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밴드를 끼며

Gos&Op 2015.04.15 1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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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자 (기억하자)'는 의미의 노란 밴드를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고 왼 손목에 끼웠습니다. 2011년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읽은 이후로 '분노하라 INDIGNEZ-VOUS!'라는 문구가 새겨진 밴드를 계속 끼고 있었는데, 오늘 여기에 '기억하라 20140416' 밴드를 추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일이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정확히 1년 되는 날입니다. 회사 출근해서 본 뉴스를 오보라고 생각했고, 바로 올라온 '전원 구조'라는 속보를 보면서 그냥 그런 해프닝으로만 끝날 것같았던 그 사건이 정확히 1년 전에 발생했습니다. 시간은 부질없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아직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책임도 사라져버렸습니다.


새로운 노란 팔찌를 손목에 끼우면서 내가 이것을 언제까지 끼고 있어야 할까?라는 의문에 앞서, 과연 이게 마지막 팔찌일까?라는 불안한 의구심이 먼저 들었습니다. 어느 날 파란 팔찌를 끼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고, 녹색 팔찌가 필요해질지도 모릅니다. 왼쪽 손목이 부족해서 오른쪽 손목까지 내어줘야할지도 모릅니다. 끝이 없는 우리의 비극은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민주 대한민국을 열망했던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고문 당사자들은 여전히 사회 고위층에 올라있고, 그 사건을 조사하면서 진실을 덮어버린 검사가 지금 대법관 후보로 추대되어 인사청문회를 기다리는 것이  2015년의 대한민국입니다. 쿠테타를 일으키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군부 독재자들이 여전히 이 땅에서 대접받고 있으며,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축재하고 높은 자리를 꽤차고 있는데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곳이 대한민국입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에도 제대로 맞서지도 않고, 여성가족부에서 펴낸 교육용 교재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마치 '몸을 팔다온 여성'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지금 돈을 받아쳐먹은 인간들이 높은 자리에서 오리발만 내밀고 있고, 대통령은 그런 간신들을 제대로 쳐내지도 않고 오히려 중용하고, 세월호 1주년 추념일에서 보여줘야할 국모의 역할 -- 소위 말하는 "국격" -- 을 내팽게 치고 있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만델라의 장례식보다 작은 섬나라의 독재자인 리콴유의 장례식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그 사람...

이런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세월호가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그런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 또 다른 팔찌를 끼우는 날이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몇 개의 팔찌를 더 끼우고 나서야 모든 것을 털어버릴 수가 있을까요? 

그 때 또 다시 나의 손목을 내놓을 것이다. 우울하고 슬프다.

나에게 묻는다.
언제까지 봉사, 귀머거리, 벙어리로 살아갈 것인가?
기억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보고 듣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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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인의 부탁을 받고 독서동아리의 토론회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에 있는 제주살래 (http://www.jejusallae.com)라는 곳인데, 독서동아리인데 협동조합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회원은 약 30명인데, 어제 모임만으로 판단하건데 제주로 이주해온 분들을 중심으로 친목 및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듯합니다. 제주에는 괸당이라는 토착민들의 끼리끼리주의가 있는데, 어쩌면 그런 것에 반해서 이주민들 사이의 공동체가 아닌가라는 오해 아닌 오해도 해봅니다. 
* 책을 좋아하고 제주 남원 쪽으로 이주하시는 분은 참가해보세요. 항상 열려있는 공동체고, 아래 사진처럼 길가에 그대로 개방되어 문턱이 낮습니다.

토론회 중... 초상권을 위해서 일부러 흐릿한 사진을 택했다는 것으로 인물 사진를 못 찍는 것에 대한 핑계를 대신한다.



말랑말랑한 독서토론회를 마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전 설명을 하자면 모임 중에 입도한지 반년이 조금 지난 촛불부부가 있었습니다. MB정권 때 촛불집회에서 연이 되어 커플이 되신 분들입니다. 그러니 성향(?)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고, 서울에 있는 또는 페이스북에 연결된 지인들이 대부분 비슷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부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그런 생각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그들은 제주에서의 삶이 너무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개인의 행복을 남에게 알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배낚시를 나가서 ‘나 지금 배낚시하러 왔다’라고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미안해졌습니다.

지금 서울에 있는 지인들은 세월호 등의 여러 이슈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있고, 집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는데… 그 중간에 ‘여기 제주’라는 행복한 모습을 사진을 생뚱맞게 공유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제주에 와서도 여전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지만, 나만 동떨어진 세상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에 죄스럽다고 합니다. 살벌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는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것은…

반은 좋은 목적으로 여러 사진을 가벼이 공유하고 있는 제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나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가?

시절이 어려울 때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이상화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겠지만 봄이 봄이 아닙니다. 개인의 행복도 처참하고 잔인한 (이웃의) 현실 속에서 행복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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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사 Bloomburg에서 2014년도에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R&D 투자, 제조능력, 생산성, 하이테크 밀집도, 고등교육 효율성, 연구원 분포도, 특허 등록 등 7개 부분으로 나눠서 평가했는데, 생산성 부분만 33위로 다소 낮을 뿐 다른 항목들은 2~6위로 골고루 상위권을 차지했다. 개별 항목에서 (특출나게) 1위를 한 것은 없다. 실제가 그렇든 아니면 그냥 자조든 대한민국하면 창조성이나 혁신이 뒤떨어진 나라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평가가 나왔는지 의아하다. (이미 국내 언론사들을 호들갑을 떨었다.) ** 참고. Bloomberg: Most Innovative in the World 2014

(어제) 낮에 우연히 TED 동영상을 하나 시청했다. Andreas Schleicher가 2012년에 발표한 “Use data to build better schools”이라는 동영상인데, 제목과 같이 교육 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고 발표 내용 중에 아래와 같은 자료를 젯했다. 뒤쪽에 하이라이트된 곳이 대한민국이다. 즉 대한민국은 현재 학업 성취도가 매우 높다는 얘기다.

"TED: 더 좋은 학교를 구축하기 위한 데이터 사용하기" 동영상에서 캡쳐함


문득 떠오르는 또 다른 장면이 있다.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종종 공개연설에서 우리 나라의 교육 수준 및 학구열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호들갑을 뜬 참고 기사들은 그냥 다음에서 검색해서 보기 바란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아침에 블룸버그의 가장 혁신적인 국가를 랭킹한 것도 그렇고, TED 동영상이나 오바마의 연설에서 한국의 교육 수준이 높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면... 수치로 보여지는 대한민국은 참 환상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상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이 그냥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으로 대한민국을 칭송하는 것을 보면 참 기가 막힌다.

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즉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이 얼마나 낙후되어있는지를 잘 알고 있을 거다.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공교육은 무너지고 대부분 사교육, 즉 학원과 과외로 채워져있다. 체육이나 음악/악기, 미술 등의 다양한 인성교육보다는 국영수에 대부분 치중되어있다.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으로 대변되는 닭장에 가둬서 사육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다. 창의성이나 다양성, 자율성과는 전혀 먼 주입식 교육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수치로만 보여지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참 환상적인가 보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하루에 12~14시간 이상을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고, 공부만이 살길이라며 가계소득의 상당액을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 모습에서 학구열을 느끼는 것같다. 물론 단기적으로 그런 노력의 결실로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부에서도 스스로 비판하는 비정상적인 교육 현실이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같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미국에 사는 중국인 부모의 Tiger Mom도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비정상화를 논하기에 앞서, 이런 인식의 부조화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시간 및 투자액 등) 수치에 함몰되어 숨겨져버린 학생들의 인권, 개성, 다양성, 자율성 등은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가?

갑자기 며칠 전에 본 글이 생각난다. 리가르드 IMF 총재가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게 한국은 스웨덴과 함께 학업성취도가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었는데, 김용 총재는 8시부터 11시까지 공부한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리가르도 총재가 하루에 3시간만 공부하고도 이런 성과를 내는 것에 놀라했다는 일화가 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 이해했을 거다. 위의 11시는 밤 11시라는 것을...

앨빈 토플러가 말했던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는 말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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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후진국

Gos&Op 2014.01.15 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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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밤에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으로 계신 임정욱님이 올린 '휴고 바라의 중국 인터넷마켓 이야기'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중국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둘 내용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 중국의 IT시장은 한국보다 저만치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은 우물안의 IT강국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지금 여기서 굳이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인터넷실명제 (이건 위헌 판결받았으니) 등의 각종 규제나 한국만의 스스로 만든 고립/갈라파고스를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연초의 보험회사 긴급 출동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은 이미 공유한 바가 있다. 당시에는 그저 '만약에'와 선택에 따른 결과에 대한 이야기만 적었었는데, 중간에 빠진 내용이 하나 있다.

바쁜 사람들을 위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인터넷과 모바일기기 (스마트폰)이 전국에/저변에 늘리 퍼져있다는 환상이 있는데, 정보 격차 또는 정보 기기의 사용 격차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이 허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험사에 전화를 했을 때, 긴급 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름이나 현재 위치 등의 고객 개인정보를 이용해야 된다고 한다. 당연히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당연히 허락했다.

그런데 연락을 한지 30분이 넘도록 기사님은 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에 오지 않았다. 오지 않았다기 보다는 오지 못했다. 나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의 상태가 어떤지 알아야지 적당한 구조장비를 챙길 수 있다면서 사진 두장을 요구했다. 그래서 아이폰을 꺼내서 자동차가 빠져있는 상태를 찍어서 기사분께 보내줬다.

그런데 현재 위치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것같아서 지도앱을 실행해서 현재 위치를 캡쳐해서 같이 보내줬다. 현재 위치를 URL로 공유했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캡쳐한 사진과 말로 설명한 것을 조합하면 별로 어렵지 않게 장소를 찾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렇지만 30분이 넘도록 기사분은 오지 않았고, 몇 차례 전화 통화만 있었다. 결국 구조는 되었지만...

현장에 오신 기사분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였다. 그런데 현장 사진 및 해결 후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그가 꺼낸 핸드폰은 2G 폴더폰이었다. 아이폰은 아니더라도, 그 흐하디흔한 안드로이드폰정도는 예상했는데... 만약 넓은 화면의 스마트폰이었다면 내가 보내준 지도를 보고 더 쉽게 찾아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보험사에 제공한 위치정보는 GPS가 아닌 이통사 기지국을 기준으로 한 것같다. 만약 이런 서비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보험사에서 SMS로 URL을 하나 보내주면 그것을 클릭하면 정확한 GPS 위치를 서버로 제공해주는 거다.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시 외곽에서는 정확한 위치를 알려줄 수 있었을텐데... 그래서 좀 더 빨리 구조되었을텐데...

아주 오래 전에 나 스스로를 일종의 '선지자'라고 표현했다. 좋은 의미의 선지자는 아니다. 얼리어댑터는 아니지만, 나름 최신/최첨단의 기기들이나 서비스들을 사용하고, 이제 남들이 많이 사용할 때 즈음이면 흥미를 잃어버리고 다른 것을 찾아보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IT 선지자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나와 같은 행동이 일반 대중들의 그것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대중들이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는 나는 이미 흥미를 잃어버려서 나의 인사이트가 다수의 인식과 맞지가 않다는 거다. 그래서 스스로를 잘못된 선지자라고 표현했던 거다.

대한민국의 일부 지식층이나 전문가를 선지자로 묘사했다. 대중과는 분리된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나같은 사람들이 이 나라의 서비스를 만들고 주도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대중은 왜 이런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왔는지 이해를 못한다. 필연적으로 애용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용하지 못/안한다. 일반 대중의 눈 높이와 삶에 맞춰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돌아오는 당연한 실패다. 전국민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경험에서는 그 인식과 반대되는 현상을 자주 겪는다. 긴급호출도 그런 경험이었다.

대한민국은 IT강국이라고는 하지만, 특히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는 IT 후진국, 아니 미개발국이다. IoT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규제와 문화 그리고 삶이라는 측면에서 말하는 거다. Uber가 들어와서 규제를 받는다. 공인인증서나 액티브X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라딘의 카드 결제가 막혀버렸다. airbnb나 lyft같은 서비스를 한국에서 시작한다면 각종 이권단체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법적인 규제를 받을 거다. 다양한 모바일 결제는 거의 불가능할테고 당연히 모바일 생태계가 비정상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형성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여러 가지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이걸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거라며 계속 미루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마켓 이야기와 연초의 경험이 결합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그래서 조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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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경제학에 수년동안 우려먹은 용어가 하나있다. 바로 Trickle-down effect, 즉 낙수효과라는 거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대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임금도 늘어나고 중소하청기업에 많은 일감을 몰아줘서 그들의 근로자들도 월급을 많이 받고, 그러면 경제력이 생긴 그들이 또 동네 상권에서 많은 생필품을 사게면 저절로 나라 전체에 돈이 돌게 된다는 이론이다. 케인스주의가 물러나고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한 친기업/친시장중심의 자유주의 경제학에서 내세오는 모든 논리의 이면에는 이 트리클다운효과를 논리로 내세운다. 금리를 내려서 수출기업에 이득을 줘야된다거나 법인세를 인하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된다는 등의 대부분의 정책들의 밑바탕에 깔린 논리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사정에서 보듯이 실제 대기업으로 유입된 자금은 극히 일부만 다시 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 많은 물이 폭포에서 흘러넘치면 그 물이 개천을 이뤄서 바다까지 흘러가지만, 조금의 물만 흘러넘쳤다면 개울을 이루기 전에 모두 증발해버린다. 그래서 경제의 낙수효과를 누릴려면 대기업의 벌어들인 이윤의 많은 부분들이 중소하청기업이나 근로자들에게 전이되어야 했는데, 대부분은 주주나 경영진 일부에게만 몰렸기 때문에 이론적으로/허상으로 설명한 트리클다운효과가 실상에서는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서론이 길었다. 트리클다운효과라는 용어를 들으면 으레 비판적 사고가 발동해서 그렇게 되었다. 오늘 임정욱님 (@estima7)께서 '코닥의 몰락에도 살아남은 로체스터시'라는 글을 올리셨다.  요약하자면 코닥이 파산보호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쌓아놓은 공생관계로 인해서 코닥을 중심으로 개발된 기술들과 인재풀이 넘쳐나기 때문에 로체스터시는 코닥이라는 대표 기업을 잃었어도 계속 생명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맥락으로 노키아의 몰락에도 핀란드 경제는 여전히 건실하다는 사례도 함께 적고 있다.

 이쯤에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던질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까?''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이것에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삼성이 망해도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는다는 견해에 더 수긍이 간다. 그러나 소위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미 대기업의 이권에 결탁되어있기 때문에 대마불사의 논리로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코닥이 망해도 노키아가 망해도 로체스터시와 핀란드의 경제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정말로 문제가 없을까?

 코닥이나 노키아의 경우와 삼성의 경우는 확실히 다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코닥과 노키아는 중소하청기업들과 공생관계를 잘 이뤄놨다. 그리고 주변의 연구개발 환경 (대학 및 연구소)도 잘 갖춰졌기 때문에, 코닥이나 노키아에 굳이 목을 메지 않고도 그들 스스로의 기술력으로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자생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대기업의 횡포가 참 심하다.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거의 주종관계에 가깝다. 상생이니 공생이니는 불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력 및 인력 착취다. 거의 흡혈귀에 가깝다. (최근 이털남 22회(이슈털어주는 남자)에서 이 문제를 다뤘으니 들어보시기 바람) 중소기업에서 힘들게 연구개발한 기술들을 (또는 그런 기술을 보유한 인재들을) 대기업은 제품판로를 무기로 거의 무단으로 착취해버리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들은 인력과 자본을 투자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려는 시도도 하지 않게 된다. 이래저래 중소기업들은 기술력과 인력이 고갈된다.

 삼성이 망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이 망한 이후에 그 밑에 있던 중소기업들은 자체 기술력과 인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생력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삼성 등의 대기업에서 (망한 이후에) 그런 중소기업에 수급해줄 고급 기술력이나 인력이 많이 갖춰졌나?라고 무어본다면 이 부분도 의문이 든다. 코닥이나 노키아의 경우는 주변 여건도 좋았지만, 코닥 및 노키아에서 흘러나온 고급인력들이 새로운 기업들을 꾸려나갈 것이 뻔하다. 그런데 지금 삼성 등의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흘러나온 이들이 제대로된 회사를 창업할 수 있을까? 대기업 명퇴자들이 대부분 기존의 중소하청기업에 그저그런 관리직으로 취직하거나 동네상권에서 닭을 튀기고 있는 현실을 봤을 때, 대기업이 망한 이후에 기술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이 쏟아져 나올까?라는 의문이 나만의 의문이 아닐 거다. 과연 그 거대 기업들은 제대로된 기술력과 고급인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쉽게 중소기업을 후려쳐서 납품단가를 낮추고 그들의 개발한 기술력을 착취하는 구조에서 대기업의 직원들은 기술개발에 매진할까? 아니면 손쉽게 하청기업의 기술력을 흡수하는데 매진할까? 결국 자기 기술도 없이 규모만 키운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대기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망한 이후에 고급기술 및 인력이 수급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갖지 않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제껏 삼성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삼성이 망해도 나라가 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대마불사의 논리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삼성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은 제대로 살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어느 악의 축을 하나 제거하거 나서 처음부터/제로베이스에서부터 다시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서 기술력과 인력의 수급을 기대할 수는 없더라도, 제대로 된 경쟁체제와 문화는 재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밝은 미래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삼성이나 현대 등의 대기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들의 현재 보여주는 모습이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 고귀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정해진 규칙만이라도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정당하게 규칙만이라도 잘 지켜준다면 나는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을 응원할 것이다. 그런데... 규칙도 없다. 규칙이 있더라도 그들만을 위한 규칠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규칙도 잘 지켜주지 않는다. 그래서 삼성이 망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즉흥적으로 글을 적게 됩니다. 감정조절도 힘들고... 이 포스팅이 언젠가 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만,.. 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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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nnis 2012.02.14 19: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핀란드의 노키아 사례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대기업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기 까지는 아니어도 큰 혼란에 빠질 것은 자명합니다. 그 많은 인력들이 제2의 다른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겠죠 (아주 큰 인력 도매시장이 형성되는..). 창의성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실행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세상은 그저 다른 우산 밑으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없을 겁니다. 정말 큰일입니다..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02.14 21: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살아남을 이는 살아남고 그냥 사라질 이는 사라지는 게 이치... 어쨌든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

  2. BlogIcon 마당쇠 2012.02.14 20: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우가 망한게 한국의IMF를 불러온 가장큰이유중 하나죠.
    또하나. 한국의 벤쳐들.... 삼성출신이 가장 많습니다.
    노키아??? 아직망하지않았죠??? 조금씩 사그러들어갈뿐....
    그런 좋은나라에 있는 (뛰어나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있는)노키아가 왜 망해가는지도 설명좀.....
    하늘으이 파란데 빨갛다고 우길수있습니다. 아침,저녁에 좀 빨가니까....
    예를들수는 있지만 빨갛다고 우기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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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이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증상에 따라 약을 짓는 방법"이라고 되어있다.

현재의 문제점 1. 처방은 병의 증상에 따라 약을 짓는 것인데, 병의 증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근원적이던 미봉책이던 어떤 처방을 내어놓더라도 제대로된 처방전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문제점 2. 1에서 밝혔듯이 병의 증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그걸 알려주겠다. 지금 대한민국 - 특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 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이미 사망 - 그게 서거가 되었던 자살이 되었던 모르겠으나 - 했다는 거다. 어쩌면 내가 잘못 파악해서 식물인간을 사망으로 오진했을 수는 있다. 그래서, 이게 식물인간이 되었던 사망이 되었던 처방이 필요가 없다는 거다. 여기에 어떤 처방을 하더라도 식물인간이 깨어날 것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예수님처럼 부활할 것같지도 않다는 거다. 식물인간이 깨어나가나 죽은 이가 부활하는 것은 신의 영역에서 해결될 문제기 때문에 인간도 아닌 설치류가 어떻게 감히 신의 영역에서 설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떤 제안을 내더라도 신성모독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딱히 내세울만한 해결책이 없다. 스스로 신이 아닌 돌팔이였다는 걸 인정하고 물러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게 최후의 그리고 최선의 그가 제시할 수 있는 근원적 처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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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onox2.tistory.com BlogIcon 샤아♡ 2009.06.21 13: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늘 뉴스 떴는데 '여건되면' 입장 표명 하겠뎁니다.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09.06.21 14: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건이 만들어진 지도 꽤 되었죠. 입장표명이 근원저 일 수도 없고 처방도 되지 않을 거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커지는 거죠.

  2. Favicon of http://nandaro.tistory.com BlogIcon nandaro 2009.06.21 14: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푸하하~
    눈가리고 아웅하는 짓거리는 이제 좀 질려요 -_-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09.06.21 14: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서 대토령은 전국민들을 위한 최고의 개그맨인 거쥐... 식상한 개그를 너무 우려먹어서 문제지만...

  3. 2009.06.22 12: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TV뉴스를 보면 더 한심합니다.
    거의 모든 TV뉴스가 이번 인사에 대해서 단순사실만 이야기하고 정부측을 옹호하고 있네요..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09.06.22 15: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서 블로그와 트위터, 유튜브 등이 더이상 대안미디어가 아니라, 주류 미디어로 나서는 거죠.

  4. Favicon of http://hyosoon0310@hanmail.net BlogIcon 김효순 2009.06.22 2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약이없는데 돌파리를 믿는사람도 많은 모양이다
    얼마나 약장사하고 밑천없이 하야할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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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생각할수록...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역사를 더 오래 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지만,
서양문물이 물밀듯 들어오던 구한말이나 주권이 침탈되던 그 시기를 누군가 격변의 시기였다고 부럴 것이다.
또 다른 이들은 일제강점기를 격변의 시기로 묘사할지도 모르겠다.
광복, 정부수립, 그리고 분단이 고착화된 전쟁의 시기를 격변의 시기로 정의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후의 많은 민주화운동들이 전개되던 그때를 격변의 시기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70년대 말에 태어나 민주화운동의 끝자락에 대한 기억은 철부지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후의 올림픽이니 IMF니 월드컵이니 뭐 이런 사건들만이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철부지였기 때문에, 학생이었기 때문에, 공돌이였기 때문에 사회를 몰라도 되었던 그 시절이 그립지만은 않다.
바보를 떠나보내면서 "배고프게 그리고 바보처럼"이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런 의미도 없던 이가 갑자기 그리워진다.
욕할 수 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실망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핑계를 댈 수 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역사가 말하는 격변의 시기들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이 시기의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다.
내 기억이 이 시대의 기록이요, 우리가 이 시대의 증인이다.
그때가 최고의 시절이 아니었고 또 그때가 최악의 시절이 아니었다.
내게 남겨진 몫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그러나 오늘도 기억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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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현실입니다. 오늘 글이 궤변과 변명으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잦아졌지만 2008년도를 설명하는데 아고라 신드롬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고라의 기본 구조는 누군가 의견을 개진하면 그 글/생각을 읽은 많은 네티즌들이 의견 동조 또는 의견 반대를 찬/반 투표해서 많은 관심을 받은 글들을 일종의 베스트글로 뽑아서 메인화면에 보여줍니다. 그런데, 최근에 아고라 추천 방식을 One-IP-One-Voting으로 변경한다는 공지가 떴나 봅니다. (다음뷰에서는 예전부터 취했던 방식이며, 당연히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닌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최근 구글 YouTube에서 대한민국 내의 서비스에 대한 실명제를 거부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두 사건을 통해서 어떤 분이 '구글과 반대로 길을 걷는 미디어 다음'이라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그분의 의견에 반대를 해서, 또는 난상토론을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적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너무 높은 장벽에 막힌 현실이 슬퍼서 글을 오립니다.

 인터넷 포털업체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써, 그리고 일반 평법한 네티즌으로써 구글의 실명제 거부를 환영합니다. 그렇지만, 한참 논란이 될 무렵에 적은  예전 글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구글에게 대한민국이란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구글이 국가별로 이중잣대를 들이대었던 이력은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때론 용기있는 행동도 있었지만, 때론 비겁한 결정을 내린 적도 많이 있었죠.) 구글이 판매하는 서비스의 대상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거의 전세계 모든 나라들입니다.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더 까칠하게 말해서 전세계 모든 나라 중에서 대한민국이 구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현재로썬) 거의 0%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구글에게 대한민국 정부의 이상한 요구를 바로 들어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법으로 제정이 된 것도 아닌, 이상한 사이비집단인 방통위의 결정이 구글의 입장에서는 콧방귀도 뀌지 않을 요구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구글의 모든 (localized) 서비스들을 접는다고 해서 구글로써는 별로 타격을 받을 것같지가 않습니다. (대놓고 말해서 스폰서링크/애드센스 판매 외에는 대한민국이 구글로써는 별로 매력적인 국가도 아닙니다.) 이것이 구글의 힘일 수도 있고, 구글의 오만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네이버는 어떨까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몇몇 지역에 지사를 두고는 있다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를 대한민국에서 운영하는 국내의 포털들에게 대한민국정부 그리고 방통위의 결정이 미칠 영향력은 어떨까요? '영혼을 파느니 차라리 서비스를 접어라'라고 다음이나 네이버에게 쉽게 요구할 수가 있을까요? ... 구글은 개념이 충만해서 실명제를 거부했고, 다음이나 네이버는 개념이 없어서 댓글제한, 실명제수용, 정보제공 등의정책을 취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네이버 등이 사익을 추구하듯이 구글도 사익을 추구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는 악이고 다른 것은 선이지 않습니다. 이 둘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습니다. (단순히 애국심 마케팅을 위해서 글을 적는 것도 아닙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의 많은 정책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단순히 구글이 칭송을 받아야할 정당한 이유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구글이라는 회사를 엄청 좋아라하지만,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지 그들의 영혼까지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영혼을 팔지 않아도 되는 그런 개념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하나의 악과 하나의 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악이고 또 모든 것이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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