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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열흘 후면 다음을 거쳐 카카오에 입사한지 만 9년이 됩니다. 한두달 전부터 당일 아지트 (카카오 사내 게시판)에 올릴 글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시절부터 3년 주기로 안식휴가가 나오는데, 다음 9년차는 2개월의 휴가가 나옵니다 (합병 후에 안식휴가 체계를 변경했지만, 기존 입사자에게는 선택권 있음). 6년차 1개월 휴가를 아직 사용하지 않았고, 미사용 작년 연차와 올해 연차를 모두 합치면 총 4개월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해서 글을 적으려 했습니다. 선택지는… 1. 공부 2. 여행 3. 이직 4. 집필 5. 무념 6. 기타…

하지만 약 한달 전에 광고 노출과 관련된 로직을 개발하는 부서에 겸직하면서 휴가 계획은 또 잠정 보류했습니다. 2017년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미뤄뒀던 딥러닝을 비롯해서 데이터 과학 알고리즘들을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논문도 읽고 오픈소스도 다운받아서 설치, 실행해보고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동안은 늘 주말 이틀동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올해는 하루는 돌아다니고 하루는 공부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겸직으로 잠시 이어오던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범용의 데이터 관련 논문들은 다시 잠시 미뤄두고, 현업에 필요한 온라인 최적화나 트래픽 예측 등을 다룬 논문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팀에서 필요한 Go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1996년에 C언어라는 걸 수업에서 배웠고 (C는 배웠다는 것만 기억하는 수준), 2000년을 전후로 Java를 공부했는데 10여년이 흘러서 새로운 언어를 또 공부하게 됐습니다. 중간에 대학원에서는 MatLab을, 다음 시절에는 SAS를 이용해서 데이터 분석 코드를 작성하기도 했고 필요에 따라서 펄, PHP, 파이썬 등의 코드도 수정해서 사용하기도 했지만, 랭귀지를 완전히 새로 공부하는 건 참 오랜만입니다. C를 배우면서 제일 어려웠던 — 여전히 이해와 활용의 한계를 넘지 못한 — 포인터가 Go에 그대로 있고, C 이후에 소개된 새로운 개념들이 복잡하게 썪여있어서 20대에 헤매던 것 이상을 40대에 다시 재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글책 한권에 의존해서 그냥 읽어나가는 수준이라 익숙치가 않지만 현업에 사용되는 코드도 리뷰하고 새로 짜다보면 어느 순간 또 익숙해지리라 믿을 뿐입니다.

데이터 마이닝팀에서 7년을 보내고 제주/판교 로케이션 문제가 겹쳐서 2년 전에 광고팀으로 소속을 옮겼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더 정교한 타게팅 및 랭킹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소속을 옮겼지만, 합병 이후의 조직 변경 및 전략 수정에 따른 혼돈의 시간을 보내면서 데이터를 보는 시간은 점점더 줄어들고 업무적 자존감은 바닥을 쳤습니다. 논문을 다시 읽은 것도 자존감을 회복하자는 것과 또 역량을 키우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개발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데이터 다루는 쪽으로 다시 돌아가리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던 차에, 비즈추천셀에 결원이 발생해서 혹시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받고 수락을 했습니다. 평소에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친구가 있는 셀이라서 합류 결정을 쉽게 내렸는데, 이후에 알고보니 그 친구는 조만간 다른 회사로 떠난다고...

지금은 그 친구가 떠나기 전에 그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고 있습니다. 산업공학을 전공하면서 최적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여전히 온라인 최적화 방법은 참 낯섭니다. OR 수업을 들으면서 LP를 공부했고 정상적인 고등학교 수학을 이수해서 미적분이나 확률통계를 다 공부해서 기초적인 것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SGD 류의 알고리즘을 익히려니 학생 때 난 뭘 배웠나라는 한숨만 나옵니다. 알고리즘을 소개한 논문을 읽을 때면 당장 내가 사용할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자세한 이해는 매번 뒤로 미뤘는데 결국 그것들과 친해져야할 시간이 됐습니다. 강의를 듣거나 수식을 풀어줄 때만 머리에 잠시 스쳐갈 뿐 다시 논문을 집어들면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FTRL 알고리즘으로 CTR을 예측하고 OWLQN 알고리즘으로 전환률을 예측하고 ARIMA로 트래픽량을 예측하고 또 새로운 과금식으로 자동입찰 로직을 만들고… 공부해야할 것과 새로 만들어야할 것들이 많지만, 어떤 면에서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라는 고민을 잊도록 눈코 뜰 새 없이 일에 묻혀 시간을 보낼 때가 오히려 더 행복을 느낍니다. 이게 학습된 노예 근성일지라도…

작년 하반기부터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아직 진행중이어서 여전히 광고팀에 소속돼있습니다. 앞서 업무적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고 적었지만 광고에 소속된 지난 2년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광고 비즈니스와 플랫폼, 즉 광고 도메인에 관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습득했습니다. 그것이 저의 앞길에 어떤 도움을 줄지 아니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광고를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모바일 회사에 들어왔다면 광고 업무는 언젠가 -- 보통 퇴사 전 마지막? -- 잠시라도 몸담아서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광고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들의 비즈니스 근간을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서비스를 기획개발하겠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광고팀에 소속하기 전에는 저도 그런 부류였지만 이제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광고도 어느 정도 알게됐습니다. 비즈추천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고 어떤 기여를 할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경험은 배신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시간을 경험으로 바꾸는 것은 오롯이 저의 역할입니다.

작년 가을 쯤에 제주를 떠나서 새로운 모험을 하지 않을까?라는 나름의 계획이 또 1년 미뤄졌습니다. 제주를 떠난다는 것은 곧 회사를 떠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는 선택입니다. 또 올해 가을 쯤에 제주를 떠나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마지막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더 이기적이고 더 모질지 못했을 뿐입니다. 최근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매번 저는 남들보다 뒤쳐진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발버둥쳐서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자반타반으로 어쨌든 도전의 길에, 아니 항상 도전의 길에 서있었습니다. 도전. 제 인생에서 참 낯선 단어지만 한편으로는 늘 함께 했던 단어입니다. 가만히 서 있다고 해서 그것이 도전이 아닌 적은 없었습니다.

입사할 때는 길면 5~6년을 이 회사를 다니지 않을까?라고 나름 예상했지만 벌써 9년을 꽉 채웠다. 회사 생활이 Array인줄 알았는데 지내고 보니 List였다. 6년을 보내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3년을 보내면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2년/4년을 보내면 대학과 학위까지 받는 그런 배열같은 삶에 익숙했는데, 회사에서의 삶은 정해진 시간이란 것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끝이 없는 무한 리스트 (종신고용)의 시대도 아니고... 메모리를 미리 할당해두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한해씩 늘려가면서 연장하고 있다. 새로 더 할당할 수 있는 메모리 공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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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모바일 시작 페이지(이하, 엠탑)에 노출되는 '나를 위한 추천 뉴스'라는 서비스를 오픈한지도 이제 약 10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서비스를 오픈한 후에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오픈하면서 느꼈던 소감을 조금 우울하게 적었고 (참고. '나를 위한 추천 뉴스' 후에), 약 두달 후에 이 글을 참조한 블로그 글을 본 후에 조금 방어적인 글을 다시 적었습니다. (참고. '나를 위한 추천 뉴스' A/S)

서비스를 운영한지 1년정도 된 시점에 다시 서비스를 리뷰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라고 글을 적었지만, 어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서 뉴스 추천 또는 개인화가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얻은 것같아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뉴스 추천 또는 뉴스 개인화를 준비하면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내용은 뉴스는 개인화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적당히 취향이 다른 그룹별로 다른 뉴스를 제공해주는 것은 의미가 있어도, 개인별 맞춤 뉴스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늬앙스였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뉴스보다는 남들이 많이 본 뉴스에 관심을 가진다라는 그런 속설을 뉴스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사람들도 다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픈 초기에 PV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그런 속설을 확인한 것같아서 실망도 했지만, 기대한 PV를 내지 못했던 것은 그런 속설이나 추천 데이터/알고리즘의 문제보다는 노출 영역이 더 큰 영향을 줬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지난 10개월동안의 일간 PV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대외비로 절대 수치는 생략) 오픈 초기에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차츰 PV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첫오픈에서 엠탑의 두번째 탭에서 하단에 위치했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서비스의 존재 자체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PV가 다소(? 많이) 낮았다고 이유를 댔습니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인지하고 점차 사용량이 늘어나던 시점에 엠탑의 3번째 탭으로 밀려나면서 다시 PV 상승이 잠시 주춤했고, 몇 달 후에 개별 기사뷰 하단에 개인화 뉴스가 제공되면서 또 PV상승이 주춤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엠탑의 PV를 보여주기 때문에 개별 기사뷰에서 소비되는 PV는 표시되지 않음) 중간에 몇번의 파라메터 최적화 등의 작은 개선도 있었고, 그렇게 10개월을 보낸 최근에 가장 많은 일간 PV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의 마지막에 보시듯이 어제 PV가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데이터 센터 변경 등의 이유로 일부 데이터가 제대로 연동되지 못했지만, 너무 급격하게 떨어져서 처음에는 엠탑의 PV 로그를 수집하는 서버에 문제가 발생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게 추천되는 뉴스 목록을 확인하니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주로 해외축구와 IT뉴스를 많이 보기 때문에, 추천뉴스도 대부분 그런 것입니다. 특히 지난 밤에는 챔피언스리그가 열렸는데, 관련 기사가 한건도 추천되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로그 수집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추천 엔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실제 확인 결과 개인별 추천 기사가 노출되고 있지 않고, 최신 기사 위주의 디폴트 (콜드스타트) 결과가 노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번 장애를 통해서 추천 기사가 충분히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했던 속설도 뒤집을 수 있고, 향후에 다양한 서비스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천 및 개인화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를 수정한 후에 다시 PV가 예전과 비슷하게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지난주 (3/11, 파란선)와 어제 (3/17, 노란선)의 10분단위 PV와 오늘 (3/18, 녹색 막대 그래프)의 PV를 표시한 것입니다. 어제 오후 4시경 부터 PV가 전부대비 1/3 ~ 1/2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줄어든 PV는 문제가 해결된 12시경까지 이어졌습니다. 즉 개인화/추천뉴스와 비추천 (또는 최신) 뉴스 간의 PV가 최소 2배 차이가 난다고 단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장애 복구 후에도 한동안 평소보다 다소 낮다가, 15:30 이후로 다시 평소 PV를 회복한 것은 다른 장애 상황이 계속/복구됐기 때문으로 유추됩니다. 그런데 장애 기간동안 의외로 많은 PV가 발생했다는 점이 조금 의아합니다. 정확히 확인/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대략 유추해보면 디폴트로 노출된 뉴스 중에서도 고객이 좋아할 뉴스가 존재했을 수도 있고, 이 영역의 기사는 고객이 읽을 가치가 있는 맞춤형이라는 인식이 생겨서 믿고 클릭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헤비 유저의 경우 다른 영역 (엠탑의 1탭이나 2탭 또는 3탭의 많이본뉴스 등)에서 소비하지 않은 새로운 뉴스가 추천 영역에 노출됐기 때문에 클릭했을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에서 장애는 절대 유쾌한 경험이 될 수가 없지만, 이번 장애를 통해서 추천/개인화가 뉴스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추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더 정교화하고, 추천에 대한 고객의 인식을 높인다면 여전히 추천은 많은 가능성과 개선의 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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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다음커뮤니케이션이라는 법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약 20년의 역사 중에서 내가 함께 했던 기간은 1/3정도인 약 6년 반이다. 2008년 3월 11일에 입사해서, 2014년 9월 30일 오늘 강제 퇴사(?)가 발생하니 6년 6개월 20일정도를 다음에 근무하고 있다. 그 기간이 정확히 제주에서의 생활과 일치한다. 나의 다음과 제주 생활을 정리하면서 사내 게시판에 46장의 사진을 선별해서 글을 적었는데, 같은 컬렉션을 블로그에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글이나 사진 코멘트는 다르겠지만) 같은 사진 (시간순)을 올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사내 동료들을 위해서 적었던 글도 모두 티스토리에 올렸었는데,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의 글은 밖으로 알려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티스토리에 따로 백업하지는 않았었다. 언젠가 오늘을 기억하면서 최근의 어수선함이 추억이 될 때, 웃으면서 공개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6년 반이라는 시간이 길면 긴 시간이고 짧으면 또 짧은 시간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46장의 사진을 뽑았습니다. 대부분 첫 경험들이 주를 이루고, 또 그동안 거쳐갔던 사옥들의 사진들도 담아봤습니다. 별로 좋은 품질이 아닌 사진도 있겠지만, 개인의 추억이려니 이해해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에 일부 동료들의 얼굴이 나오는데,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못한 것은 이 글을 통해서 양해를 구하고, 그러니 (본인이 아닌) 인물이 포함된 사진들은 함부로 재배포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각 사진별로 코멘트를 남겼는데, 사내 게시판에 적었던 것과 많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첫 오름 등반. 제주에 내려온지 약 한달만에 당시 팀장님과 제주에 파견온 직원과 함께 제주의 동쪽 끝에 있는 지미오름에 올랐습니다. 멀리 우도도 보이고 경치가 좋은 곳인데, 그 후에 옆길은 자주 지나갔는데 다시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 제주를 떠난다면 마지막 등반은 지미오름으로 해야겠습니다. 제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던 그 시절,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는데,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서 제주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같습니다.


제주에 내려와서 제일 처음한 것 중에 하나가 마트에서 1000피스 직소퍼즐을 구입해서 며칠동안 맞췄던 일입니다. 너른 집이 생기면 더 큰 퍼즐을 구해서 맞춰보고 싶은 것이 늘 바람 중에 하나였는데, 아직 새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그 꿈을 이룰 수는 있을런지...


다음에 입사해서 처음 갖는 팀워크샵입니다. 경기도 영주산이었나? 정확히 지명이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유일한 비제주 사진입니다. 몇은 이미 다음을 떠았지만 그들과의 추억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유수암리 운동장에서 가졌던 임사후 첫 검색본부 체육대회입니다. 검색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보자고 열심히 달렸던 시기였고, 모두가 의욕이 충만했었는데 우리의 노력이 그만큼의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지금보다는 조직이 많이 적었고 검색품질도 많이 나빴던 시절이지만, 적어도 저때의 멤버들과의 끈끈함은 더 했습니다.


제주에서 첫 지역 축제에 참석한 날입니다. 얼마전 이효리 때문에 유명해진 새별오름입니다. 2008년도 가을 억새축제인데, 그 이후 단한번도 억새축제가 다시 열리지 않았다는 슬픈 일이... 봄에 들불축제는 어쩌면 제주에서 가장 큰 행사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차가 많이 막힌다는 얘기 때문에 아직 한번도 참여한 적은 없지만...


입사할 때의 다음 CI가 붙은 제주 GMC. 약 4년을 GMC에 생활하고 지금은 다음스페이스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약 150~200명정도를 수용했던 오피스인데, 그때는 같이 일을 하거나 대화를 하지는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모두 알고 지내던 시절이었는데.. 스페이스로 옮기고 나서 가장 아쉬운 점이 이제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덜 받는다는 것입니다.


처음 제주에 내려왔을 때는 4.3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살면서 4.3이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그래서 제주인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물론 그네들의 눈에 저는 여전히 이방인이지만...


제주에서 애인도 없는 총각들은 나름의 자유가 있지만 또 주말에 할 일이 참 없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일이 있든 없든 GMC 사무실에 한둘씩 모여듭니다. 계획없이 모여서 바로 계획을 세웁니다. 2009년도의 주말은 탑통에 인라인을 타러 자주 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는 인라인을 타지 않고 주변에서 사진만 찍고 있었지만... 그때 같이 했던 동생인데, 평생 연애도 못하고 혼자서 살 것같았는데, 저보다 먼저 장가를 가서 애도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벌써 첫돌이라니.. 그래도 처음 만났을 때의 짠함이 여전합니다.ㅎㅎ


동료들은 탐동에서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 (가끔 농구하러 가기도 했음), 저는 옆에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요즘처럼 많은 사진을 찍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기도 하지만,.. 간혹 이런 염장샷도...ㅠㅠ


반기에 한번정도는 검색본부 사람들과 출근 전 오름 산행을 가기도 했었습니다. 본부장님이 제주 출장 내려오시면 하루 택해서 김밥 등을 구입해서 모두 집결했던 것이 추억이 이미 돼버렸습니다. 다랑쉬오름에도 갔었고, 여기는 한라산 어리목에 있는 어승생악입니다. 이후 조직이 많이 커지고 해서 이런 번개성 산행도 없어졌습니다.


제주 생활의 한 특권은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의 윈드서핑 동호회가 있는데, 그냥 따라가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모두 초보다보니 보드 위에 제대로 올라가지도 못합니다.


마이닝팀으로 입사했지만 당시에 하던 일이 검색랭킹과 관련되어 검색품질팀을 만들면서 잠시 팀을 옮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섭지코지로 나름 럭셔리한 워크샵을 떠났을 때입니다.


할일없이 주말에 오피스에 나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또 할일없는 동료들이 모여듭니다. 그렇게 모여서 서귀포 이중섭거리로 드라이브를 떠납니다. 한명은 얼마 전에 퇴사해서 강남에 가 있고, 또 한명은 더 전에 퇴사해서 판교의 어딘가에 있고, 또 한명은 카카오에 있는데 내일이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 이것 때문이었는데... CI도 변경하면서 의욕적으로 다시 일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인은 사라지지만 나의 젋음과 열정을 바쳤다는 사실이 왜곡되지는 않습니다.


매년 봄가을에 열리는 제주퓨리배구대회입니다. 외국인들이 주축되어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가끔 제주 토박이나 내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제주를 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제주 생활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그냥 하루 휴가를 내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아침에 출근했다가 반차를 내고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날도 하루 휴가를 내고 용눈이오름, 성산 경미휴게소, 월정리 등을 돌아다녔던 날입니다. 월정리는 참 미안합니다.


동네에 뒷산이 있다는 것은 그냥 아무 때나 올라갈 수 있다는 것.


영평동에 새로운 사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오피스로 이사하기 전 겨울에 설레는 마음으로 미리 방문해서 사진을 찍고 글을 남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주의 겨울은 참 할 것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 한라산 등반이 있어서 늘 기다려집니다. 첫 겨울산행이었는데, 두번째로 힘들었던 산행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산행으로 기억될줄 알았는데, 아래에 더 힘들었던 겨울 산행이 있었습니다.


다음스페이스로 이사짐을 보내고, 주말에 나와서 자리를 정리한 후에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것.


서울과 제주의 검색개발 유닛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그 다음날 남아있던 서울분들과 하루 제주투어를 떠났습니다. 이곳은 더럭분교. 다행히 사진 속의 모든 분들이 여전히 곁에 남아있어서 좋습니다.


제주에서 살다보니 GET과 연이 닿아서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주에서 문화생활이 어렵다는 말은 많이 듣지만, 저는 오히려 제주에 와서 다양한 음악인/밴드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즐거움연구회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회사 내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기획했던 적이 있습니다. 일환으로 한에종의 기타리스트의 연주회를 가질 수도 있었습니다.


스페이스에서 맞는 첫 가을


스페이스의 달. 여전히 아쉽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더... 다른 역사를 가질 수도 있었는데,...


날씨가 흐린 날에도 여행은 계속됩니다.


이때까지는 좋았는데... 으리


제주에서 오래 혼자서 생활하다보면 웬만한 곳은 다 가보고 해서 점점 주말이 무료해집니다. 처음에는 회사에 나가서 일도 하고 또 우연히 만난 동료들과 여행도 떠나고 했는데, 그때 그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다보니 저만 혼자 남게 됩니다. 그래서 주초가 되면 다음 주말은 어디서 뭘 하지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제주를 찾아해매던 시절에 갔던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입니다.


스페이스닷원에 아뜰리에 아키와 제휴해서 다양한 예술작품 전시회가 열립니다. 제주를 찾은 동구리들입니다.


스페이스의 일몰


스페이스의 저녁


추석 연휴 전날은 조금 일찍 퇴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급히 용눈이오름에 가서 일몰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반대편인 서쪽 끝, 당산봉에서 추석 전 일몰을 맞이했습니다. 제주에 얼마나 더 오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게 연례행사가 될 듯합니다.


너무 무료해져서 제주사진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제주의 새로운 곳을 발굴해서 사진집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만든 히든제주의 첫출사는 추사추모관으로...


격동의 2014년의 첫 해돋이를 성산에서...


워즈와 차붐. 워즈의 사진을 받은 MBP에 차붐의 사인을 받고 기념 촬영입니다. 사인은 많이 지워졌지만 그날의 기억은 선명합니다.


아주 힘들었던 겨울 산행. 이날 이후로 한동안 오른쪽 귀에 감각이 무뎠습니다.


스페이스의 겨울


마녀사냥이 제주에서 촬영하던 날 저녁.


미스틱 스페이스


스페이스의 밤


미래의 희망.. 스페이스 닷 키즈


스페이스닷투 오프닝


닷투에석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다.


서울의 커피동호회분들의 제주 나들이. (두모악 카페)


닷투에 태풍이 찾아온 날.


마지막으로 다음스페이스닷투... 이젠 다음카카오스페이스닷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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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ainia.tistory.com BlogIcon 녹두장군 2014.09.30 22: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재미있게들 일하시네요..
    여유로와서 보기 좋습니다.
    일들도 열심히 하시겠죠? ㅋㅋ

  2. Favicon of http://heart-factory.tistory.com BlogIcon 감성호랑이 2014.10.01 07: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멋져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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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프로젝트 마플방 (그래요. 바로 그 비운의 메신저입니다. 이것 때문에 어수선한데, 판교(서울)로 가게 된다면 굳이 이 회사에 다닐 필요가 없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다닙니다. 혹시 판교로 강제 이주하게된다면 FA로 나올테니 제가 필요한 분은 미리 귀뜸이라도...)에 링크 하나가 공유됐다. '다음, 모바일 뉴스 페이지 개편 성공할까?'라는 글인데, 본문 중에 주소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내 글의 일부를 인용해놨다.

기대했던 수치만큼의 PV/UV가 나지 않아서 실망했던 솔직한 그러나 과장해서 표현한 당시 심정을 적었던 부분을 인용했다. (참고. '나를 위한 추천 뉴스' 후에)

솔직하게 적을 수 밖에 없었고 또 과장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굳이 밝힐 필요는 없을 듯 하지만... 어쨌던 인용된 문장에 대한 A/S는 필요할 것같아서 짧게 적는다. 

이전 글에도 밝혔지만 서비스의 오픈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시작이었다. 오픈 후 거의 2달이 되어 가는데 그 동안 계속 이 프로젝트에 매여있다. 소소한 것에서부터 조금 큰 것에 이르기까지.. 물론 현재까지의 개편은 대부분 소소한 것에 머물러 있지만, 또 실망하게 될지도 모르는 지표상의 큰 개선은 없더라도 소소한 사용자 만족을 위한 다양한 것들이 준비되고 있다. 물론 서두에 밝힌 변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몇 시간 전에도 추천뉴스의 링크를 타고 들어간 경우, 글의 하단 (태블릿은 오른쪽)에 나를 위한 추천 뉴스 8개가 계속 보여지는 뷰 개편이 있었다. 몇 가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하루 이틀 뒤에 바로 시정될 문제니...

이 글을 적게 된 지표 얘기부터 하자. 다양한 이유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다. 자세한 수치는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양해바란다. '멘붕이다'라고 표현할만큼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그러나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도 생겨나고 몇 가지 개선을 거친 후, 안정적으로/꾸준히 PV가 증가해서 지금은 오픈 초기에 비해서 약 1.5배정도 높아졌다. 물론 여전히 나의 단기 목표치의 50% 정도이고, 그나마 만족할만한 수준의 1/3밖에 되지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아직은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데이터 마이너이고 해당 서비스의 설계자로써 (거의) 오로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대한 성공 확신이 높았다. 그 확신은 그대로 기대치로 연결됐지만 여러 여건 상 그것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니 멘붕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서비스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제공되는 것들이 존재하지만, 좀 더 대중에게 보여지는 영역에서 오로지 데이터 기반의 그리고 개인화 서비스는 처음이다. '처음'은 항상 중요하다. 이것이 실패한다면 다음(중의적으로 Daum & Next)은 기약할 수가 없다. Daum은 뭘 해도 안 된다는 외부 인식이나 다음에는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런칭하지 못하게되는 내부 좌절감에서 그렇다.

그런 기대와 부담에서 오픈한 서비스에서 첫 결과가 눈에 차지 않았다. 그러니 설계자는 멘붕에 빠질 수 밖에... 다행히 이후에 꾸준히 서비스 개선에 인력이나 리소스가 투입되고 있어서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자세한 개선/개편 내용은 향후 다시 정리할 기회가 생길 듯하니 그때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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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조금 고민하던 것을 순간의 생각이 더 해져서 일단 일을 벌려봤습니다.
다음인들의 삶의 지혜와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발적인 컨퍼런스인 D30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렇게 게시판에 글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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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고, 누군가는 그 스토리를 듣고 싶어 한다.”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한 것은 아니나, 얼핏 재미있는 생각같아서 의견을 구합니다.

다음 내에 자발적인 TED(Touch Every Daumin)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오랜 생각 중 하나인데 한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30분동안 (또는 15분 + 15분동안) 청중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주제는 업무 관련된 내용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형식도 강의가 될 수도 있고 시연이 될 수도 있고 그냥 30분동안 기타치고 노래하고 끝낼 수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동료 다음인들과 얘기하고 듣는 것입니다.

누군가 나와서 빅데이터에 관한 최신 동향을 30분동안 정리해줍니다.
다음주에는 어느 동호회에서 그들의 활동 내용을 소개하고 동지를 모집합니다.
그 다음주에는 팀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만들어놓은 서비스를 소개하고 시연합니다.
그 다음주에는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또 누군가는 집짓는 이야기를 펼치고,
또 누군가는 2박3일동안 제주도 여행하는 자신만의 코스를 소개하고,
또 누군가는 제습기를 살것인가 에어컨을 살 것인가를 얘기하고,
또 누군가는 새로 오픈한 서비스의 뒷얘기를 늘어놓고,
또 누군가는 안식휴가 다녀온 여행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기타 하나 들고 나와서 같이 노래하고,
또 누군가는…
그 어떤 지식이든 경험이든 유희든 헛짓이든...

회사 내에 섬들이 늘어나지만 섬을 연결하는 다리는 여전히 없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맨날 보는 팀원들이나 친한 사람들과만 무리지어 다닙니다.
새로운 누군가가 들어와도 접점이 없으면 쉽게 어울려 동화할 수도 없습니다.
내가 가진 문제를 잘 해결해줄 누군가가 우리 주변에 분명히 있는데
도움을 요청하기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어렵습니다.
세상의 즐거움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먼저 즐거워야 합니다.
즐거움은 익숙함에서보다 새로움과 다양성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구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모으고 잇고 흔들 수 있습니다.
서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클을 부수는 것입니다.

30분 동안 자기 이야기를 하고 또 남의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서 자신과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발견하고,
공통점은 발전된 어울림의 기회로 차이점은 또 다른 보완의 기회로 삼습니다.
나를 알리고 또 동료를 알아가는 것도 회사라는 울타리 내에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딴 세상의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쌓아갑니다.

닷투 2층 갤러리에 ‘process is more important than outcome’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세스나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화와 철학입니다.



늘 그렇듯 -- 하게 된다면 -- 일단 제주 기반입니다.
잘 되면 서울에서도 비슷한 형식을 취해도 됩니다.
원한다면 출장와서 30분동안 얘기해주는 것도 환영합니다.
동호회가 아닙니다. 누구나 와서 발표하고 누구나 와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댓글들을 살짝 기대합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동참해보고 싶어요.
저는 이런 주제/내용을 공유할 수 있어요.
누가 이런 걸 많이 알고 있어요.
이런 주제를 누군가가 공유해줬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여러분(나) 자신이 가장 강력한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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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5월 초에 있었던 다음 카카오 합병 소식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5월 말에 있었던 어떤 서비스 오픈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게 현재 다음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도 아니고 기존의 페이지에서 한 구좌에 조금 노출되는 수준이니 열혈 사용자가 아니면 (지금은 그런 사용자도 많지 않다) 눈치를 못 챘을 가능성도 높다. 트위터에 해당 서비스명으로 검색해봐도 서비스 개발자는 아니었지만 그 팀에 속한 어떤 분이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의 트윗이 올라와있고, 다른 하나는 고맙게도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와있다.


여러 측면에서 이게 무서운 서비스일 수는 있지만, 현재 다음을 생각하면 (그리고 당장의 지표를 보면) 그렇게 두려운 서비스는 아니다.


어쨌든 이 서비스에 메인으로 참가했던 자로써 서비스 1차 오픈 후에 간단한 소회를 밝히는 것이 맞을 것같아서 글을 적는다. 서비스의 시스템 아키텍쳐는 다른 분들이 담당했고 본인은 추천 알고리즘에 주력했다. 그래서 시스템 개발에 사용된 기술이나 방법은 설명할 수가 없고, 그리고 알고리즘은 처음에 구상했던 것이 아직은 완벽하게 적용돼있지도 않고 다른 여러 이유로 자세히 밝힐 수도 없는 처지라서... 그리고 기본적인 추천 알고리즘은 이미 여러 편을 통해서 밝혔고, 그 글에서 다룬 것과 크게 다르지도 않다. 서비스 우상단에 보이는 도움말에도 짧게 설명돼있지만, 그 설명이 전부이면서도 아무 것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여러 가지가 클리어된 후에 다시 적는 것이 나을 듯하다.

시스템이나 알고리즘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을거면서 뭐하러 이런 글을 적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이 글은 1차 오픈 후에 느낀점을 정리해서 혹시나 비슷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라고 적는다.

먼저 밝히지만, 서비스를 오픈한 후에 여러 지표들이 기대했던 것에 많이 못 미친다. 폭발적인 UV나 PV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내 기대치가 그랬다.) 여러 핑계거리가 있지만 어쨌든 결과가 신통치 않다는 점만 밝힌다. 그래서 며칠동안 계속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일 지표를 확인하면 우울해진다. 일간 지표를 확인하면 하루마다 우울해지고, 시간 지표를 확인하면 매시간이 우울해지고, 분단위 지표를 확인하면 실시간으로 우울해진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면서도, 수치에 민감해진다.

사내 위키에 적었던 오픈 후의 소감과 심경을 다시 정리한다.

서비스의 오픈이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대부분의 경우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서비스 오픈을 향해서 달려간다. 그리고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과연 뭐가 성공일까?) 오픈하면 모든 것이 끝난 기분이다. 그리고 실제 많은 경우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픈 전에 여러 가지를 가정하고 대비를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오픈하면 그때부터 실제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레이스가 시작된다. 서비스의 오픈은 프로젝트의 끝이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끝을 향해 달려가지 마시고 (번아웃에 조심하고), 시작을 위한 마음가짐을 가지세요.

그래서 너무 거창한 생각으로 완벽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욕심보다는 간단하고 조잡하더라도 빠르게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오픈해야 한다. 빠르고 긴밀하고 유연하게... 물론 완벽한 개념과 마스터플랜 (물론 계획은 뒤틀어진다)을 가져야 하지만, 1차 오픈에서 모든 것을 충족시키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개념이나 시기 등에 따라서 빠르게 적용할 것과 완벽하게 적용할 것이 나뉘지만, 일반적으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서비스를 준비할 때 생각하는 가정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서비스를 오픈하자마자 그런 모든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가정과 시나리오를 생각하지만 사용자들은 그런 가정과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상황에 대한 테스트를 해본다. 그러나 테스트는 또 테스트일 뿐이다. 실제 상황에서 완벽한 가정과 완벽한 테스트는 무용지물이 된다. 최소한의 안전책일 뿐이다.

사공이 많아도 배는 산으로 가지 않는다. 단지 원했던 곳으로 제때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주변의 소리를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특히 힘이 있는 사람들의 소리에 너무 흔들리면 안 된다. 항상 귀를 열어두데 손과 발이 매번 움직일 필요는 없다.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많은 요구사항에 대해서 'NO'를 하지 않았던 것들에 후회가 된다. 말했듯이 빠르게 핵심을 구현한 후에, 주변의 조언에 따라서 다시 빠르게 수정해도 늦지 않다. 처음부터 모든 사람들의 말에 따라서 움직이면 결국 엉뚱한 곳에서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인가?'를 외칠 뿐이다.

결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구글의 에릭 슈미츠가 'Revenue solves all known problems'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수익이 많이 발생하면 방법론이 틀렸건 비용이 많이 들었든 그 모든 문제들이 무시된다는 얘기다. 결과가 좋으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생겼던 모든 문제와 갈등이 해결된다. 그러나 역으로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좋았던 모든 것도 문제가 된다. 완벽한 개념도 결과가 나쁘면 허접쓰레기가 되고, 예쁜 UI도 누더기로 보인다. 지표나 수치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지만, 결과가 나쁘면 모든 수고가 허사가 된다.

Universal but Focused. 국정원의 모토가 '음지에서 일하지만 양지를 지향한다'라고 한다. 그렇듯이 모든 서비스는 모든 사용자를 위해야 하지만, 그래도 시작은 좁은 범위에 집중해야 한다. 포털 서비스라는 것이 그렇다. 수백만, 수천만의 사용자를 만족시켜줘야 한다. 모든 개인을 완벽하게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평균내서 만족이 불만족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타겟을 모든 사용자로 정하면 서비스의 개념이 흐트러진다. 결국 최종 결과물은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괴물이 만들어져있게 된다.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은 맞지만 적어도 1차 오픈에서는 명확한 타겟을 염두에 두고 오픈하는 것이 맞다. 물론 앞서 모든 가정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듯이, 목표했던 타겟층들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표상으로 별로 신통치 않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가 없고, 관련자들은 바로 보이는 수치 (PV, UV, CTR)는 특출나지 않지만 서비스의 품질이 나쁘거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위로를 한다. 그러나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바로 눈에 보이는 1차 지표가 만족스럽지 못하니, 현 상황을 변명하기 위해서 2차, 3차 지표를 찾기 시작한다. PV가 별로 높지 않으니 인당PV (PV/UV)를 확인하게 되고, 이도 신통치 않으니 체류시간이나 리텐션레이트 등의 복잡한 지표를 만들고 확인하려고 한다. 그렇게 합리화 지표가 만들어진다. ... 타겟 유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말과 같이, 처음부터 명확한 지표와 목표치를 정해놓고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냉정하게 판단하면 된다.

...

서비스 오픈 후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멘붕이다. 기대치를 밑돌기 때문이다. 너무 높은 기대치였는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더 지표에 집착하게 된다. 주변에서는 별로 나쁜 결과는 아니다라고 위로하고 지표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지표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은 단지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서비스를 오픈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지만, 나는 이 서비스를 처음부터 설계한 설계자였다. 공은 모두가 나누어 가지는 것이지만, 과는 설계자가 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야 한다. 그게 일종의 암묵적 사회 계약이다. 그래서 서비스 오픈 후에 매일매일을 죄인의 심정으로 살 수 밖에 없다. 많은 핑계가 있지만, 설계자가 짊어져야할 십자가다.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조언하고 싶은 것은... 권한이 없는 설계자의 자리를 -- 가급적이 아니라 -- 무조건 피하라는 것이다. 설계자에게 권한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권한이 있는 사람이 설계자가 돼야 한다. 권한도 없이 결과에 대한 책임만 짊어지는 고단한 삶을 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렇지만 게임이 계속 된다면 여전히 사용할 카드패가 남았다는 것은 위안이 된다. 게임이 계속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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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순전히 개인의 견해입니다. 내부인이지만 외부인보다 더 정보가 없습니다. 오해는 마시길…

토요일에 나온 기사를 바탕으로 간단히 합병에 대한 개인 의견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주말이 지나고 공식화됐으나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은 없다. 아래는 5월 24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

카음? 다카오?
(다카오는 다카키 마사오가 연상돼서 거북함)
오늘 하루동안 지인들 (회사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이 회자된 매경의 기사.
윗사람들의 생각이나 논의 내용은 전혀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제휴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 않았나?라는 추측을 해본다.
사람들이 생각하는대로 다음의 컨텐츠 및 검색과 카카오의 소셜 부분의 시너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두 회사에서 핵심이 아닌 부분을 배제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끈끈한 제휴는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네이버/라인이라는 공통의 적이 있는 상황에서 친구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의 경우에서 보듯이 두 개의 회사가 독립해서 존재한다면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그렇다고 합병 (일방적 인수/흡수는 어려울 듯)으로 하나의 회사가 된다는 것도 당장 치뤄야할 위험이 크다.
물리적 통합이야 금방 이룰 수 있다지만 화학적 결합, 즉 문화 충돌에서 보는 충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나름 개발자 중심의 두 회사라서 그나마 쉽게 뭉칠 수 있을 것같기도 하지만...
다음은 그나마 (욕을 듣는 부분도 많지만) 한국에서 자율적인 분위기의 회사라는 평을 듣고 있고, 그런데 카카오의 내부 문화는 얼핏 듣기는 했지만 짐작할 수가 없다.
그러나 카카오의 원류가 네이버였고 그 위는 삼성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음과 카카오의 문화적 충격이 생각보다는 클 듯하다.
어쨌든 지금의 입장에서는 공통의 적이 있고 나름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래 갈 수 있는 전략적 제휴는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식 교환으로 합병의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호 간에 상당량의 주식 교환같은 견고한 보증이 있다면 각자의 약점을 털어내고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제껏 보여줬던 무능 또는 무존재감을 그런 제휴 이후에 벗어버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의문이지만...

내 생각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나의 전망이 크리티컬하지도 않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이 정도 선에서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수는 있다.

그리고 오늘 (5/26) 낮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

회사는 5년짜리 스팀팩을 맞았고
난 이직할 회사 하나를 잃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야기를 한다. 잘했다 못했다. 왜 잘했는지 왜 못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은 결론이 말해준다. 최근의 여러 사정을 복기해보면 적어도 5년정도 단기 스팀팩을 맞은 것은 사실이고, 이는 단순 생명 연장이 될지 부활의 기회가 될지는 5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판별날 것이다. 다만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승자의 저주나 그런 것은 피해갔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어쨌든 일방적으로 한 회사가 모든 것을 얻고 다른 회사가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다. 다음이 얻은 것도 있고 다음이 잃은 것도 있듯이 카카오도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하게 정리할 수도 있으나 그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잘 정리해줄 것이다. 우려가 커지만 적어도 다음이 얻은 것은 하나 있다. 어쩌면 그렇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일 수도 있다.

다음이 모바일 및 소셜 플랫폼을 얻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런 플랫폼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렸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짧은 흐름의 모바일 플랫폼을 얻은 것이 아니라, 이제 더 긴 호흡의 다른 플랫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그 플랫폼이 티스토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부에서 분석한 다른 근거 데이터를 제시해줘야 하지만, 이 글에서 (공개된 것이 아니라서) 그 데이터를 보여줄 수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 결정 이후에 많은 이들이 다음의 컨텐츠와 운영노하우를 얘기한다. 나는 그것이 티스토리라는 좀더 견고한 플랫폼 위에서 서비스되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티스토리가 더 유연한 플랫폼이 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며칠 전에 비슷한 글을 적으려고 했지만 (에버노트데 ‘검색 컨텐츠 플랫폼 그리고 다음의 전략’이라는 제목의 새 노트를 만들어놓고 글을 적지 않았었다.) 다음카카오의 합병 뉴스 이후에 더욱 분명해졌다.

다음은 긴 호흡, 어쩌면 조금 느린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기존 블로그나 티스토리를 뛰어넘는 유연하고 강력해야 한다. 검색은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먼저 사용자를 모으고 내부의 선순환을 만들고 이후에 검색으로 통해야 한다. 기본 가정/과정은 이거다. 더 자세한 글을 적지 못하는 점은 이해를 바란다.

전략적 사고가 가능했다면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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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에어컨을 틀면 춥고 꺼면 후덥지근해서 그냥 밖에 나가서 산책을 했습니다. 한참 걷다가 문득 저녁에 온 메일이 생각났습니다. 최근에 그분을 만나서 직접 질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당신께서 생각하는 다음의 꿈은 뭔가요?'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고 줄곧 생각하더 차였습니다. CEO가 된지도 몇 년 지났고 또 그런 종류의 메일도 이미 여러 번 보냈기에 지금정도는 당신께서 생각하는 그래서 우리가 함께 꾸고 이룰 다음의 꿈을 얘기할 때도 된 것같아서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다음의 꿈이 뭐냐?'라는 추상적인 질문보다는 더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꿨습니다. 일이 잘 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다음에서 꼭 남겨야할 (또는 바로 접을) 서비스 3가지를 고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산책하면서 저도 어떤 서비스를 남길까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돈을 벌고 있는 캐시카우 검색? 아니면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미디어다음? 아니면 다음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카페나 메일? 또는 미래를 위한 포석인 모바일? 등의 서비스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리석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필히 남겨야할 3가지는 위에서 나열한 그런 서비스들이 아니라, 사람, 꿈/비전, 그리고 가치/철학입니다. 현재의 서비스들이 아닌 그것들을 가능케했던 사람, 꿈, 그리고 가치를 지켜야 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가치(관)/철학은 다음이 이제껏 걸어온 것이 집약된 다음의 과거입니다. 사람은 지금의 다음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음의 현재입니다. 그리고 꿈은 다음이 앞으로 나가야할 다음의 미래입니다. 이런 가치, 사람, 꿈이 아닌 유물/서비스에 집착을 한다면 다음의 과거도, 다음의 현재도, 다음의 미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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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 & Platform 전략

Gos&Op 2013.05.20 0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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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인을 위해 적은 글입니다. 감안하고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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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동안 회사 분위기 및 서비스 상황을 관찰한 결과, 다음은 이미 혁신의 능력을 상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개개인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문화 속에 내재하는 혁신밈을 잃었다는 의미다. 새로운 사람에게서 창의성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그런 인재가 다음에 들어올 가능성도 많이 희박해졌고, 또 설령 입사하더라도 이미 공고해진 다음의 문화에 동화되면서 혁신의 열정을 상실하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린스타트업 방식을 채택한 NIS가 나름의 성과를 내는 좋은 시도는 맞지만 구조적 한계 또한 명확하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즉, 다음의 미래 먹거리는 내부에서 나올 수가 없다는 쉬운 결론에 이르렀다.

혁신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다음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기회가 있다. 수년동안 이룩한 '다음'이라는 견고한 브랜드가 있고, 여전히 사용자들의 삶에 밀착된 서비스들이 있고, 또 다음을 믿고 다음의 서비스를 애용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있다. 그리고, 아직은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만큼의 유동성 자산도 충분히 있다. 요약하면 견고한 플랫폼이 존재하고, 미래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투자 여력이 있고 견고한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된다. 바로 외부의 창의력에 투자하고 그들의 능력을 흡수/이식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Fund & Platform 전략이다. 즉,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여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다음탑 등의 공간을 그들에게 개방해서 다음 플랫폼을 통해서 그들의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플랫폼 전략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나, 현재 다음이 처한 상황에서 다음의 강점을 잘 살리는 길이다.

이미 세인의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을 비싼 가격으로 인수합병 M&A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 캐피털과 같이 초기 종자돈을 투자해서 지분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초기 자금 투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픈API나 디자인 컨벤션, 데이터분석 등과 같은 기술 지원과 서버/클라우드 등의 초기 인프라도 제공해줄 수가 있다. 완성된 서비스는 다음탑 (탭)을 통해서 광고/홍보되고 서비스로 연결되도록 한다. 스타트업으로써는 초기 자금, 기술, 홍보 및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받고, 다음은 외부의 (독릭적인) 혁신 기술/서비스를 꾸준히 수혈받을 수 있다.

소액 투자는 회사로써 큰 위험 부담도 없고 (1억정도면 신입사원 3명의 1년 연봉 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사람에 따라서, 또는 지분 참여비율에 따라서 증액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히려 내부에서 많은 제약 -- 눈치와 간섭 -- 속에서 기획/개발하는 것보다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저렴하고 불활실한 M&A보다 안전하다. 그리고 벤처 캐피털처럼 성공한 벤처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것은 재무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이사회를 통한 압력을 가할 수는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다음의 서비스와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기술 및 인프라 지원은 있으나, 서비스의 컨셉 및 방향성은 간섭없이 창업자들의 절대자유의지에 맡김으로써 다음의 기존 관점과 전혀 다른/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 다음펀딩 스타트업의 서비스들이 다음 플랫폼을 통해서 제공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렇지 않은 유망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들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다음 플랫폼에서 홍보, 제공될 수도 있다. 지금이 컨텐츠 플랫폼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의 적기다. 플랫폼화 다음으로 다음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벤쳐 에코시스템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외부인을 위한 데브데이나 컨퍼런스를 활서화시켜 내외부인들 간의 통섭, 초협력의 기회를 만듬으로써 다음인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을 줄 수가 있다.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면 미래가 있는 이들에게 길을 양보하는 것이 맞다. 세상은 변했고 또 변한다. 몸집을 키운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면서 외부의 혁신을 허하라.

Imagine Impossible, Do Possible. 상상하고 행동하라.

P.S., 구체적인 실행안은 생략합니다. 행간의 모호함은 의도적으로 남겨뒀습니다.

(2013.05.09 작성 / 2013.05.20 공개)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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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서비스

Gos&Op 2013.02.06 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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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tureBeat에 올라온 'Quora는 차기 블로그 플랫폼인가? Q: Is Quora the next big blogging platform?'라는 기사를 읽고 또 생각에 잠겼습니다. 기사의 내용은 소셜Q&A 서비스인 Quora가 새로운 블로그 플랫폼을 선보임으로써 단순히 질문에 답변하는 온디멘드형 지식축적이 아니라, 평소의 경험과 지식을 오프디멘드형식으로 블로그에 쌓고 필요시에 관련 질문과 매핑시켜주는 것을 다루고 있다. 답변의 추천수에 따라서 노출순위도 결정하고 또 기존에 적었던 글들을 답변에 링크를 걸어서 트래픽을 유도하는 등의 메타블로그의 역할도 수행한다고 합니다. 모바일 앱의 리치텍스트에디터를 통해서 모바일에서의 사용경험도 향상시켜주고 있다고 합니다. Quora가 소셜Q&A라는 이름으로 런칭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후에도 간혹 유명한 스타트업 CEO 또는 개발자들이 직접 질문에 답변을 달아줘서 유명세를 탄 적이 많았습니다. 지식iN의 아성과 영문 위주라서 국내에는 Quora가 별로 알려져있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소셜Q&A 서비스가 예초에 기대했던 폭발력을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못한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 어쩌면 당연한 --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Quora의 이런 진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서비스는 트위터입니다. 트위터는 초기의 140자 텍스트만을 제공하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런 사용 제약 때문에 단축URL을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생겼고, 사진을 쉽게 공유하는 서비스가 생겼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겼고, 각종 모바일 앱들도 생겼고, 검색이나 트위터 분석 서비스 등을 비롯한 수많은 서비스들이 생겨나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아래의 그림과 트위터 에코 (Twitterverse)를 형성했습니다. 그렇게 공존하던 트위터 에코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순수였지만, 트위터가 펀딩에 성공하면서부터 검색이나 모바일 앱과 같이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줄 서비스/회사들을 인수하기 시작했고, 단축URL이나 이미지와 같은 것은 자체 개발해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초기에 독립 개발자/사들과 조화를 이루던 트위터 에코는 그냥 트위터에 흡수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Vine이라는 6초짜리 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앱도 선보였습니다. 트위터 독립개발자들도 현재의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트위터의 자발적인 에코에 균열이 왔지만, 어쩌면 이는 당연한 진화의 과정으로 보입니다. 만약 3rd-party의 앱/서비스들이 없었다면 진짜 제대로된 서비스의 진화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을 겁니다. (장기적인 로드맵의 결과인지 아니면 독립개발자들의 창의성을 카피한 것인지는 제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트위터를 예를들었지만, 그 외에 현재 주요 서비스/회사들도 비슷한 과정을 성장해왔습니다. 최근에 그래프서치를 추가한 페이스북도 처음의 단순한 컨셉에서 발전해서 지금의 대제국을 건설했습니다. 검색제왕인 구글도 검색에서 시작했지만 이메일, 동영상, 모바일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애플도 비슷합니다. 맥으로 대표되는 컴퓨터 산업에서 음악과 모바일로 진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잡스 치하에서) 다른 회사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창조와 파괴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카니발 효과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더 큰 시장/기회를 위해서 기존의 제품/라인업을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제품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계속 진화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회사들과 비슷한 문어발식 확장하는 애플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핀터레스트의 리디자인 관련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기능의 진화뿐만 아니라 UI/UX 또는 서비스 펄셉션의 진화도 볼 수 있습니다. 컨트롤타워가 있는 회사뿐만 아니라, 여러 오픈소스 제품들도 계속 진화하면서 발전합니다. 아파치가 그랬고, 최근에는 빅데이터 기술들이 그렇습니다.

국내의 다음이나 네이버도 포털이라는 테두리 내에서는 나름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일에서 시작해서 카페, 뉴스, 검색 등으로 확장했던 다음이나 검색에서 시작해서 지식, 게임, 블로그/카페 등으로 성장해왔던 네이버도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지금 다음을 보면 한메일과 카페에서 정체된 것같고, 네이버도 공룡이 되었지만 변화의 기미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모바일 시대에 적절히 대응을 하고는 있지만 새롭게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다음과 네이버가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기 시작했지만, 5년 전의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작고 빠른 스타트업들에게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진출하지 못하는 영역에 스타트업들이 차고 들어갔기 때문에 침범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을 얘기하면서 당장 빠질 수 없는 카카오의 경우에도 처음에 아지트로 시작해서 카톡으로 성공한 이후, 카카오스토리로 서비스를 확작하고 있고, 향후에는 게임 및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점차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01/29) 채팅플로스도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톡을 사용하지 않아서 세부사항은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앞서 진화한다고 표현은 했지만 사실 모든 변화를 진화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진화를 얘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적응'입니다. '진화 = 적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변화는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것을 진화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진화란 수동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환경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진화 = 창조'가 더 맞는 표현입니다. 때로는 환경과 트렌드와 역행하더라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진화입니다. 단순히 시대의 조류에 따라서 기능 한두개씩 덕지덕지 붙이면 결국 그서비스는 덩치만 커지고 새로운 변화에 둔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다음과 네이버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유도 그저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려고 하지, 모바일 및 그 이후의 시대를 위해서 새롭게 혁신하는 진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생기업들도 현재는 모바일에서 잘 나가고 있는 듯하지만, 발표되는 전략안이나 추가되는 기능들을 보면 그저 누구나 당연히 그러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그 방향으로만 가는 듯합니다. 그렇게 잘 적응했다고 자부하는 사이에 새로운 쓰나미가 밀려오면 모든 생활터전을 잃고 맙니다. PC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은 그나마 매끄러웠지만 그 이후의 새로운 변화에는 또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화입니다. 이것은 애플이 잘 해왔는데 앞으로는 어떨지 걱정입니다. 디지털 음원시장, 스마트폰 및 모바일 시장, 태블릿 시장 등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오면서 업계 1위를 (한때는) 차지했습니다. 최근 3~5년 사이에 소개된 제품으로 매출/수익의 50%이상을 차지하는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지금은 주가가 급격히 빠지고 있고 다소 힘겹게 버티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일시적인 숨고르기인지 아니면 과거의 재편인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이러는 와중에 진화보다는 적응에 최적화된 공룡들의 추격에 또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MS는 여전히 부침을 겪고 있지만 전통적인 공룡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기업이고, 적어도 모바일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구글과 삼성이 절대 공룡이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 진화입니다. 다음도..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변하는 그런 회사/서비스가 아니라 변하기 때문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런 모습으로 턴어라운드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상적으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제가 이런 글을 적고 있겠죠.

* 애초에 글을 적으려던 방향과 내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냥 '진화하는 서비스가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라는 짧은 생각에서 몇 가지 사례를 적으려 했는데... 제 결국 제 처지를 걱정하게 됩니다. 저도 적응이 아닌 진화를 선택해야할지도...

(2013.01.28 작성 / 2013.02.06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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