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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9 네이버/다음의 구글제소. 그냥 숫자 이야기 Non-S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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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다보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피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이 글이 나에게도 그런 상황 중에 하나다. 내가 이 글을 쓸 이유가 전혀 없는데 또 쓰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낀다. 난 원래부터 의지가 약한 사람이니 내 충동에 따르겠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 절대 옹호할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그 회사를 비판할 생각도 없다. 그냥 숫자에 관한 얘기만 하고 싶을 뿐이다. 그 뒷 이야기는 나는 모른다. 아니, 크게 관심이 없다. 난 그냥 숫자에 끌린 것뿐이다.

 오늘 애플의 삼성 제소 이야기에 완전히 묻혀버렸지만, 지난주 국내 대표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이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제소했다. 구글 안드로이드OS의 시장지배권을 남용했다는 취지의 제소였다. 나는 이 사건에 별로 관심이 없다.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도 없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구나 정도만 알려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시장과 시장지배권 2/3
 여러 신문기사에 언급된 것을 보니, 국내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거의 70 %에 육박한다고 한다. 보통 특정 분야에서 시장지배권을 가진다고 말하면 특정 기업이 50%이상의 마켓쉐어를 가지거나, 소수의 기업들이 3/4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라고 한다. 안드로이드가 모바일OS 시장의 2/3를 차지하니 시장지배권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나머지는 iOS가 20%, WM이 10%, 그리고 나머지 RIM이나 심비안 등이 3%정도 차지한다 하더라) 그런데, 난 거짓말을 했다. 모바일OS의 2/3라니.. 이건 거짓말이다. 사실은 스마트폰OS 시장의 2/3가 맞는 말이다. 모바일 시장이라고 말하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피쳐폰이라 불리는 일반 핸드폰도 포함되고, MP3플레이어나 PDP 등의 온갖 포터블기기를 모두 아우르는 표현이다. 그런데 기존에는 MP3플레이어나 PDP 등이 자체 OS를 가지고 있었지만, 요즘은 그냥 iOS나 안드로이드OS를 임베드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스마트폰OS라기 보다는 포터블 스마트기기OS라는 표현이 맞는 듯하다. 어쨌던/그래서, 피쳐폰을 제외하고, 국내 스마트OS의 2/3정도가 안드로이드OS라고 한다. 요는 모바일시장에서의 시장지배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스마트기기시장에서 시장지배권을 가진다는 거다. 그런데, 피쳐폰에서 검색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뒤에 이어질 논의의 관점에서 보면 안드로이드OS의 모바일시장 지배권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닌 듯도 하다.

 모바일검색시장 15?
 전세계적으로 검색시장의 8~90%를 구글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곳이 몇 곳이 있으니, 바로 한, 중, 일 그리고 러시아 정도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70%, 다음이 20%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바이두가 75%정도 차지하고 있다(작년에 구글이 중국정부의 간섭 때문에 발을 뺄 당시만 하더라도 바이두의 점유률은 약 2/3정도였으나, 1년 사이에 10%이상 증가했다. 반대급부로 구글의 점유율은 1/3에서 20% 밑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50%정도가 야후재팬이 차지하고, 구글은 최근에 많은 상승이 있었지만 아직 3~40%정도로 2위 업체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도 구글이 약세를 보인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정확한 사실은 그냥 검색해보기 바란다. 그런데, 모바일에서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네이버의 검색점유률은 약 50%이고, 다음과 구글이 각각 15%정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트는 이보다 약간 낮은 10% 전후로 알고 있다. 이번 제소의 주요 골자는 PC 환경에서는 1~2%의 검색점유률을 가지는 구글이 모바일검색에서는 15% (PC검색점유률보다 10배정도 많음)의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구글이 안드로이드OS의 지배권을 남용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런데, 이거 수치 계산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모바일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점유률을 계산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 좀더 친밀하게 준비가 되었다면, 모바일검색시장에서의 점유률이 아니라, 안드로이드OS 상에서의 검색점유률을 따졌어야 했다. 만약, 비안드로이드OS상에서도 구글의 검색점유률이 15%를 넘긴다면 어떻게 보면 이번 제소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비안드로이드OS (그냥 iOS라고 하자. 어차피 비안드로이드OS = iOS일테니)에서 구글의 검색점유률이 15%를 많이 밑돈다면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이용해서 시장을 왜곡시켰다고 볼 수도 있을 것같다. 그런데, iOS의 사파리에 탑재된 기본 검색엔진이 구글이다. (물론, 사용자가 야후나 빙을 선택할 수가 있지만, MS나 야후 직원이 아닌 이상에야 누가 귀찮게 다른 엔진으로 바꿔서 검색하겠는가?) 이 점을 고려한다면 iOS 상에서도 구글의 검색점유률이 꽤 높게 나올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물론, 아이폰을 처음 구입했을 때는 사파리를 많이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사파리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그냥 다음앱스나 트위터 등에서 바로 URL을 클릭해서 웹브라우징을 사용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웹브라우저보다는 그냥 앱을 통해서 인터넷을 많이 즐기는 것을 고려한다면, 검색점유률은 또 다른 얘기가 될 것같다. 그나마 네이버가 50%, 다음이 15%를 유지하는 것도 사용자들이 네이버앱이나 다음앱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던 내가 궁금했던 숫자는 단순히 모바일검색시장점유률이 아니라, 안드로이드OS상에서의 검색점유률과 iOS상에서의 검색점유률을 따로 집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감으로 맹수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더 치밀한 데이터가 있어야 덫을 놓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OS가 탑재된 기기에서의 검색점유률을 따지는 것에 더해서, 구글검색이 기본미탑재 또는 기타 검색창이 기본 탑재된 옵티머스Q 등의 기기에서의 검색점유률 추이도 함께 분석했어야 했다. 이런 기기 (구글검색 미탑재 또는 기타검색을 동시 탑재 - 초기화면에서 큰 검색창을 뜻함)들에서의 검색점유률이 평균보다 낮다면 구글의 지배권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그러나, 역으로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높다면 논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종의 자가당착.

 공개와 공짜.
 구글 안드로이드OS를 설명할 때 '오픈'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보통 GNU 등의 오픈소프트웨어에서 사용하는 오픈의 개념을 그대로 안드로이드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난 늘 이게 맘에 걸렸었다. 그래서 다른 글에서 자주 안드로이드는 '프리' OS는 맞지만 '오픈' OS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분명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할 때 라이센스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프리, 즉 공짜 OS인 것은 맞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오픈소프트웨어처럼 안드로이드OS의 소스코드를 마음대로 수정해서 재컴파일할 수가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소스코드가 공개되었기에 가능한 얘기다. 그런데 그렇게 커스터마이징된 소스코드를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아주 극좌의 '오픈'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대부분 제조사나 이통사에서 안드로이드OS를 커스터마이징을 해서 시장에 내놓기 전에, 구글로부터 호환성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게 좀 맘에 걸리는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켜놓고 집에 갈려면 자습했던 내용을 검사받아야 된다는 거랑 비슷하다. 이 호환성 테스트에서 구글의 지배권이 형성된다. 물론, 그냥 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철저한 도덕군자들은 선생의 허락을 받기 전에는 제 스스로 아무 것도 결정을 할 수 없는 바보들이 아닌가? 구글로부터 인증을 받았다라는 그 단순한 마크를 달지 않으면 마치 커스터마이징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 걸로 소비자들은 인식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제조사들은 구글 호환성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둘째, 안드로이드OS 커널 관리는 구글에서 독점된다는 것도 맘에 걸린다. 일단 구글에서 진저브레드든 허니콤이든 기본 뼈대를 내놓은 후에야 개인들이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새로운 커널이 배포되기 전에, 개인들이 멋진 커스터마이징을 해놨더라도 전혀 새로운 배포판에는 포함될 수가 없는 구조가 극좌의 오픈과는 거리가 먼 것같다. 리눅스도 핵심 기관에서 판올림 커널을 배포하기는 하지만, 그런 판올림이라는 것이 사용자/개발자들로부터 받은 무수한 피드백과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일텐데, 안드로이드의 판올림은 이런 일반적인 오픈소프트웨어의 그것과는 다른 것같다. 그렇게 커널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오픈소프트웨어라고 부르는 것이 늘 이상하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이 문단의 내용은 내각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의 피드백 루프가 그렇게 오픈/투명한 것같지가 않다는 얘기다. 지난 2~3년의 시간을 되돌아 보면, 제조업체나 이통사들은 구글의 버전업만을 눈빠지게 기다렸던 것을 볼 수가 있었고, 또 그런 후속과정 후에야 다음 액션을 취했던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 구글 안드로이드OS는 '0' (zero, 공짜, 프리)은 맞지만 'O' (open, 오픈)는 아닌 것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연합 2:1
 또 다른 숫자는 네이버와 다음의 연합 전선이다. 바로 지난 주에 네이버를 견재하기 위해서 다음과 네이트가 MOU를 맺었는데, 이제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서 네이버와 다음이 연합을 취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끝맺을 때가 되면 내가 다니는 회사를 스스로 욕하게 상황이 발생할 것같아서 더 자세히 적지는 않겠다. (힌트: 단기적으로 보면 이번 구글제소는 다음보다는 네이버가 욕먹는 구조라는 것.)

 경험 1
 다음으로써는 과거에 비슷한 경험이 있다. 바로 MS가 PC  OS의 지배권을 이용해서 MSN 메신지를 끼워팔기식의 배포를 했을 때, 다음이 MS를 제소해서 좀 짭짤한 합의를 이뤘다는 거다. (더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 그 경험이 이번에도 작용했을까? 미래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과거의 성공일 때가 종종 있다. 
 
 관계 1:N
 이번 제소는 단순히 '네이버/다음 vs 구글'의 싸움만은 아니다. 이미 모바일시장에서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여했다. 단순히 검색포털은 아주 작은 일부다. 이번 거래에 잠재적으로 엮인 많은 스마프폰 제조사들이나 이동통신회사들, 그리고 수많은 앱개발자들이나 소비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서 구글과의 원만한 해결로 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이 아닐 거다. 일이 진행되면서 제조사/이통사와의 관계도 그렇지만, 궁극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진정 소비자들에게 멋진 가치를 전달해줄 수 있을까? 나만의 문제도 아니고, 나와 너만의 문제도 아니고, 우리 모두의 문제일 수가 있다. N이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

 ... 최근에 구글에 안 좋은 소리를 많이 했다. 그래도 난 구글을 여전히 좋아한다. 내가 이 회사를 나가게 되면, 그때 가장 많이 쓸 검색엔진은 구글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물론, 네이버나 다른 검색엔진회사로 이직하지 않는 이상은 그렇다. 난 여전히 구글 애용자다. 물론 구글보다 애플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애플과 비교되는 부분에서 구글을 더 가혹하게 욕하는 경향이 있음은 솔직히 인정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조건 옹호할 생각도 없었고 그렇다고 다른 회사를 무조건 욕할 생각도 없지만, 어쨌던 지금 구글이 90년대에 MS가 누렸던 그것들을 몽땅 그대로 물려받았으니 90년대에 MS에게 가했던 우리의 태도/방식이 지금 구글로 향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것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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