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12.31 대선과 대첩 이후
  2. 2012.12.22 30대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나요?
  3. 2012.12.21 실망하나 감사둘
  4. 2012.12.20 구멍난 가슴에...

대선과 대첩 이후

Gos&Op 2012.12.31 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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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온-오프 믹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명이 꺼지고 장막이 처지면 연극은 끝난다. 그러나 우리의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년의 마지막을 씁쓸하게 장식한 두 개의 이벤트도 벌써 기억의 저편으로 멀어져 간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었고 꿈이었고 마지막 보루였는데 그 씁쓸함이 오래 갈 것같다.

19일 낮에 이 글을 적기로 마음 먹었지만 아픔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고, 24일에 방황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글을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21세기 정보화 지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벌인 페스티벌의 한계를 보면서, 좌절과 기대를 동시에 갖게 된다. 잘 준비된 행사도, 얼떨결에 급조된 행사도 완결성이 부족하면 재앙과 같고 후폭풍이 거세다.

대선과 대첩 당일에 공통적으로 대한민국의 페스티벌/축제를 생각했고, 온오프믹스에 대한 과제를 보았다. 누구나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스마트폰 하나 정도는 들고 다니는 2012년의 대한민국 모습은 오히려 미개해보이기도 했다. 주어진 환경과 도구를 더 잘 이용할 수도 있을텐데, 그리고 기업이나 개인들은 그런 가능성을 잘 이용하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오프라인 축제를 마련하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좀더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20세기 우리의 선거는 전쟁이었다. 민주주의가 자생한 것이 아니라 광복과 함께 그냥 이 체제를 받아들였다. 좋음이나 적합함 등의 가치판단의 시간도 없이 미군정 이후에 바로 제헌헌법이 만들어지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아서 민주공화국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우리의 선거는 전쟁이었다. 당선을 위해서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관권선거, 금권선거, 부정선거 등의 유혹은 이어졌다. 아직도 그 관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우리의 선거도 전쟁이 아닌 축제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전쟁으로 간주하는 무리도 있지만 내가 경험한 주변의 일반 국민들은 대선을 마치 축제를 즐기듯이 즐겁게 참여하는 것을 보았다.

신문 방송의 독점에서 벗어나 블로그나 팟캐스트, SNS 등으로 즐겁게 정보를 교환하고,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책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지지선언을 하고, 또 그들에게 후원금도 보내는 것을 봤다. 나 어릴 적에는 선거유세가 있으면 사람들을 동원해서 유세장을 채워넣었는데, 이제는 자발성이 담보가 되지 않는 그러니까 즐겁지가 않은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소리통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나의 축제 도구가 되었다. 즐겁게 말 한마디 한마디를 전달하고 그리고 경쟁하듯이 사진을 찍어댄다. 유원지에 놀러온 이들과 차이가 없다. 선거일에도 각자가 투표인증샷을 찍어서 올리고 친구들에게 전화로 문자로 메시지로 투표를 독려한다. 관에서 시키지도 않았고 동원하지도 않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결과가 발표된 후에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려고 대중의 지혜를 모은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소셜기능을 제대로 갖춘 투표독려 서비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다. 특정되지 않은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투표독려메시지를 뿌릴 것이 아니라, 목록에 저장된 친한 친구들에게만 메시지를 보내도록 제한할 수도 있다. 투표인증샷도 불특정 다수가 아닌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서로 라이크를 해주면 된다. 인증샷이 없거나 투표함으로 상태변경되지 않은 지인들에게만 계속 독려메시지를 보내도록 하면 된다. 이미 투표를 다 했는데 계속 투표하라고 보내면 그것도 짜증을 유발하는 투표공해가 된다. 친구들끼리 후보자들의 공약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기능을 넣는 것도 의미가 있다. 투표밋업도 가능하다. 투표날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서 함께 투표하고 뒷풀이를 하는 거다. 투표를 매개로 친구들끼리 얼굴을 보고 근황을 나누는 것을 돕니다. 많은 식당들이 투표확인증을 보이면 할인이나 무료 음식제공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을 봤다. 그런 것도 투표독려 서비스/앱에 통합시키면 재미있을 거다. 굳이 투표확인증을 보일 것이 아니라 등록된 가게에 입장하면서 체크인을 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투표인증샷을 보여주며 서비스를 받는거다.

지난 가을에 우리는 T24라는 재미있는 페스티벌을 경험했다. 그래서 우발적으로 기획된 크리스마스 이브의 솔로대첩이 내심 기대가 되었다. 재미있는 축제가 대한민국에 생겨나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미국의 버닝맨 축제와 같이 우발적으로 만들어진 페스티벌을 갖게 된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2회 대첩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단발 이벤트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행해져야지 페스티벌이 된다. 그냥 행사만 있고 준비가 없으니 관심은 끌었는데, 영 찜찜하기만 하다.

실시간 동영상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후기/반응을 보면서 대첩을 위해 잘 만들어진 서비스/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사전에 참가희망자들은 자신의 신상을 등록하고 원하는 이상향을 등록해 둔다. 이벤트 전에 프로필을 보면서 만나보고 싶은 이성을 찜해두거나 시스템이 적당한 후보자들을 추천해준다. 그래서 이벤트 당일에 대첩앱을 실행시키면 실시간으로 찜해뒀던 이성들의 위치를 보여주고 그 위치를 보고 상대에게 찾아가도록 한다. 부록으로 가장 찜을 많이 받은 킹카퀸카를 선정해서 주최측에서 소정의 선물이나 데이트 비용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마음이 맞는 이성을 찾았다면 주변의 다양한 데이트코스도 가이드해주고 행사를 후원하는 (대선밋업에서처럼 미리 등록된) 주변 식당이나 카페로 이들을 이끌어줄 수도 있다. (할인쿠폰 등)

대선과 대첩을 겪으면서 잘 정비된 온-오프 믹스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목적을 가진 페스티벌이라면 더 철저히 준비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결과도 긍정적이어야 한다. 선거 캠페인이 하나의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에 다음에는 좀더 준비된 토털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페스티벌인 대첩에서는 너무 자발성에 모든 것을 맡겨버려서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만 남겼다. 좋은 성과가 있었다면 정기 축제가 될텐데 내년에도 행사가 기획되더라도 누가 참가할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보급률로 IT강국의 정도를 매길 수는 없다.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진정 강대국이냐 후진국이냐가 결정된다. 스마트라이프를 위해서 스마트폰을 든 사람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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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정도가 지나고 글 하나정도만 적으면 모든 게 끝날줄 알았는데 여전히 힘듭니다. 그래서 글 하나 더 적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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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눈물이 많습니다. 겉으로 강해 보이지만 속으론 많이 여립니다. 그걸 감추려고 일부러 더 강한 척합니다. 혼자 영화를 보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면 어느 샌가 눈물 한방울 떨굽니다. 주변에 조금 싫은 소리를 하고 나서 이내 맘이 편치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렇게 눈물을 흘릴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의 눈도 살피지 않고 그냥 막 쏟아내고 싶습니다. 몸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엉어리져있는데 그걸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출근을 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하루를 보내고, 휴가를 내고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뒹굴도 하고, 그리고 오늘은 아침에 사람들과 만나서 축구도 하고 그렇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의 전대원님의 '30대의 눈물 "20대를 안아주고, 울고 싶다"'를 다 읽고 나서 그냥 감정이 북받쳐 오릅니다.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언제가 또 시간이 흘러서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어 오늘이 생각나면 또 눈물을 떨구게 되겠죠?

결과가 발표된 당일에는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에 나오는 '구멍난 가슴에'라는 노랫말이 귓가를 맴돌았는데, 이제는 박혜경의 '하루'에 나오는 '웃고 있어도 자꾸 눈물이 나요'라를 노랫말이 귓가를 맴돕니다.

3일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한번 붕괴된 멘탈은 쉬이 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인생에서는 롤백이 불가능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허탈, 분노, 측은, 그 다음에는 무기력...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선은 바뀌지만 여전히 엉어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지금의 심정으로는 다가오는 설명절에 고향에도 못 내려갈 것같습니다. 그 땅 -- 붉다 못해 시커멋게 타들어간 그곳 -- 을 어떻게 웃고 밟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일가친지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거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힘듭니다. 지금 느끼는 이 상실감과 패배의식은 그들에게는 승리의 기쁨일뿐인데, 어찌 그들과 웃으며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겠습니까? 당장 어머니께 전화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무릎을 끓는 것같은 기분입니다.

지난 글에서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경계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도 속으론 그런 비정상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패배의식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지금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건설적인 솔루션을 찾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냥 이후에 발생한 여러 사회부조리에 그냥 웃으며 난 어떻게든 살아남을테야하는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SLR클럽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속보> 스스륵 민영화에 적극동참선언...有'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서 갈등이 생긴다. 5년을 그냥 소시민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지 말고 미래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하나 사이에서 갈등중입니다. 어제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사람들을 모아보자라는 생각도 했지만, 또 오늘은 한번 패한 놈이 무슨 힘이 있다고 나서길 나서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의 눈물만 흘릴뿐입니다.

SLR클럽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고 아래와 같이 적긴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진정 제가 하고 싶은 말인지 아니면 겉으로 강한 척 하려는 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여전히 아프다. 스스로 패배의식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사이에 진보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돌아본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은 너무 아프다. 샤워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가 50대이상과 20대를 제대로 안지 못했을까? 그건 어쩌면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엘리트의식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분명 우리가 맞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우리가 아직은 우리가 아닌 이들을 보듬지도 못하고 설득시키려 제대로 노력하지도 못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5년 뒤에는 50대가 240만이 더 늘어난다는 뉴스를 봤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품지를 못하면 영원히 우리는 그들과 다른 세계의 사람일테고 그렇게 나이럴 먹은 후에 그들의 세계에 들어가서 지금 우리의 가치를 져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우리가 지켜야할 가치에 대한 바른 정립이 없이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세상에 대한 사구려 연민도 버려야하고, 세상에 대한 값싼 우월도 버려야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사람을 버려서는 안 된다.

36년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왔지만 이번이 실질적으로 처음 참여한 대선이었습니다. 경상도의 촌구석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자연히 그렇게 커갔습니다. 20세에 대학을 들어갔는데 당시에 입학조건으로 대학생활 중에 일절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서약서를 적는 것이 있었습니다. 공대에서 학생들이 공부만 하면 되지 뭘 정치활동을 한다고 굳이 이런 것까지 적나?라는 생각을 했고, 아무런 생각도 저항도 없이 서약을 했던 것이 16년 전입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지도 교감하지도 못하는 공대생에게 과학적 공학적 지식을 어떻게 사회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20대 때에 다양한 사회/문화 활동을 참여하지 못했기에, 지식을 쌓은 후에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모르는 그런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투표날 돈과 시간을 들려서 고향집까지 가서 투표하는 것이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김대중대통령도, 노무현대통령도, 그리고 지금의 MB도 사실상 저와는 무관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김대중대통령님이 왜 그렇게 전라도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었는지, 노무현대통령님이 당선되었을 때 그들이 왜 그렇게 기뻐했었는지, 그리고 MB를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굳이 알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나서 치른 첫번째 대선에서 보기 좋게 당했습니다. 그래서 나이는 30대지만, 저도 아직은 20대와 같이 제대로 된 승리를 못 경험해봤습니다. 그래서 아프로 눈물이 나는 것같습니다. 제 눈물은 누가 닦아줄까요?

여전히 아프고 가끔은 눈물도 흘리겠지만 머물러있지도 주저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패배의식과 무기력은 오히려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과거에 프로스포츠를 내세워 우민화 과정을 거쳤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디어에 비친 그 허상을 30년 넘게 가졌던 것은 스스로 나는 할 수 없어라는 그런 패배의식, 무기력, 노비근성의 결과였습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아직은 살아온 날만큼의 남은 삶이 더 소중합니다. 우리 같이 울고 같이 눈물을 닦아줍시다. 그리고 다시 일어섭시다.

덧. SLR 자게에 올라온 저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지금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오히려 패배자들입니다. 지금 우리도 힘들고 아프지만, 그들의 눈물도 닦아주고 안아줍시다. 결과가 반대로 나왔더라도 우리가 그들을 포용해줬어야 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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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하나 감사둘

Gos&Op 2012.12.21 1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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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이제 모든 것이 지나갔으니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된다는 무책임한 생각은 버린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는 입에 발린 위로는 듣기 싫다.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지만 나는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의 꿈이 희망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냥 모든 것을 덮고 앞으로 나가자라고 말하고도 싶지만 내가 그렇게 대인배는 아니다. 그 전에 나의 실망들을 펼쳐야겠다. 실망에 긴 설명을 붙이고 싶지 않다. 단어 하나 하나가 추가될수록 내 정신 건강만 해칠 것같다. 그리고 실망뿐인 결과였지만 나는 과정에서 희망을 봤고 그것에 감사해야겠다. 앞으로의 나의 날들도 잘 부탁합니다.

실망
- 내 고향 경상도. 자존심을 버리고 스스로 노예임을 자청했다. 당분간 제정신으로 고향땅을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서울 경기 수도권.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했는데, 서울에 우마(매)가 더 많은 것같다. 용산의 눈물과 쌍용차의 절규가 바로 네 옆집의 일이라는 걸 눈감지 마라. 아니, 조만간 네 일이 될 거다.
- 부산/제주. 부마항쟁은 어디에서 일어났으며 4.3은 어느 지역의 일인가? 강정은 여전히 눈물흘리고 있다.
- 어르신. 당신들은 젊은이들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닌 당신들의 향수에 투표했다. (밖의) 근혜 불쌍한 줄 알아도 (안의) 자식 불쌍한 건 모른다.
- 젊은이. 자신의 권리를 의무와 함께 버렸다. 자업자득.
- 재벌 보수언론. 이번 승리는 진정 니들의 승리다. 감축드립니다.
- 저소득층.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고 부자를 위해 투표했다.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집단이다. 절대 가난해지지 말자라는 교훈을 얻었다.
- 새누리. "수단과 방법과 과정은 중요하다" 이걸 절대로 깨닫지 못할 거다. 영원히 깨닫지 말고 그대로 소멸했으면 좋겠다.
- 민주당. 전략이 없으면 열정이라도 있어야 한다.
- 부동층. 꼰대들이나 갱상도에는 처음부터 희망이 없었다. 욕망에 투표한 니들이 진짜 역사의 반역자들이다. 시간이 많았지만 생각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았다.
- 기독교. 예수님을 욕보인 그대들인 진정 크리스챤인가? 신천지니 굿이니 그런 것을 떠나서 '예수님이라면?'정도의 질문에 답은 얻고 행동했어야지.
- 나. 주변에 설득할 기회를 그냥 허비했다. 적어도 5년은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다.
- 48. 스스로 우리는 다르다라고 자평하겠지만, 50만명만 제대로 설득을 해줬어도… 그것보다 결과 후의 비정상적인 반응에 실망한다. 선거 직후, 바로 공공요금/물가가 오르고, 부가세가 2%나 더 오르고, 대학등록금이 4.7%까지 오르고, 물이 민영화되는 것을 보면서 꼬시다라고 생각하는 그런 비정상에 실망한다. 적당한 직장을 가졌고 먹고 살 수 있으니 세금 더 올리고 복지예산을 줄여서 우매한 것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자라는 그런 편협한 생각을 버리지 않는 이상 우리의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
- …
더이상 입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

감사
-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준 나꼼수.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이번 선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거가 더이상 전쟁이 아니라 이제는 축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여전히 승리만을 목매는 부류가 있지만, 그래도 많은 국민들은 이제 선거를 치뤄면서 과거와 같이 이념대결이나 과격한 구호가 아니라 즐기는 축제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준 가장 큰 기여자는 바로 나꼼수팀일 것이다. 그래서 '나꼼수 졸라 땡큐'다. 선거 직후부터 검찰수사 등의 후폭풍이 몰아치는데 잘 극복하기 바란다. 이렇게 응원의 메시지밖에 전할 수 없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당장의 감정을 추스린 이후에 나도 주변에 힘을 모아서 행동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모색해볼 요령이다. 선거를 축제로 만들고 즐거운 미래를 만들 그런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하는 것이 어쩌면 나꼼수팀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보은이다. 그리고 나꼼수를 필두로 만들어진 많은 팟캐스트 및 대안 미디어들 (나꼽쌀, 딴따라, 이털남, 뉴스타파 등)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희망을 이어주신 문재인님. 결과를 떠나서 당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꿈꿀 수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당신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의 실패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서로 통했습니다. 당신의 국민으로 살지는 못하지만 당신의 이웃으로 살 수 있어어서 여전히 행복합니다. 이웃의 아픔에 같이 눈물을 흘려주시고 안아주는 그런 국회의원으로써의 의정활동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아직은 우리가 당신을 지도자로 모실 그런 수준과 능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오래 전 글 하나.)
- 소리통 안철수. 중간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래도 당신의 존재가 힘이 되었습니다. 미흡함을 많이 봤지만 정치인으로써의 길을 이어가시겠다고 하셨으니 5년의 준비를 거쳐 새시대의 선봉장이 되어주십시오. 뉴스타파에 나온 소리통 영상을 보면서 한방울 눈물을 흘렸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보수의 진면목. 처음에 유여준 전장관님이 문캠프에 들어오고, 표창원 교수님이 이상한 말을 할 때는 다소 놀랐습니다. 그러나 보수나 꼰대정신이 아닌, 합리와 원칙을 보여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나이가 어려야 청년인 것이 아니라, 생각이 젊어야 청년이다라는 말이 문득 생각납니다. 합리적인 생각과 원칙에 맞는 행동을 보여주여주신 그 모습, 그 가르침을 잊지 않겠습니다.
- 1400만의 희망. 48%의 비정상적인 반응에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1400만이 대한민국의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습니다. 5년 뒤에 변절자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나 그래도 계속 나아가면 꿈이 아닌 현실이 됩니다.
- 깨어있는 국외자들. 대선 기간에 보여줬던 국외자들의 투표여정에 감동했습니다. 몇 시간, 며칠을 달려서 또는 수백km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한표를 던진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행 중에도 투표를 하기 위해서 일정을 조정한 얘기도 들었습니다. 누구를 선택하셨던간에 당신들의 행동이 이 사회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 SNS. 이번에 승리했다면 SNS의 승리라고 불렀을 것인데, 그러지 못해서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직은 좀 갇혀있지만 이번에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고 더 넓은 세상으로 확장되어가리라 믿습니다. 이번 대선 기간을 통해서 얻었던 다양한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참여수단/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증샷이나 투표독려를 하는 그런 것이 선거문화가 되고 선거축제가 되는 모습에서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봅니다. 그런 자발성이 없었으면 절반의 성공(은 사실상 실패지만)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의 아픔을 보다덤어주는 그런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냥 연결된 네트워크가 아닌 함께 하는 공동체로의 미래를 상상합니다.
- 깨어있는 10대.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이땅의 젊은 학생들이 나보다 더 깨어있다는 것을 가끔 봅니다. 절망은 꼰대에게, 희망은 10대에게서.
- 역사를 잊지 않은 광주.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아픔을 사라졌지만 여전히 흉터가 남아있다. 경상도에서 30년을 지내면서 많이 오해했습니다. 이제서야 진실을 봅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 소신있는 연예인들. 김제동, 김미화누님을 필두로 해서 바로 앞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데 (실제 지난 몇년간 그래 왔다), 대중의 앞에서 소신있는 용감한 발언들을 해주셨고 또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힘을 북돋우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웃음을 잃지 않게 계속 도와주세요.
- …
그리고 많은 감사할 것들에 감사한다.

이걸로 나의 아픔이 모두 치유되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어느날 갑자기 '구멍난 가슴에'라는 노랫말이 들려오면 또 눈문 한방울 떨굴지도 모른다. 지금의 심정으로는 혹독한 세상을 제대로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기에, 잠시 묻어두고 내가 나가야할 길을 찾으려 한다. 페이스북에도 글을 적었듯이, 처음에는 허탈했고 다음에는 분노했고 그리고 지금은 측은하다. 어제까지는 세상의 모든 연민을 버리고 혼자서 조용히 살아남자라고 결심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역사는 그냥 또 반복된다.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역사를 잊어버리고 교훈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간만 축내면 역사는 반복되고 나도 나이가 들수록 활력을 잃고 세상에 그저 동화되어버릴 것이다. '계몽'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사회는 여전히 계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지 아직 제대로 감이 오지 않지만 뭔가를 해야한다는 시대의 사명감을 느낀다. 힘내자. 살아남자. 그리고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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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가슴에...

Gos&Op 2012.12.20 0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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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신 것도 아닌데 밤이 깊도록 잠이 오지 않는다. 그저 귓가에는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에 나오는 '구멍난 가슴에'라는 노랫말만 아른거린다.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현실이 되고,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원했던 결과가 나왔다면 대선을 겪으며 생각했던 좀 건설적인 포스팅을 적으려고 마음먹었는데, 아직은 그럴 준비가 덜 되었다. 마음을 추스리고 더 깊고 다양하게 생각을 한 후에 다음 절차를 밟아야겠다. (좌측 그림 링크)

모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인터넷의 반응들을 조금 살폈다.
- 투표율이 다소 낮았던 20, 30대에 대한 원망
- 붉다 못해 검게 물든 경상도에 대한 원망
- 근헤 불쌍한 건 알아도 지 자식 불쌍한 건 모르는 어르신들에 대한 원망
- 등록금 1,000만원 시대에 결국 뒷감당은 50대가 질 거라는 냉소
-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하거나 어떻게라도 비자를 연장시키겠다는 다짐
- 경상도는 그렇다쳐도 서울, 경기 등의 수도권의 선택에 의아해하는 글
- 대선 승리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새누리에 대한 냉소
- 전략도 없으면서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민주당에 대한 원망
- 나꼼수팀을 비롯해서 대선을 위해 몸바쳤던 많은 야권인사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몸조심하라는 우려
- 편향되고 왜곡된 언론을 질타하며 참다운 독립언론을 만들자는 결단
-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쪽팔린다는 말과 함께, 이제 당선되었으니 책 좀 많이 읽으라는 훈수
- 독재자의 딸이 인권변호사를 이겼다라는 외신의 헤드라인을 안타깝게 전하는 글
- 어차피 MB가 다 망쳐놓은 경제 사회를 문재인이 떠맡지 않아서 다행이고 그래서 5년 뒤가 기다려진다는 글
- 대한민국의 48% 희망을 봤다며 스스로 위로하는 글
- 물론 당선을 축하한다는 말과 낙선을 위로한다는 말
- …

계획에 없던 현실이 도래했지만, 우리는 또 그렇게 살아가고 살아남을 것이다. 이것이 민초들의 삶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자기 점검이 먼저다. 지도자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백성이 선택하는 것이다. 수준에 맞는 이를 선택했으니 누구를 원망할 것도 아니다. 다행히도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지금 행복할 것이고, 1800일동안 그 행복이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의 국민으로 살기를 원했지만 그녀의 백성으로 살아보는 것도 경험이라면 경험이고, 어쩌면 이런 '반'의 시기를 거쳐 '합'에 이르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더 밝은 미래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내가 만약 아직도 경상도의 어느 구석에서 이번 대선을 맞았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들이 지금은 너무 크게 느껴진다. 고백하자면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는데, 결과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서 더 실망인 것같다. 나도 그 24.2%에 속했거나 51.6%에 속했다면 지금 편히 두다리 뻣고 자고 있었겠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나도 기꺼이 당신의 백성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5.16, 딸은 51.6'이라는 글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이거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실망감 또는 상실감 때문에 며칠의 수명이 단축된 것같다. 이런 사회라면 며칠을 더 사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지금 나보다 더 상심하신 분이 계실 거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 쏟아졌던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는 않으실런지. 힘들어하는 그분에게 나의 한표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다. 이제 그의 국민으로 살아갈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거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서 우리는 또 누군가의 국민이 되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전진해 나가리라 믿는다.

역사의 시간이 꺼꾸로 되돌려졌는지는 모르나 지금부터 다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이 역사에 남게 된다. 역사를 바로 잡지는 못해도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것이, 나는 여전히 당신의 감시자로 비판자로 남겠지만, 어쩌면 51.6%의 희망일 것이다. 여전히 의구심이 많지만 -- 선거를 통해서 검증하지 못하고 당선된 후에 검증이 시작된다는 점은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 그래도 결과에 승복하고 당신의 대한민국에 당신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기를 바랄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번 대선이 전쟁이었지만, 옆에서 본 많은 국민들은 이번 대선이 일종의 축제였다. 그래서 대선 기간 내내 즐거웠다. 5년 10년이 지나면 이제 세대간의 대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될 거다. 그때가 되면 대선이 더욱 축제분위기로 바뀔 거다. 전쟁의 상처와 보릿고개의 배고픔의 시간을 잊고 이제 우리 모두 축제의 마당으로 나서는 그 때를 기다린다.

국가의 중대사를 거치면서 마음에도 없는 정치 얘기를 자꾸 풀어놓았다. 이제 다시 본연의 소시민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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