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의 시즌.

Gos&Op 2012.06.12 1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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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로 시작하는 이육사의 청포도. 회사마다 시기는 조금 차이는 나겠지만 6월을 전후로 상반기 업무평가를 한다. 평가가 좋으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고 (내가 받아봤다고 해서 받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한 번도 못 받아봤다고 해도 쪽팔려서 말할 수가 없는 그것...) 적어도 하반기 평가와 함께 내년 연봉을 결정하는 것이니 신경이 안 쓰인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 업무평가다. 해가 길어지면서 움추려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그리고 이 시기를 지나면 또 금새 까먹어버리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 중에 하나.

업무평가에서 개인의 업무와 관련해서 자기평가를 하고 팀장이 또 부하직원을 평가하고 또 그 위에서 최종 컨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프로세스인 듯하다. 그리고 업무평가에서 동료평가라는 것이 꼭 끼어있다. 동료평가의 취지는 알겠는데 실제 회사생활에서 별로 무의미해보이는 거였다. 그런데 동료평가의 결과가 내 업무평가의 최종결과에 조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같다는...) 이 소리를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 대부분 그럴 거라 짐작한다 -- '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동료평가 점수를 짜게 줘야하나?'였다.

나는 보통 동료평가에서 DK를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5.0만점에 4.5점 이상을 준다. (일단 모두 5점을 준 이후, 2~3개 정도를 4점으로 끼워맞춘다. 그리고 내가 그들을 (낮게) 평가할 자격이 없다.) 내가 마음이 후해서 점수를 잘 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 평가항목을 잘 이해를 못하겠다. 평가항목을 보면 Professional, Open Communication, Integrity, Creativity, Fun, Passion으로 이뤄져있다. 이걸 어떻게 평가하란 말인지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높은 평가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Professional은 뭘로 평가하지? 돈을 받은 만큼 일을 해주면 당연히 프로페셔널한 거 아닌가? Open Communication은? 얼굴에 '대화사절'이라고 붙여놓고 다니는 사람도 없고, 너는 내 경쟁상대기 때문에 내가 가진 정보를 줄 수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는데 그렇다면 다 기본적으로 오픈되었다고 봐야하는 거 아닌가? 뭔가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면 모두 Creative한 거 아닌가? 이 회사에서 재미가 없으면 그 사람은 벌써 나갔겠지. 그렇다면 아직 남아있다면 (자리가 높거나 진짜 고액연봉자가 아닌 이상에는) 그 사람의 Fun이나 Passion 점수는 높게 줘야하지 않을까? 특정인이 회사에서 Integrity가 없다면 그 사람은 HR에서 짤랐어야지 왜 그걸 동료들이 평가를 해야할까? 설령 어떤 직원이 회사의 요구조건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는 있다. 그렇다면 이는 그 사람을 채용한 사람들 (팀장, 본부장 및 HR 등)의 잘못이다. 왜 그들이 잘못한 것에 대한 수습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지 모르겠다.

업무평가 직전에 올라온 유정식님의 '직원들 성과를 정규분포에 껴맞추지 마라'라는 글에 일부 공감이 간다. 특정 회사나 조직에 선발된 사람들이라면 능력이나 성향 등이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 그냥 랜덤샘플링을 한 것이 아니라, 미리 이력서 검토를 통해서 학력이나 경력을 조사했을 것이고, 인성면접을 이미 거쳤고, 때로는 구두/필기시험 등을 통해서 그 사람의 능력을 대략 파악했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뽑힌 사람들이라면 깨끗한 Bell Curve를 그리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여담으로, 직원을 뽑을 때는 뭔가 대단한 일을 할 것처럼 -- 실제하는지는 모르겠으나 -- 큰 비전을 보여주면서, 정작 채용된 이후에는 전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회사는 누가 평가해주나?라는 생각도 든다.

동료평가가 잘 된다면 원만한 조직을 만들 수 있기도 하다. 특정인의 단점 아닌 단점을 지적해주므로 그것을 깨닫고 고치는 과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인의 성향, 즉 개성을 가지고 이 사람은 말을 잘 안하기 때문에 나쁜 사람, 저 사람은 말이 너무 거칠기 때문에 나쁜 사람, 저 사람은 너무 잘난체 나대기 때문에 나쁜 사람... 그래서 낮은 인사고과... 이건 아니다. 그리고 모두가 동등한 Peer인 네트워크인줄 알았는데, 어느날 한 사람은 평가자가 되고 다른 사람은 피평가자가 된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나는 너를 평가할 힘이 있는 사람이야라는 잠재의식이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또는 이버에는 내가 너한테 점수를 잘 줬어라고 말하면서 혹시 다음에 내가 피평가자가 되면 그때 잘 봐줘라는 무언의 압력이 작용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된다. 아니면 어떤 경로로 평가결과가 유출되어, 나는 널 좋게 평가했는데 너 왜 그렇게 낮게 평가했니?라는 식의 다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동료들에 대한 평가점수를 짜게줘야하나?'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는 순간, 함께 일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닌 그냥 경쟁자가 된다. 일은 함께 하고 성과를 내지만, 점수는 내가 더 높아야해라는 이기심이 발동하지 않을까? (위의 유정식님의 블로그 글 중에도 비슷한 취지의 글이 있었던 것같다.) 왜 명칭은 동료평가인데, 동료를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도록 강요하는 걸까? 적어도 인성에 대한 정성평가라면 줄세우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면 안 된다. 간혹 진짜 개새끼같은 직원이 있다면 그는 조직에서 격리될 필요는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진짜 나쁜 놈을 걸러내기 위한 동료평가는 가능하겠지만, 실제 업무 성과 외적인 특정인의 인성과 개성을 고과성적의 잣대나 연봉/인센티브의 잣대로 삼는다는 것은 좀 아닌 것같다.

만약 동료평가라는 명칭이 '경쟁자 평가'로 바뀐다면 나도 더 냉철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러고 싶지 않다.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한 조직에 남는다면 내가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 세상에 작은 것이라도 기여를 하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 함께 할 동지를 얻기 위해서 이곳에 왔지, 매일 얼굴을 마주보는 이들과 경쟁해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비현실적인 대답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쉬균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협력해야 한다. 협력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경쟁자가 아닌 동료가 되어야 한다. 동료를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만드는 평가와 적용은 지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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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현실적 고민'이라는 글을 적은 이후에 주위의 반응은 '너 퇴사할려고 하니?'였고, 또 얼마전에 적은 '미리 적어보는 사직의 변'을 올린 이후에도 비슷한 우려 또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에둘러 말해서 둘다 개인의 사정과 무관하지도 않겠지만, 둘다 개인의 신변에 대한 직접적 관련성은 없는 글이었습니다. 특히 '현실적 고민'이 좀더 일반론적인 글을 적을려고 시작했는데, 개인의 생각과 감정이 글에 표현되다보니 전적으로 제 개인의 문제로 비춰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사직의 변'에서는 제목에서와 같이 그냥 '미리 적어보는', 즉, 사람들이 미리 유서를 적어보듯이 내가 사직의 변을 적으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했던 글인데 주변의 반응은 '제 좀 위험해. 그러니 미리부터 잘 관찰해봐.'정도였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참 실망스럽습니다. 제가 평소에 주변에 주는 시그널이 그 정도밖에 안 되구나라는 생각에 실망했고, 주변분들도 저를 그정도밖에 평소에 생각하고 있지 않구나라는 생각에 또 그들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늘 관심이 있어서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게임이론'입니다. 직접적으로 죄수의 딜레마나 공유지의 비극, 또는 내쉬균형 등과 같은 게임이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들도 관심이 있지만, 게임이론에서 파생된 여러 사회현상에 더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경제학 문제에서의 게임이론이라던가 개인의 심리와 행동에 관한 여러 가지 실험과 결과들도 늘 관심이 있습니다. 협력게임이니 비협력게임, 완벽한 합리서 또는 역으로 완벽한 무지 등의 여러 가지 사안들은 늘 관심의 대상입니다. 특히 합리성과 비협력게임에 대한 부분을 외부에서 보기에는 참 어리석어 보이면서도 내가 그 내부에 속하면 어떻게 행동할까?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서론에서 '현실적 고민'이나 '사직의 변' 글을 언급한 것도 바로 합리성과 협력/비협력게임 때문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저나 주변의 현실적 고민으로 '젊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일해서 돈을 더 많이 모아둬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나는 지금 여기에서 이정도 대우에 만족해야하고, 또 제주라는 세상과 동떨어진 공간에서 안주하고 있어야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주에 '편해서 삼성전자에서 네이버로 옮겼다'라는 말에 공감을 가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돈을 더 벌기 위해서 'XX에서 삼성으로 옮겼다'라는 말에 공감을 표하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연봉'이라는 일차원 축에서만 생각한다면 저는 지금 전혀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아직은 저에 대한 수요가 있고, 더 좋은 대우를 약속할 것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우를 해줄 거냐고 물어본 적이 없어서, 전적으로 제 가정에 따르면) 곳들도 많이/조금 있습니다. 제가 (충분히) 합리적이고 1차원적이었다면 저는 고민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가능한 빨리 액션을 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옵티멀 솔루션입니다. 이후에 더 좋은 오퍼가 오면 또 다시 움직이면 됍니다. 그런데 돈 이외의 다른 축 (삶의 질이나 인간관계 등)을 생각하면 도시에서의 삶과 제주에서의 삶 사이에 갈등이 옵니다. 1차원 축에서 내 점이 조금만 더 0에서 멀었다면 그냥 아주 만족해하면서 행복해할 건데라고 생각할 겁니다. 글을 시작하면서 여러 차원에서 내 포지션이 어디인가?를 적을 예정이 아니었습니다.

주중에 잠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제주를 벗어나면 조금 더 좋은 대우와 인정을 받지 않을까? 그리고 부모님도 더 쉽게 자주 만나뵈러 갈 수 있지 않을까? (이건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거지만...) 그런데 내가 굳이 제주에 더 오래 머무를 이유가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으로 '협력게임'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제주에 더 머무른다면 1차원적인 욕망에 대해서는 분명 손해이고, 완전 머저리같은 비합리적인 바보일 겁니다. 그런데 내가 제주에 머무르기 때문에 전체 sum은 더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1차원 욕망을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제 주변의 분들이 제가 제주에 있음으로써 얻는 다른 혜택들이 있을 것같다는 생각말입니다. 제가 잃는 손해와 주변에서 얻는 혜택을 더 해보면 혜택이 더 커질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협력게임에서 합리적인 개인이라면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이 가장 좋은 곳으로 옮기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특정 문제가 개인에게는 비협력게임으로 보이지만, 사회 전체로 확대해보면 협력게임으로 바뀌게 됩니다. 나의 만족 utility와 전체의 만족 사이의 고민으로 바뀝니다.

협력게임에서는 개인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체가 이득을 보게 됩니다. 그런 전체 이들이 언젠가는 다시 개인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러면 개인이 입은 초기 손해가 상쇄되어야 합니다. 지금 제가 여러 면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정말로 전체에게 이득을 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런 이득이 긍정적 피드백루프 positive feedback를 만들어서 제게로 다시 돌아올까요? 어찌 되었건 서론의 현실적 고민과 사직의 변에 대한 주변의 반응에 대한 지금 당장의 제 답변은 '제주에 당분간 더 있는다'입니다. 제 삶을 1차원으로 보기를 원치 않습니다. 1차원에서는 손해지만 2차원, 3차원 이상에서는 분명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 전체를 봤을 때도 분명 이득을 보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답은 너무 간단하게 나옵니다. 물론 환경변수가 어떻게 바뀔지는...

개인의 1차원에서는 모든 문제는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더 옳은 문제의 해법을 얻기 위해서는 차원을 높이고, 주변과 사회 전체로 시야를 돌려야 합니다. 전체를 고려한 해답은 합리적인 해답입니다. 그런데, 전체에게는 합리적인 해답이 개인에게는 대부분의 경우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해답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풀 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답을 얻었다면 더 큰 차원에서는 그것은 어쩌면 바른 답이 아닐 가능성도 높습니다. 다시 더 생각해보고 같은 답을 얻었다면 그때는 바로 실행할 때입니다. 그 전에는 계속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합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절대 아닙니다. 개인의 협실적인 답을 사회의 합리적인 답이라고 우기는 그런 합리화의 과정보다는 처음부터 더 큰 차원에서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이 더 생산적입니다. 아, 비협력게임에서 개인에게 합리적인 답은 문제의 최적해 optimal solution이 아니라 내쉬균형에 있는 한 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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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5 일반인들을 위한 게임이론 설명서. 별다른 코멘트는 사치인듯. 그런데 왜 카테고리가 '인문'이지? 그나마 경제학이라면 몰라도...켘

가위바위보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렌 피셔 (추수밭, 2009년)
상세보기

   전략의 선택 - 협력이냐 배반이냐?  
 
 본 글을 절대 기대하지 마시고 읽으세요. 제 맘대로 리뷰/서평이니...
 게임이론... 참 이름만으로도 즐겁다. 그런데 그렇게 즐거운 주제는 아니다. 게임이론이 나름 유명해진 것은 러셀 크로우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라는 영화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잘 알다시피 <뷰티풀 마인드>의 원래 주인공인 죤 내쉬 John Nash 를 비롯한 세명의 석학들이 1994년도에 노벨경재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천재수학자인 폰 노이만  John von Neumann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게임이론을 설명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무례한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게임이론'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컴퓨터 게임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이란 둘이상의 플레이어들 사이에 벌어지는 경쟁관계를 말해준다. 경쟁이라는 범주에는 협력하는 것도 포함되고 배반하는 것도 포함되는 그런... 어쨌던 둘 이상의 플레이어들 사이의 인터랙션에 관한 것을 말한다. 음,.. 어떻게 말하면 게임이론은 그런 경쟁관계보다는 그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에 관한 이론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우리는 게임이론은 잘 모르지만, 일상생활에서 게임이론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둘 이상의 관계에서의 알력싸움이 게임이기 때문에 외톨이가 아닌 이상은 어떤 형태로던 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외토리더라도 주변의 애완견과의 신경전을 벌인다거나 혼자만의 선택의 문제에서도 일종의 게임이니 우리의 모든 삶이 게임이론으로 설명이 된다고도 볼 수가 있다. 그래도,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유명한 몇몇 경우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죄수의 딜레마>로 알려진 두 죄수 사이의 비협력 게임을 들 수가 있다. 초기의 게임이론은 이런 비협력 모델을 바탕으로 두고 있지만, 차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협력 모델 등의 다양한 변종들이 생겨나서 우리의 일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게임이론의 몇가지 경우를 더 예로 들자면, <공유지의 비극> <치킨게임> <무임승차> <사슴사냥> 등과 같은 유명한 경우들이 있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책을 사서 보세요. 게임이론의 시작은 폰 노이만이었지만, 게임이론의 정수는 앞서 말한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인 죤 내쉬가 간단하게 설명한 내쉬 평형 Nash Equilibrium이다. 뭐, 내쉬 평형을 간단히 설명하면, 모든 게임에서 안정된 상태가 존재하는데 그 상태를 내쉬평형이라 부르고, 이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존 내쉬가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그래서, 오랜 기다림 끝에 94년도 노벨경제학상도 받은 것이다. 사실 내쉬 평형 또는 게임이론은 수학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수학분야에서 발달했지만, 차음 사회 일반문제, 특히 경제학 문제에 차용되면서 일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내쉬가 받은 상도 수학상인 필즈메달 등이 아닌 노벨경제학상이다. ... 음 이쯤에서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책에서는 위와 같은 이상한 종류의 설명은 거의 없다. 그냥 모든 상활들이 게임이론으로 설명이 된다는 걸 말해줄 뿐이다. 그리고 참 다행인 것은 수학, 아니 산수도 등장하지 않는다. (숫자는 나올지도 모르겠다.)... 게임이론을 재미있게 적은 외국서적 중에 <Beautiful Math>라는 것이 있는데, BM도 수학의 도움이 없이 게임이론을 설명하고 있지만 좀 더 과학서적같은 느낌인데, <가위바위보>는 제목에서도 풍기듯이 그리고 '인문' 카테고리가 말해주듯이 그냥 교양서적에 가깝다. 왜 이런 말까지 하느냐 하면... 당신이 수학에 취미가 없더라도 이 책을 읽는데 결코 무서워하지 말라는 얘기다. ... 아 그리고, 지금 게임이론이 가장 잘 적용된 분야가 '옥션/경매' 분야다. 그러나 게임이론을 잘 안다고 옥션에서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OTL

 잡설이 길었습니다. 그냥 시간을 내어서 읽어볼만합니다. 조중동이라는 찌라시를 보는 시간을 조금만 아끼시면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 아는 체 할 수 있을 만큼의 교양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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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경매에 관한 글이다. 그렇지만 경매에 대해서 자세히 다룰려면 관련된 전문서적들이나 논문들을 두루 썹려해야지 그 윤곽만이라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물론, 우리의 주위에서 경매가 시도때도없이 이루어지고, 어떤 경매 방식에는 너무 익숙하겠지만, 아주 간단해 보이는 경매의 이면에는 무지 복잡한 규칙과 수식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경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게임이론에서 사용되는 개념인 내쉬평형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내쉬 평형에서의 '존 내쉬'는 A Beautiful Mind라는 책의 실제 주인공이며, 게임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1994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렇다. 이 글은 경매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경매에 대한 심도없는 이야기와 이를 활용한 Niche 광고 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마스자카 다이스케의 보스턴 입단식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경매 방식은 하나의 상품을 놓고 경쟁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가격을 올려가면서 낙찰받는 방식의 경매이다. 그런데 이 경매 방식에서 주어진 상품의 내재적 가치 Intrinsic Value를 제대로 예측을 한다면 경매 참가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상품을 얻을 수가 있다. 그렇지만 승자의 저주 The Winner's Curse라는 덫을 피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매참여자들이 적은 것같기도 하다. 승자의 저주란 주어진 상품의 내재적 가치를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해서 경쟁적으로 경매에 참여하여 낙찰받았는데, 이후에 상품의 실제 가치가 책정된 가격보다 낮았을 때 처음에 예상했던 수익보다 낮게 나온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때로는 실제 가격이 낙찰가보다 낮아서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상품을 200이라는 가치로 책정해서 경매에 참여하여 100에 낙찰을 받았다면, 100만큼의 예상 수익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실제 A의 가격이 150이라면 실제 수익은 예상수익의 50%인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심한 경우, 실제 가격이 80이라면 -20만큼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즉, 경매에서 승리 (낙찰)하였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이득이나 심지어 손해를 보는 경우에 대해서 승자의 저주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 경매 참여자들은 더욱 conservative하게 상품의 내재적 가치를 책정하고, 경매 참여에 더욱 소극적으로 된다. 이렇게 된다면, 경매 시작시에 예상되었던 낙찰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이 낙찰되기 때문에 경매 주관자의 입장에서 역으로 손해를 보는 (예상했던 수익을 못내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 라디오 주파수 경매 등에서 국가/지방정부는 계획했던 수익보다 낮은 수익을 얻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했다. 그리고, 위의 경매 방식은 다른 경매 참여자들이 얼마의 가격을 제시했는지를 상대에게 알려지는 공개 경매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앞의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서)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경매에 경쟁을 붙이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에서 자주 목격된다. 실제 2007년도에 일본의 괴물야구선수 마스자카 (당시 세이부)의 ML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5111만 달러로 입찰해서 경쟁자들보다 2~3000만달러를 더 지불한 경우가 있었다. 이 경우에는 경매가 비공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스턴의 입장에서는 라이벌들이 입찰할 가격을 잘못 예측해서 예상외의 지출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세이부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가욋돈을 얻은 셈이다. 다행히 마스자카의 연봉이 예상보다 낮았고 2007년과 2008년도에 소기의 성적을 내었기 때문에 승자의 저주라고 까지 부르지는 못할 듯하다. 이 당시에는 경매에 대해서 지식이 없었지만, 잠시 이런 생각을 했던 것같다. 최종 낙찰자의 가격이 경쟁자들보다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차선자의 가격으로 또는 최종 낙찰가와 차선가격과의 사이에서 조정을 하는 방법을 취하거나, 아니면 경매주관자가 예상했던 가격 이상의 입찰자들에게 모두 기회를 제공해서 (즉, 세이부는 처음 예상 금액의 이적료만 받음) 마스자카와 보스턴/뉴욕/ 등의 팀과 개인 협상을 통해서 최종 낙찰자를 정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전자의 생각이 다음의 네덜란드식 경매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튜립 (wildnatureimages.com)

 승자의 저주를 그나마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경매 방식으로 네덜란드식 경매 Dutch Auction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네덜란드의 화초 시장에서 유행하는 경매 방식이기 때문에 네더란드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네덜란드 경매 또한 공개 및 비공개로 이루어지지만, 비공개 입찰이 더 일반적인 것같다. 네덜란드식의 가장 큰 특징은 최고 금액을 제시한 경매참여자가 낙찰자가 되는 일반 경매 룰을 따르지만, 낙찰가는 그가 제시한 최고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최종 낙찰가는 차선자가 제시한 금액 (또는 차선금액 + 알파)로 정해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승자가 지불해야할 가격이 조금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승자의 저주를 그나마 피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차선자의 가격을 적당한 선 100으로 예상하고, 최고가 낙찰자가 미연에 100보다 터무니없이 큰 수 1000 또는 10000 등을 제시한다면 입찰한 가격에 휠씬 못미치는 (그리고 합리적인) 낙찰가로 낙찰을 받을 수 있는 꼼수가 작용할 수가 있다. 그런데, 반대로 상대 입찰자들이 최종 낙찰자의 전략 (10000을 제시) 눈치채거나 또는 낙찰자와 비슷한 전술을 이용해서, 9000이라는 입찰액을 제시했다면 최종 낙찰자는 9000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즉, 8900만큼의 손해 또는 부가금액을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 네덜란드식 경매가 많이 활성화된 것같다. 앞서 말한 라디오/핸드폰 주파수 경매에서 네덜란드식 경매를 사용해서 입찰자들에게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배분되고, 경매 주관자들도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경우가 미국 등에서 발생한 사례들이 있다. ... 이정도의 이야기를 위해서 경매라는 무거운 주제를 택한 것이 아니다. 지금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 Google이 이 네덜란드식 경매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 회사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이 IPO를 공개할 때, 네덜란드식 경매 방식을 취했다는 점은 너무나 유명하다. 최고가를 적어내더라도 차선가격으로 구매희망 매수만큼 주식을 매도하고, 차선자는 차차선자의 가격으로 희망매수를 매도하고,... 그런 방식을 취해서 IPO에서 공개된 주식을 모두 판매했다. 그리고 구글에서 네덜란드식 경매를 잘 활용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스폰서링크에서 검색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앞서 설명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모든 검색어를 판매하고 있다. 즉, 차선가격이 200인 경우에, 1000이라는 최고가 제시자의 실제 검색어 가격은 200이나 201 등의 낮은 가격으로 검색어를 사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차차선 가격이 100이라면, 차선액 제시자는 100 정도의 가격에 같은 검색어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 그런데, 검색 등에서 랭킹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검색결과에서 처음에 출현하는 문서에 대한 클릭빈도와 두번째 출현하는 문서의 클릭빈도를 조사하면 Power Law에 의해서 2배 또는 그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 차선자가 네덜란드식 경매 방식과 랭킹에 의한 문서클릭률 CTR을 잘 안다면... 현재, 제시가격들이 1000, 200, 100인 상태에서 최고낙찰자의 계정의 입금상태가 10000정도라면, 200을 제시한 차선자가 가격을 900 정도로 올린다면, 그의 낙찰가는 여전히 100이지만 경쟁자 (최고가 낙찰자)의 가격은 900으로 금등하게 된다. 그렇다면 첫번째 노출된 문서의 클릭이 많이 발생하고, 클릭이 발생할 때마다 가격을 지불하는 CPC 방식에서 최고낙찰자가 보유하고 있는 계정의 잔금이 금세 소진해버릴 수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차선자는 여전히 낮은 가격에 최고가 낙찰자의 지위를 불법적으로/꼼수로(??) 취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네덜란드식 경매가 승자의 저주를 완전히 해결한 방법은 아닌 것같다. 

 제목에서는 Niche Market을 언급했는데, 위에서 잘 다루지 않은 것같다. 굳이 Niche Market이라는 용어를 적은 이유는 바로 앞의 구글의 스폰서링크의 검색어/키워드를 판매를 통해서 롱테일 키워드에서 수익을 얻는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 제목에 사용한 것이다. 현재 많은 시스템들이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메커니즘들을 잘 이해한다면 한번의 패배자가 영원한 패배자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Niche 광고시장에서 네덜란드식 경매의 취약성을 잘 사용한다면 바로 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 근데, 또 다른 여러 장치/규칙들을 만들어뒀을 것이므로 당순히 앞서 설명한 이론적 방식이 전혀 먹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모토가 Don't be Evil이 여전히 맞다면 앞서 말한 승자의 저주를 피하게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놨으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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