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19 당연함과 인숙함과의 결별
  2. 2012.08.12 당연함은 당연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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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나고 이제서야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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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그동안 침묵하던 불편한 물음과 대면하고 있다.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가 답을 해야할 물음이다.

대학에 들어가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학점을 잘 받으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취직을 하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승진을 하고 연봉이 오르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 답을 모르면서 그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에 바쁘다.

폭력에 시달리고 성적을 비관해서 죽어가는 친구들이 옆에 있는데도,
취업을 못해 졸업도 미루고 고시촌을 전전하는 친지가 옆에 있는데도,
비정규직, 해직으로 신음하는 동료가 옆에 있는데도,
아파도 병원, 약국도 제대로 못 가는 이웃이 옆에 있는데도,
우리는 그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만 하면 그만이다.

당장 나한테 불편한 것은 절대 못 참으면서
사회의 모든 부조리에는 싑게 눈을 감는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메시지 속에서 철저히 세뇌되었다.

우리는 그저 대학만 들어가면, 취직만 하면, 승진하고 성공만 하면...
그렇게 착함을 강요받는다.
착함이 미덕이 되었다. 아니 이 표현은 틀렸다.
착함은 절대 미덕이 되었다.
착한 아이, 착한 학생, 착한 직원, 착한 국민...
우린 그렇게 사회 정의와 단절되어 살아가고 있다.

안녕하냐고 물으셨나요?
절대 안녕 못합니다.
사회의 부조리 때문이냐구요?
아니요.
부정선거, 대량해고, 국유재산의 사유화, 대통령의 불통은 다 무시할 수 있습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시험이, 진학이, 취직이, 승진이, 결혼이...
어려워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3년이 넘도록 분노하라 팔찌를 끼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사회와 타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적당히 눈을 감는 법도 배웠고
적당히 뒤로 물러나는 법도 배웠습니다.
까불면 찍히고 튀면 혼자 병신이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불만분자, 부적응자가 이제 순한 양이 되었습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지만 그렇게 타협했습니다.

불편하더라도 끽소리도 못 내고
억울하더라도 눈치를 보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조용히 살고 착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 아들이, 그런 학생이, 그런 직원이, 그런 국민이 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을 가지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당연함과 익숙함과의 결별이 두렵습니다.
그러나 모두 함께 하는 새로운 도전이 설렙니다.
이제는 다른 차원의 안녕하지 못한 세계로 나아갑니다.

문제가 있으면 답이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의 답이 아닌 무수히 많고 다양한 답들이 있습니다.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벌써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정해진 과거가 아닌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갑니다.
그 출발점에서 늘 두렵지만 또 설렙니다.
게임은 시작되었고 이제 멈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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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기념공원에 가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유명한 글귀가 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란 세대는 과거의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를 얻기 위해서 취했던 선조들의 노력과 희생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연히 아무런 희생도 없이 지금의 평화와 자유를 얻었으리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전쟁과 평화'의 메시지에는 비할바는 못 되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살았는 것같다. 일상에서 누리는 편안함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 주에 언론에 소개된 어떤 자료를 보기 전까지는...

지난 주에 애플에서 언론에 공개한 한 자료가 있다. 바로 2010년도에 삼성에서 갤럭시S1을 만들면서 작성했던 걸로 보이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S의 상대평가리포트'가 바로 그것이다. (아래의 자료 참조) 130여 페이지를 통해서 아이폰의 상세한 기능들과 갤럭시S의 기능/UI 등을 비교분석해서 향후 갤럭시S의 개선방향을 소상히 작성한 자료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도 적었지만, 아래의 자료만으로 삼성이 애플의 UI/UX를 배꼈다라고 바로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애플 아이폰을 잘 벤치마킹했다는 점만 알 수 있다. 즉, 현재 애플과 삼성 간의 소송에서 애플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삼성에게 결정타를 날린 자료는 아니라는 뜻이다. (해외의 언론/분석가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함) 그리고, 나름 애플 제품을 좋아하고 삼성의 기업운영형태를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지금 애플과 삼성의 소송 이야기를 하는 것, 특히 내가 그들의 소송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이 글의 취지에 맞지 않아서 삼가겠다.

위의 자료를 보면서 처음에는 애플과 삼성 간의 소송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지만, 자료를 더 면밀히 보면서 '당연함'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갤럭시S가 아이폰보다 더 나은 점도 많이 있겠지만, 위의 자료만을 본다면 아이폰은 참 많은 것을 고민해서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거의 3년동안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갤럭시S에는 전혀 구현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바로 이점이 이 글의 요지다. 3년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모두가 (특히 다른 경쟁업체에서) 생각했던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당연한 기능이었다면 갤럭시S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었어야 했을 법하다. 그러나 아이폰에는 있고, 갤럭시S에는 없다. 즉, 아이폰의 당연함이 갤럭시S의 당연함이 아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특정 버튼의 크기나 위치 등이 왜 저기에 있어야 했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너무나 당연히 사용자들이 그 버튼을 사용하려면 그 정도의 크기에, 또 그 위치에 있어야지 사용하기 '당연히'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거겠지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위의 자료를 보는 순간 당연함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사용자들이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을 깊이 분석하고 이해하고 그런 결과로 현재의 아이폰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익숙해서 당연했지만 누구나 생각하는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사실...

지난 '성공하는 서비스의 조건' 글에서도 말했지만, 성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은 하이컨셉/하이터치여야 한다고 말했다. 개념적으로 사용자를 홀릴 수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실제 사용자들이 그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개념과 터치를 구현/실현하기 위해서는 깊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연구과 고민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하이컨셉, 하이터치 제품/서비스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그것을 완성시킨 개념이나 터치는 그냥 하늘에서 뚝떨어졌는 듯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깊고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라는 점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당연함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자각했을 때, 어쩌면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서비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개기가 된다. 사용자들이 깜짝 놀라게 하고 또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만듦에 있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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