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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록체인이 뜨겁다. 엄밀히 말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 뜨겁다. 아직 정리/정립되지 않은 생각들이 많기 때문에 명확히 글을 적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제껏 공개적인 장소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었다. 전문가도 아니고... 블록체인을 처음 다룬 비트코인 논문을 주말에 읽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멈췄다. 컴퓨터와 경제에서 다루는 개념이 섞여있다보니 비전공자 (그래도 나름 IT회사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하고 있는데...)에게는 어렵다. 더 다양한 관련 논문이나 설명들을 읽어보면 제대로 이해할 수는 있으려나?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글을 적지 않았지만 사내에 (세미 프라이빗) 게시판에 글을 적었고, 그기에 설명을 좀더 추가해서 티스토리로 옮긴다. JTBC의 노론회 이후 개념이 정립되나 싶었지만 유작가님의 이해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고 반대편에서는 그 한계 또는 관점을 제대로 집어주지 못했다. 결국 유작가님의 설명이 일반인들에게 더 각인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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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왜 블록체인을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역사가 늘 그랬듯이 이번 버블이 꺼진 후에는 필연적으로 더 깊이 고민해야할 시점이 올 것 같기는 함) 일단 비트코인 논문부터 프린트해서 보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 논문에는 사토시 이메일 주소가 있는데 여기에 문의하면 사토시가 답변을 줄까요?)

블록체인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기여'와 '보상'이 두 축인 듯합니다. 생태계에 기여한 노드 (사람, 컴퓨터, ...)에 보상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보상을 받기 위해서 기여를 하는 것은지는 모르겠으나, 필연적으로 기여와 보상이 커플링되는 것은 맞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해했던 것이 '기여'에 두 종류 (또는 그 이상)이 존재하는데 한쪽 측면에서만 봤습니다. 생태계의 인프라에 기여하는 것과 인프라 위의 컨텐츠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기여하는 것을 나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큰 숲을 만들기로 했는데, 숲을 만들 땅을 제공하는 사람과 그 땅에 심을 나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는 계속 나무를 제공하는 측면만 고려했기 때문에 기여와 보상, 즉 블럭체인과 토큰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cryptocurrency)의 분리도 가능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땅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보상이 없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혹 익명의 복지가, 키다리 아저씨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 (추가) 만약 정부가 '여의도' 전체를 숲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유하고 있는 여의도를 (현재 시스템에서) 강제로 몰수할 수는 없다. 현재 영의도 땅 (건물 등은 일단 열외)을 소유한 사람들로부터 땅을 기부받거나 적당한 값을 주고 사야 한다 (대체 토지 제공을 포함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의도의 금싸래기 땅을 기부받는 것은 혈실적이지 않기에 후자 (구매)만이 현실적 방법이다. 즉, 땅을 제공하는 사람들 (기여자)에게 돈을 보상해줘야 한다. 이제 여의도라는 땅이 생겼으니 숲을 만들 차례다. 숲을 만들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 잘 가꿔진 숲을 만들려면 바람에 날려온 씨앗이 발화해서 숲이 되기를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또 사람들에게 나무를 제공받는다. 작은 묘목이라도 값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여의도 숲을 무료 수목장으로 제공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단, 유골을 공짜로 묻기 위해서는 유골함 주변에 1그루 이상의 나무를 필히 심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있다. 사람들을 나무를 심을 것이고 어느 새 여의도숲이 완성된다. 여의도 땅은 블록체인에서 컴퓨터 저장공간, 네트워크, 전기 등의 인프라에 해당하고, 심어진 나무는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컨텐츠 (트랜잭션)이 된다. 인프라 (땅)을 제공하는 기여에는 (거의 100%) 보상이 필요하지만, 컨텐츠 (나무)를 제공하는 기여에는 경우에 따라서 보상이 필연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반의 스팀잇과 페이스북을 비교해보면 양쪽에 컨텐츠를 올리는 사람들에게 굳이 현금 (토큰)의 보상이 없어도 다른 것으로 그들에게 충분한 동인을 줍니다. 그냥 글을 적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관종?), 글을 올림으로써 전문가 또는 셀럽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도 있고, 글을 통해서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물건을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컨텐츠 (나무)를 제공하는 기여자에게는 굳이 물질적 보상이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올라온 글들을 저장, 관리하는 DB나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기여자에게는 저장공간 구입비, 네트워크 통신료, 컴퓨터 구동 전기료 등을 보상해줘야 합니다. 페이스북은 광고로 돈을 벌어서 중앙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인프라를 제공하지만, 스팀잇은 누군가의 컴퓨터에 모든 것이 흩어져있습니다 (아마도). 간혹 심심한 부자의 장난감일 수도 있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의 컴퓨터 등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은 아니지만 SETI 프로젝트처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유휴 리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종류에 한해서는 보상없는 블록체인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 듯함), 자기 비용으로 익명에 기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위키피디어는 익명의 에디터들이 수많은 컨텐츠를 (보상없이) 제공하지만, 위키피디어를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도네이션을 받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어의 인프라와 컨텐츠를 나눠서 생각하듯이, 블록체인 생태계도 그걸 지탱하는 인프라에 기여하는 것과 컨텐츠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눠서 생각해보면 기여에 따른 보상 개념이 쉽게 다가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글들이 이 둘을 분리하지 않고 기여와 보상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그래서 개념의 분리없이 블록체인과 코인/토큰은 불리 가능하다/불가능하다의 논쟁에 빠진 듯합니다. 인프라의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은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컨텐츠 관점에서 보면 또 분리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 (추가) 토론회에서 정/김 측은 인프라 관점에서 보상 (암호화폐 보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고, 유/한 측은 컨텐츠 관점에서 비트코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분리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두 관점을 제대로 분리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타협이든 설득이든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평행선만 그었습니다.

그리고/물론 인프라든 컨텐츠든 기여자에게 보상해준 그 토큰이 현실 세계에서의 재화와 교환가능한가?에 대한 것은 다른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버블(일 가능성이 높은)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또 모두가 인프라를 일부 기여할 수도 있지만 이론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많이 기여한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역설적이게도 또 나타날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비트코인 채굴은 기여를 통한 보상이 아니라 보상을 통한 기여인 듯합니다. 수학 문제를 푼다 (기여)고 설명하지만 그냥 랜덤 숫자를 맞추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이게 무슨 기여인가 싶고 또 그걸로 비트코인을 보상받는 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랜덤 코드를 맞춰서 보상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비트코인 생태계의 인프라 (새로운 비트코인 블록을 만들어서 연결)로 참여하게 되는 것으로 추론됩니다. (<== 이건 그냥 저의 해석임)

--> (추가) 비트코인 논문을 읽어도 (끝까지 읽진 못했지만) 블록체인의 개념이나 메커니즘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듭니다. 아직 완벽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다음의 글을 읽어보면 블록체인의 개념이나 작동원리를 좀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트코인에 초점을 둬서 최근의 애플리케이션이 얹어진 것까지는 설명하지 않음. https://medium.com/@micheledaliessi/98c8cd01d2ae

--> (기여에 따른 보상이 필연적이라고는 봤지만 그것이 굳이 코인 또는 실질적 보상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저도 처음에는 유작가님의 관점만으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편이었지만, 인프라를 구성하고 구동하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실질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의 무언가에 지금같은 가격이 매겨지는 것은 비정상이고 이해불가합니다. 네덜란드 튜립파동 때는 그나마 튤립뿌리라도 있었는데...

--> 마지막으로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해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규제'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입니다. 좋은/나쁜 규제일 수도 있고, 불필요한/과한/부족한 규제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규제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규제의 선 안에서 또는 규제를 피해서 살아남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고요...

적다 보면 끝도없이 계속 적을 것 같아서 일단 여기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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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 때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연말 정산에 맞춰서 1년동안 사용한 카드 내역을 월별, 종류별로 정리해보는 겁니다. 2013년 것부터 해서 벌써 다섯번째입니다. 작년까지는 PC를 사용해서 엑셀로 작업했는데, 올해는 맥으로 바꾸면서 구글닥스로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작년까지의 엑셀을 찾지 못해서 종류 구분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맥으로 옮기면서 데이터를 백업해뒀다고 생각했는데, 카드사용내역을 정리한 엑셀 파일은 옮기지 않았었나 봅니다. 그래서 항목별로 전년과 정확한 비교는 힘듭니다.

여담이지만, 글의 문서ID를 보면 1년동안 티스토리에 포스팅한 글수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글은 1158번째 포스팅입니다. 112개 --> 44개 --> 38개 --> 20개... 계속 글을 적는 수가 줄고 있습니다. 물론 브런치를 통해서 제주 사진을 올리고 있지만 (그것도 이젠 힘들테고), 그 외의 다양한 생각을 자주 정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2017년의 카드사용 총액 (2017.01.18 ~ 2018.01.17, 카드사의 데이터 조회 기간이 현재 기준으로 1년 미만이라서)은 약 960만원으로 전년과 대비해서 조금 줄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150만원 정도가 준 총액이지만 취미 장비를 하나더 구매하고 안하고의 차이일 뿐이고 (근데 작년에도 이렇게 적었음ㅎㅎ), 실제 생활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아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2016년에 식사와 마트에서 약 325만원을 사용했고, 2017년은 250만원정도라서 생활비에서 약 75만원의 절약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식사를 줄이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우선 월별로 보면 3월에 약 215만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했고, 8월에 40만원으로 가장 적게 사용했습니다. 3월에는 70-200 F4L 렌즈를 구입한 130여만원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달은 12월, 4월, 7월로 모두 100만원 전후를 사용했는데, 각각 타이어 교체 (약 50만원), 자동차 보험료 (약 50만원), 자동차 수리 (26만원)으로 자동차 관련 비용이 추가된 달에 평소보다 지출이 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외의 달은 50 ~ 65만원선입니다.

항목별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우선 주유비는 약 195만원으로 이전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2016까지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사진을 찍으러 제주도를 돌아다녔고, 2017년에는 토요일에는 돌아다니고 일요일에는 가급적 돌아다니지 않고 공부하는데 시간을 보냈는데 주유비가 오히려 5만원 정도 더 늘어났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어쩌면 이틀 중 하루만 돌아다닌다는 생각으로 토요일에 더 멀리/많이 돌아다녔나 봅니다. 어쨌든 항목에서는 주유비가 가장 많이 차지합니다. 그 다음으로 '자동차' 항목인데, 앞서 설명했듯이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료가 포함된 약 170만원을 자동차 유지에 사용했습니다. 큰틀에서 교통비는 약 45만원을 사용했는데, 추석 비행기표값이 약 16만원이 포함됐지만, 2017년 설 비행기표는 작년 정산에 포함된 듯합니다. 자동차 수리를 맡겼을 때 택시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지만, 출장 가서 셔틀이나 버스를 이용한 비용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셔틀 이용비용을 다시 회사에 정산했지만, 연초에는 영수증 정산이 귀찮아서 개인 비용을 쓴 것이 많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주차료 (자동차 항목에 포함)로 약 26만원을 사용했는데, 이것도 회사 규정이 좀 애매하게 기술돼서 개인비용으로 처리했는데, 그냥 법인카드로 처리했었어야할 비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항목은 '식사'로 약 145만원을 소비했는데 식당과 카페, 그리고 베이커리를 포함한 비용입니다. 실제 커피 등의 (카페)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기 때문에 식사비가 거의 130만원 정도 쓴 셈입니다. 주말 (토일)에 아침을 제외하고 4번의 식사 중 2~3번 정도는 식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130만원을 50주로 나누면 한주에 약 2.6만원을 사용한 것이 됩니다. 대부분 5천원에서 2만원 내로 혼식한 것으로 보이지만, 가끔 5만원 전후로 쓴 것은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명이 카드로 결제를 하고 (보통은 저는 아님) 후에 카카오페이로 금액을 이체하기 때문에 실제 외부 식당을 이용한 비용은 이것보다는 더 많이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과자나 음료, 그리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마트 (대형마트 & 편의점)에서 사용한 비용은 약 105만원입니다.

카메라/사진 항목도 약 140만원을 사용했는데, 앞서 언급했던 렌즈 구입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 컴퓨터 주변기기도 카메라 항목에 포함됩니다. 여름부터 회사 동료들이랑 디아블로를 다시 하는데 오래된 마우스가 작동하지 않아서 구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집계한 금액은 데이터 조회를 잘못해서 모두 국내 사용분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카메라 악세사리와 프로젝터를 구입하느라 약 $400정도를 사용했으니 카메라 항목의 총비용은 약 190만원으로 봐야하고, 2017년의 총 지출액도 1천만원으로 상향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핸드폰 요금은 총 35만원정도 사용했는데, 2017년에는 출장을 자주 가다보니 데이터 초과 상황이 많아서 지출이 늘어났지만, 2년 약정으로 다시 할인을 받아서 지출을 억제한 부분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도서 구입에 약 30만원으로 절대 금액으로는 많지 않지만 2015년을 전후로 책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다행히 다시 책을 더 구입해서 읽게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독서량은 많이 부족합니다. 병원과 약국에서 25만원을 사용했는데, 최근 철분제와 비타민제를 구입하는데 많이 들어갔고, 겨울에 에년과 달리 몸살이 몇 차례 있었는데, 건강 관리에도 더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영수증을 보면서 재확인하게 됩니다. 명절 선물로 40만원 정도를 사용했고, 정확한 기억이 없는 잡화비로 약 35만원을 사용했습니다. 의류 구입 비용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신경쓰지 않고 길게 입기 위해서 무채색의 반판/긴팔 셔츠나 청바지 등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비용입니다.

이렇게 2017년에는 약 1천만원을 카드로 사용했습니다. 특별히 더 절약한다거나 더 흥청망청 쓴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몇 년째 비슷한 금액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판교로 이주하면 평일 점심, 저녁값을 많이 사용하겠지만 또 평일에는 가급적 걸어다닐 수 있는 곳으로 집을 구할 예정이어서 교통비나 주유비가 좀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으로 주말에 멀리 놀러다니거나 고향집에 더 자주 가게 된다면... 노트북이나 카메라 교체 주기도 다가오지만, 이를 위해서 작년부터 매일/매달 조금씩 목적성 적금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정보를 까발리기 의해서 이런 글을 적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1년을 정리하면서 나의 소비는 얼마나 건전하고 균형이 잡혔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비슷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습니다. 요즘 김생민씨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매일 가계부를 적고 매달 카드 사용내역/영수증을 확인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귀찮다면, 이렇게 1년에 한번씩이라도 카드사용내역을 확인해보면 자신을 점검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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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가 되면 으레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의 각오를 다집니다. 지난 몇년동안 연초마다 그런 생각을 정리해서 포스팅을 했는데, 2018년이 벌써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그런 글도 적지 못했고 어떤 걸 적어야할지 생각나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최근 티스토리에 글을 적는 회수가 줄어드니 포스팅하는 습관 자체가 사라저버린 것은 아닌지... 아침에 짧게 회사 게시판에 글을 적었습니다. 어쩌면 그 글 속에 2018년의 저의 모습이 투영된 것 같아서 그냥 그 글을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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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인간은 결과적이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겨울을 보내고 판교로 이주하겠노라고 약속한 것은 다른 잡다한 이유도 있지만 제주에서 마지막 겨울을 온전히 보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고, 그 욕심의 근원에는 하얗게 눈덮인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입구)의 사진을 찍어보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재작년 페이스북에 올라온 어느 동영상을 보면서 가졌던 아쉬움을 지난겨울에 해소하지 못했을 때 또 한번의 기회가 더 있을까?라는 거의 포기 상태였다. 하지만 겨울을 한번더 제주에서 보내게 됐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판교 출장 신청을 할 때 그 주의 날씨가 어떤지부터 체크했다. 지난 주 출장도 대설을 기대하지 않았기에 출장신청한 거였는데, 막상 판교에서 제주의 폭설 뉴스를 봤을 때는 일종의 좌절감을 느꼈다. 하고 싶다고 하고자 한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그래도 목요일에 제주로 내려오면 금요일은 휴가내면 가능성은 있겠다는 작은 희망을 가졌었다.

그런데 목요일 오후에 김포공항에 갔을 때 20분 지연 소식을 들었다. 오전에 결항이 많았을 정도로 혼잡했을테니 20분의 지연을 평소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승객들이 다 내린 후에도 탑승은 시작되지 않았다. 제주공항에 다시 눈이 내러서 제설작업을 해야하니 언제 끝날지를 모른다는 거였다. 그렇게 무기한으로 기다렸다. 혹시나 해서 다음날 내려가는 비행기표도 미리 예약하면서 기다렸다. 다행히 한시간 후에 7:30에 제설작업이 모두 끝나서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었다. 설마 내려오는 중에 또 폭설이 내려서 공항이 폐쇄되고 회항해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제주공항 근처에서 가장 심한 터뷸런스를 만났지만 어쨌든 9:30에 무사히 제주공항에 도착했고 눈발이 날리는 중에 집까지 무사히 운전해서 올 수 있었다. 금요일은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도로는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출근을 위해서 셔틀은 어쩌니 재택근무를 하면 안 되느니 등의 많은 문자가 제주채팅방을 뒤엎었지만, 이런 날은 그냥 휴가를 내고 집에 있는 게 좋다. (애가 있는 집이면 그냥 휴가내고 애랑 놀아주는 게...) 날씨도 춥고 막상 눈이 계속 내리니 사진 찍고 싶은 욕심도 없이 그냥 방에 누워있고 싶었다. 그럼에도 카메라를 챙겨서 길을 나섰다. 비자림로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비자림로 사진을 찍고 걸어서 내려올 생각이었다. 정확히 일주일 전에 그렇게 했었다. 하지만 중산간 도로의 제설작업은 시작도 안 돼서 모든 버스는 운행중단이었다. 고민하다가 그냥 비자림로까지 약 8km를 걸어갔고 (가는 중에 제설이 돼서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가 운행하기를 살짝 기대했지만) 또 걸어서 내려왔다. 아침 식사도 거른채 초코바같은 요기거리도 없이 그저 삼다수물 한통만 들고서 거센 눈바람을 맞고 한 18km정도 걸었다. 동영상에서 봤던 만큼의 눈이 쌓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대로 미련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결과는 좋았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I | Aperture priority | Partial | 1/160sec | +0.67 EV | 23.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8:01:12 12:30:12

전날 많이 걸었기에 토요일은 조용히 보내고 일요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잠시 밖을 나와서 한라산을 바라보니 시계가 좋았고 하얀 한라산이 다시 유혹한다. 백록담 (사라오름)이나 윗세오름 등산은 불가능하겠지만 1100고지에 가서 상고대는 보고와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분명 1100고지에 가면 환상적인 경험을 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올라갔고 (윗세오름 등산객들이 몰려서 도로가 혼잡했던 것을 제외한다면) 천백고지 정상 부근에서 도로를 따라서 왕복 약 5km를 걸었다. 전전날 18km가 무리가 됐지만, 걷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저기에 가면 분명 좋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가지 않았다면 좋은 것을 볼 수 없었을 거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I | Aperture priority | Partial | 1/200sec | +0.67 EV | 138.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8:01:14 09:52:47

요즘 평가 시즌이다. 1년동안 내가 뭘 했나를 고민하고 옆의 동료들이 뭘 했나를 정리한다. 평가라는 것이 결과에 관한 거다. 아무리 과정이 좋았더라도 결과가 없으면 평가가 되지 않는다. 간혹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의 개념으로 성과없이 2~3년 연구개발하도록 지원/방관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 업무는 길어도 6개월에서 1년 내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실패한 거나 다름이 없고, 그 이상을 잘 기다려주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 작업이나 추천 알고리즘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고 광고 쪽 도메인 지식도 많이 쌓았지만 다시 비즈추천셀로 넘어왔을 때 내가 바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핑계일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랬다. 하지만 지난 1년동안 더 다양한 논문도 읽고 해결해야할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하고 새로운 알고리즘도 구상하고 구현하고 실험했다. 하지만 그게 시스템에 반영돼서 매출에 기여했다거나 실질적인 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태도와 역량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태에서 나는 다시 평가대 위에 올랐다. 많은 것을 했지만 결국 한 것이 하나도 없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어쩌면 똑똑한 척했지만 결국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평가에서 과정이 참고는 되겠지만 평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평소에 10~12km정도를 걷는 것이 다리에 큰 무리도 주지 않고 적당히 운동했다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거리라고 생각했다. 그 이상을 걸으면 다리가 아파서 다음날까지 힘들다. 하지만 금요일에 18km를 걸었지만 일요일에 다시 5km를 걸을 때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2015년 크리스마스 때 윗세오름을 다녀온 후로 겨울 (백록담/윗세오름) 산행을 하지 않았었다. (지난 겨울에 사라오름을 두번 갔다오긴 함)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힘들 것같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하지만 일주일 전에 14km를 걷고 일주일만인 지난 금요일에 18km를 걷고 나서도 어제 이른 아침에 1100고지 산책이 별로 힘들지 않았다. 기본 체력이 다시 채워지는 기분이다. 매주/격주로 축구를 할 때는 조금 숨이 차도 한시간을 뛸 수 있었지만, 한두달을 쉬고 다시 피치 위에 서면 숨이 차서 전반전은 거의 걸어다닌다. 하지만 또 매주 경기장에 나서면 또 어느 샌가 한시간을 달릴 체력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2017년은 (결과물이 없는) 실패한 해였지만2018년을 달리게 하는 기초 체력을 마련해줬다. 인간은 결과적이다. 평가는 결과를 평가한다. 하지만 결과를 위한 과정이었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다시 시작점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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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라는 집단은 결과, 성과 즉 KPI로 사람을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회사 밖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데이터의 시대에는 모든 것이 측정되고 정량화된다.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들로 평가를 받고 평판을 얻는다.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것은 필요치 않고 그저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나인 셈이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완벽한 것도 아니다. 평가받기 위한 결과로만 살고 싶지는 않다. 남들이 원하는 것을 주면 좋은 사람으로 여겨지겠지만 그건 나 자신이 아닐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겠지만 그것만으로 끝나지는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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