던 글을 좀 길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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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읽은 책에서 (전체 내용과 관계가 적으므로 책 제목은 생략합니다) "과학자는 해법을 찾은 뒤에 그것을 적용할 문제를 고민하는데 반해, 엔지니어는 문제를 규정한 이후에 해법을 찾는다는 차이가 있다"라고 적혀있었다. 순수학문과 응용학문의 차이를 잘 설명해준다.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 나는 또는 내가 속한 팀은 기술 스택에 집중해서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거나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서비스 분야에 접목을 시켜야 할지 아니면 서비스 스택에 더 집중해서 도메인/비즈니스 지식을 쌓은 후에 다양한 기술/알고리즘을 차용해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현재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 갈피를 못잡고 표류하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 서비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매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트렌드는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술적 완성도도 어정쩡하고 서비스의 디테일도 어정쩡한 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술에 집중하자니 발등에 떨어진 불이 너무 커고, 그렇다고 발등의 불부터 꺼자니 시대에 뒤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작은 조직에서는 이 둘을 동시에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어렵다. 그러나 웬만큼 큰 조직에서는 팀별로 성격을 나눠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고, 또 가져야 한다. 그래야지 기술 스택과 서비스 스택이 명확히 세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서로 결합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가 있다.

우리 팀의 핵심이 뭘까?를 항상 고민한다. 윗선에서 제대로 된 비전을 보여준다면 그것을 믿고 따르면 되겠지만, 최근 분위기가 녹록치가 않다. 그렇기에 혼자서 고민하는 것같다. 팀의 정체성은 팀이 맡고 있는 서비스일까 아니면 팀이 가지고 있는 기술/지식일까? 팀의 core competence가 뭘까를 고민하게 된다. 팀의 핵심 역량을 정하고 그것을 극대화시킨 이후에, 다른 영역에 적용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영역의 기술을 차용해야 방향이 잡힌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질적으로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웬만한 문제에는 적용이 가능하고, 또 괜찮은 서비스/문제를 쥐고 있으면 또 다양한 기술들을 적용해볼 수가 있다. 그렇기에 (큰) 조직에서는 기술스택과 서비스스택을 명확히 구분해서 서브유닛별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화된 유닛끼리는 문제/상황에 맞도록 적절히 조화를 이뤄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거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더 선호하지만, 한두가지의 스페셜한 기술이 없는 제너럴리스트는 결국 허상을 쫓게 되고, 역으로 일반적인 시각이 없는 스페셜리스트도 그 길이 잘못되었다고 (늦게) 판명이 나면 필망에 이른다.

올바른 해답은 올바른 문제/질문에서 시작된다. 물론 문제가 옳다고 해서 옳은 해답을 찾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잘못된 문제에서 옳은 해답을 찾을 수는 결코 없다. 그렇다면 올바른 문제부터 찾아야 하는 걸까? (기술에 특화된 조직이 아닌 또는 원천기술이 없는) 작은 조직이라면 문제를 먼저 찾아야 한다. 투명하게 정보 (지식)가 공유되는 요즘 시대에, 문제가 잘 정의되면 적당한 답을 찾는 것은 별로 어렵지가 않다. 그러나 그런 경우 자기만의 해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저의 개인적인 성향은 서비스 오리엔테이션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데이터마이닝은 데이터 엔지니어링에 더 가깝고, 그래서 비즈니스/도메인 지식과 데이터 자체에서 오는 인사이트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좀더 사이언스적인 접근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도 있습니다. 팀 자체의 아이덴터티가 예전과 많이 바뀐 상황에서 여전히 한두개의 서비스에만 매여있으면 안 될 것같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논점이 자꾸 흐려진다. ... 어쨌든 현재 나 또는 우리 팀은 해법을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위기가 그렇지 못 하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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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 옳은 길

Gos&Op 2013.02.13 0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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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을 최대한 자제하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 보게 됩니다. 요즘 그런 경우가 바로 마의입니다. 이병훈PD님의 스타일이 뻔해서 비판도 많이 듣지만 고대 이후로 서사구조에 큰 변화가 없으니 뻔해도 그냥 계속 보게됩니다. 지금 마의는 파상풍과 주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백광현의 사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자의 목숨이 경각에 있어 극의 긴장을 돋웁니다. 스스로 마루타를 자처하면서 치료법을 찾아가는 주인공과 치종지남이라는 의서로 무장한 떠돌이 광인의 대결이 다음주에 전개될 예정입니다. 오늘 (2/12 화) 마지막 장면에서 백광현이 독이 강한 약재대신 재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극의 전개를 봐서는 이제까지의 치료법이 모두 치종지남에 적힌대로인 듯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의 치료법도 치종지남에 적혀있는 것인지는 다음주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치종지남에는 독성이 강한 약재를 사용할 것이 적혀있어서 허약한 세자가 제대로 견뎌내지 못해서 떠돌이는 큰 화를 당하고, 주인공이 찾아낸 시료법은 싸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처방전이 될 것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처음부터 주인공에게 치종지남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그랬다면 주인공은 별로 고민도 해보지않고 그냥 서적에 나온 대로 처방을 내리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스승의 침술로 지혈을 하고 염탕수를 찾아내는 과정도 없이 쉽게쉽게 치료를 했을 법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치료는 무사히 마쳤지만 의학/과학에 새로운 발전은 없었을 것입니다. 책에 적힌대로 또는 학교에서 배운대로 행동한다면 쉬운 길을 가는 것이지만 더 큰 발전과 전진을 가로막는 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쉽고 안전한 길이 정답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런 것에 메이면 새로운 곳으로는 갈 수가 없습니다.

매일 다니던 큰 길에서 잠시 벗어나 샛길에서 만나는 우연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던 기억들을 떠올려봐야 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큰 길로 가면 가장 빠르고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 길로만 가다보면 새로운 곳을 만날 수가 없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지 못합니다. 만약 큰 길로만 다니던 사람이 큰 길에 사고가 나서 길이 막혀버리면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평소에 샛길도 이용해봤던 사람이면 그런 유사시에 새로운 해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런 샛길이 지름길인 경우도 있습니다. 모르는 곳을 방문했을 때는 네비나 지도를 보면서 따라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친근한 주변에서는 다양한 루트를 개발해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새로움을 만나게 됩니다. 지식의 축적의 축적이 지혜의 내면화를 방해하면 안 됩니다.

오늘 마의 마지막 장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주인공이 치종지남을 가졌다면 치종지남을 뛰어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청출어람청아람 (靑出於籃靑於籃)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승의 지식을 흡수하는 것에 머물면 안 됩니다. 극에서 대척점에 있는 이명환이 기존의 사고와 지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듯이 처음부터 치종지남이 존재했다면 주인공은 그저 치종지남의 한계를 스스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예측이 맞다면 치종지남의 시료법은 어린 세자에게는 맞지 않은 방법일 듯합니다. 그저 어른들을 임상대상으로 해서 만들어진 방법일 듯합니다. 떠돌이는 그저 책에 나온 것대로 자신의 능력만 과신하다가 결국 화를 당할 것이다는 너무 뻔한 전개입니다. 예측은 여기까지...

좋음은 위대함의 적이다라는 말은 늘 명심해야 합니다. 검증된 방법은 검증된 문제에만 적합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많은 것들은 그렇게 딱 정형화된 경우가 적습니다.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그래서 좋은 것이지만 그래서 또 화를 끼치는 것입니다. 프로세스에 너무 의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 프로세스가 만들어진 이유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프로세스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다면 변형된 문제에서는 오히려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늘 새로운 문제를 만납니다. 레퍼런스는 레퍼런스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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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리더 또는 리더십을 사람들의 필요를 읽어내고 또 그들에게 필요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 필요를 만드는 사람) 오늘은 좀 더 구체적으로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팀을 어떻게 만든 것인가? 또는 그런 팀을 위한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 짧게 생각하려 합니다.

오늘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 또는 팀원들에게 '업무가 아닌 문제를 주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업무를 주면 그저 손과 발이 움직입니다. 주변의 여러 정황들을 고민해보지도 않고 그냥 주어진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력질주를 합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지만, 단순히 업무가 주어지면 머리는 쓰지 않고 그냥 손발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업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것이고, 예상되는 해답이 있는 것입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미 매뉴얼이 갖춰진 경우도 있을 거고, 다양한 레퍼런스나 베스트 프랙티스가 존재한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냥 이전에 짜놓은 코드를 Copy & Paste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머리를 굳이 많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업무가 주어져서 움직인다는 것은 자발성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저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 그 업무를 묵묵히 수행해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런데 사람들엑 문제를 던져주면 손과 발이 움직이기 전에 일단 생각부터 합니다.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문제를 정형화시키기 위해서 고민도 해보고, 다른 문제 (Dual Problem)으로 변환시켜볼려고 노력합니다. 때로는 새로운 가정을 추가하거나 빼어서 문제를 간략화시켜보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은 결국 머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혹은 주어진 문제가 올바른가에 대한 검증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창조의 시작입니다. (몸으로 하는 창조행위를 격하시키려는 의미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창조'를 생각에 연결해서 글을 적는 것입니다.) 문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정형화를 마쳤다면 그것을 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수집하게 됩니다. 레퍼런스를 모을 수도 있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들을 모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결책을 찾거나 해결해줄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이 자발적인 행위입니다.

문제를 던져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팀/팀원들을 전적으로 믿는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호하고 어려운 문제가 그냥 주어졌을 때는 팀원들로써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럴 때는 (팀원으로써) 리더가 무능해 보이고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문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훈련해야 합니다. 모호한 문제라면 더 구체화시키고, 어려운 문제라면 쉬운 문제로 변환하거나 쉬운 작은 문제로 쪼개거나 해서 자신들이 감당할 수준으로 바꾸는 것도 일종의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리더가 단순히 문제를 던져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초짜들에게 문제를 던져줬을 때) 이런 문제 이해/해석의 과정에 동참해서 팀/팀원들의 역량을 키워줘야 합니다. 

대학원 지도교수님이 늘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문제가 어려우니깐 네한테 시켰지, 쉬웠으면 내가 그냥 다 풀었다.' 그때는 참 무책임해보이고 난감했지만 그렇게 믿고 맡겨준 것이 (성장을 위한) 일종의 배려였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익히는 것이 스스로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길입니다. 단지 업무만 부여하면 주어진 그 업무를 완수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투자한다. 그리고 결과를 성공 도는 실패다. 그러나 문제를 던져주면 그것을 풀기 위한 관련된 많은 제반 사항들을 검토하게 되고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하게 된다. 만약 문제를 제대로 못 풀었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다른 새로운 문제들을 풀기 위한 밑거름을 다지게 된다.

우리가 많은 어려움에 처하는 이유는 해답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올바른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다양함과 모호함이 산재한 현대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올바른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문제를 찾아서 팀원들에게 던져주는 리더라면 참 유능한 사람입니다. 문제를 찾았다는 것은 맥을 읽었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는 크고 작은 문제만 던져주는 리더가 한심스러워 보이기도 하겠지만, 불평하지 마십시오. 그런 능력을 가진 리더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처음부터 해결책을 주는 사람 밑에서는 일하지 마십시오. 스스로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팀원들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들고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지난 글에서 팀과 주변 환경을 읽는다는 것이 그런 문제를 찾아낸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사람들에게 움직여야하는 필요를 준다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문제를 준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합니다. ... 글은 이렇게 적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리더 밑에서 일하는 것도 힘들고, 그런 리더가 되는 것도 힘듭니다. 어렵다면 현재처럼 그냥 그렇게...

(요즘 적고 싶은 주제는 많아졌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막막한 것들도 있고, 또 바로 글을 적을 의지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제때 글을 적어나가지도 못하거나 아니면 한꺼번에 다양한 생각을 나열하다 보니 글에 깊이가 많이 부족해졌습니다. 저는 하나의 생각 (단어 또는 문장)을 가지고 길게 풀어놓다 보니 논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경우도 종종 있고, 사용한 예시가 이상한 경우도 있고, 글의 흐름이 이상한 경우도 있고... 이런 저런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습니다. 글의 전체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에만 집중해주시고, 그것을 시드로 삼아서 각자 고민해보고 제가 순간 느꼈던 그것이 맞는지 스스로 검증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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