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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한 이슈가 뜨겁다. 불과 1~2년 전만하더라도 빅데이터가 화두였는데, 지금은 그 자리를 인공지능이 차지했다. 사실 빅데이터는 마케팅 용어가 가깝지만,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이라는 타이틀이 가진 역사만 되돌아보더라도 빅데이터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다양한 오랜 연구의 결과가 현재의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딥러닝과 함께 인공지능은 더욱 활짝 만개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 딥러닝 Deep Learning으로 보는 시각은 우려가 된다. 딥러닝이 인공지능을 진일보시킨 것은 맞지만, 딥러닝으로 인공지능을 대변하기에는 여전히 설명이 부족하다.

기술(의 진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다. 크게는 인류를 행복의 나라로 이끌 것이라는 긍정과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부정으로 나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미래학자, 전문가들의 전망과 우려는 긍정과 부정 그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다. 본인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보는 사람이지만, 당장 결론을 내라고 한다면 비겁하더라도 불가지론을 택하겠다. 기술의 진보는 확실하지만 그걸 통제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모르겠다.

조만간 있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의 대국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어쩌면 나의 긍정과 부정의 시각을 조율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세돌 9단이 이긴다면 기술의 긍정성에 더 가까워질테고, 그렇지 못하다면 기술이 가져올 암흑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것같다. 감히 예견을 해본다면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이긴다 하더라도 인간의 우위는 1~2년에 불과하다고 본다. 대승을 하든 겨우 이기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만 기계는 여전히 다중 목표 성취 (범용성)에는 취약하다는 점이지만, 그것도 멀지 않아 해결될 것이라 본다.

인공지능이 우려되는 것은 오직 인간 지능을 뛰어넘지 못할 때다. 어줍짢게 인간 지능에 가까워졌을 때는 인간의 어리석음만을 학습했다고 본다.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라면 아마도 인간의 마음, 즉 지혜를 터득했을 때다. 뛰어난 인공지능이라면 스스로를 파괴할 더 똑똑한 지능이 만들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인간만이 가진 어리석음이다. 그래서 극단적인 암흑 세계를 전망하지 않는다. 인간 위에 군림하는 기계가 만들어지겠지만, 기계 위에 기계가 군림하는 것이 실현된다면 그건 뛰어난 인공지능이 아니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은 인간으로도 족하다.

대부분의 기술은 인간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공장의 기계화나 자동화는 인간 노동을 줄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인간에게 휴식과 여유가 아닌 더 강화된 치열함만 줬다. 기계가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빼았았고, 쫓겨난 인간들은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린다. 기술이 가져다준 부는 극히 일부에게만 돌아갔다. 이게 로봇이 가져온 디스토피아다. 그 디스토피아가 바로 현재다. 단순히 10년 내에 인간의 일자리 몇 개가 사라질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궁극에는 모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기계를 소유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살아갈 방법이 없고, 그런 (시장을 형성하는) 인구가 없어진다면 결국 그 일부의 권력자 또는 부자들도 없어질 것이 뻔하다. 미래에는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그런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서 인간이 멸종하는 그런 디스토피아를 상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인공지능 또는 기술이 가져다준 부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최근 1세기 동안 이뤄졌던 기계화와 자동화 등에 따른 부의 편중이 향후에 계속 이어지고 또는 가속된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제시한 로봇의 3원칙으로는 인류를 지킬 수 없다. 기술을 발전시킨다 그리고 기술의 열매를 나눈다라는 인류의 원칙을 만드는 것이 인공지능이 이슈가 되고 실생활로 들어오고 있는 지금 논의돼야 한다. 당장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논의는 빨리 시작돼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로 인해 생긴 잉여를 사람들에게 잘 -- '골고루'는 아님 -- 나눠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결국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다. 인간을 지배하는 기계의 세상이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인간이 멸종한 세상이 디스토피아다. 어쩌면 그렇게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서 기계들이라도 여전히 살아남는다면 어쩌면 그게 더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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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아지트에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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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인공지능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사람으로써 최근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을 목격합니다. 여전히 빅데이터 분석이 큰 줄기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으로 그걸 덮어버리고 있는 것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불지펴졌던 딥러닝이 작년을 기점으로 메인스트림으로 나왔고,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이 다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핑크빛 미래를 기대하고 다른 부류는 빅브라더와 스카이넷으로 대표되는 고담시티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어떤 미래가 개척되든 나는 그 속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2008년도에 입사해서 가졌던 첫 개발자컨퍼런스 DDC[각주:1]에서 WHAC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즉, WI = HI + AI = CI에서 공통된 I와 부호를 제외한 표현입니다. I는 지능 즉 Intelligence를 뜻하고, WHAC는 예상하듯이 Web, Human, Artificial 그리고 Collective입니다. 즉, 당시의 웹지능은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결합물이고, 이는 바로 집단지능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불과 7년 전에는 적어도 사이버 세상을 지배하는 지능에서 인간의 역할이 기계의 역할보다 더 크거나 엇 비슷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알고리즘들이 존재했지만 가시적으로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그 후에 시간 공간 인간이라는 컨텍스트가 더욱 부각되면서 인간의 역할과 기계의 역할 사이의 균형이 생겼고, 후로 빅데이터나 딥러닝 등이 대두되면서 이제는 어쩌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보다 비가시적 세게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길은 멀지만 적어도 어제보다 하루 더 가까워졌고 작년보다 1년더 가까워졌습니다.

이런 시대에 인간이 변화된 역할에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과거 러다이트 운동처럼 인공지능에 반기를 들어야 하는가? 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넋 놓고 있다가 그저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안주하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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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KBS 시사기획 '창'에서 괜찮은 프로그램이 방영돼서 동영상을 공유합니다. '로봇 혁명, 미래를 바꾸다'

2008년도 발표자료 공유는 생략합니다. 회사 내부 얘기도 포함됐고 예전 거라서 좀 세련되지 않아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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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1. DDC, Daum Developer Conferenc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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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미래학자 또는 공상학자들은 21세기를 사비이보그니 로봇 등의 사이버네틱 & 로보틱의 세기로 예견했다. 그들의 모든 상상이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로봇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어릴 적에 상상하던 태권브이같은 로봇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지만 인간의 편의를 돕는 다양한 로봇, 기계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물리적인 로봇은 아니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또 다른 영역 (지식/사고의 영역)에서의 로봇의 등장은 더욱.... 감성.. 감성마케팅... 감성이 깃든 글에 추천을 하거나 호응을 한다.

 결국 감성이 인간의 것이라면 인터넷도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공간도 로봇의 지배를 받는 곳이 아닌 감성의 장인 것이다.


 벌써 2달 정도 전에 '인터넷 시대 = 감성의 시대'라는 명제가 떠올라서 글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전혀 진행을 시키지 못했다. 그냥 '인터넷과 감성'이라는 주제는 Open Question으로 두겠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트윗질도 결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트윗에서 밝혔듯이 생각의 축약에는 능해졌지만 생각의 확장에는 서툴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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