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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IT 한국의 위기, 그래도 희망은 있다?

 최근에 여러 채널을 통해서 자주 듣는 말중에 '한국은 이제 IT후진국이다'라는 것이다. 전국이 광케이블로 연결되어있고 핸드폰이나 반도체 등의 IT하드웨어 생산/수출에서 세계 수위에 있고, 모든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나라가 IT 후진국이라면 과연 어떤 나라가 IT 선진국이냐?라는 반문을 하실 수 있다. 선진성과 후진성을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서 여전히 한국은 IT선진국일 수도 있지만, 일선에 있는 이들 (또는 얼리어댑터들)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IT 정책 및 미래에 대해서 불만투성이인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현상/수준보다는 앞으로가 더 암울하다는 측면에서 IT 후진국이라는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IT 후진성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보면... 
  • 아이폰의 출시 연기... 근데 아이폰이야 특정 계층들의 사람들만 구입/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IT 후진성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그들 특수층의 IT 사대주의를 먼저 비판해야할 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단순히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또는 제가 주위에서 느끼는)이다. 까놓고 보면 아이폰/애플만큼 전근대적인 폐쇄적인 플랫폼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이유는... 기존 패러다임 또는 (통신)시장주도권의 변화 정도로 볼 수 있을 것같다. 한국의 휴대폰들이 아이폰보다 품질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뒤지지 않지만 아이폰에 비해 가질 수 밖에 없는 열등감은 어쩔 수 없다. ... 생각이 복잡해진다. 제가 애플빠라서 iPhone is Everything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이 현재 한국IT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 최근 정부의 미묘한 정책 변화... 방통위가 처음 생겼을 때 어떤 이들은 나름 기대했을 것같다. 방송과 통신이 제대로 결합된다면??이라는 상상을 해왔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과 통신의 결합이 문화적 측면에서 융합이 아니라 일방적인 끼워맞추기 식의 못질인 것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최근 이슈가 되는 저작권 문제, 포털들의 언론 중재, 삼진아웃제, 실명제 확대, 검찰의 이메일 압수수색 등... (합)법이라는 논리 위에서 범법/윕버을 저지르는 기구가 바로 방통위와 현재의 정부기구들이다.
  • 어제/오늘 재미있는 기사가 있었다. 바로 '와이브로'의 힘겨운 사투였다. 왜 그런 힘겨운 사투를 벌려야 했는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전근대에나 있을 법한 정부주도의 밀어붙이기식 개발이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도 반성해 봐야 한다. ... 이 정부는 '자유주의/실용주의'를 표방하면서, 뭐가 자유인지 뭐가 실용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헛똑똑이들이다. ... 짜증 지대루.
  • ...

 이런 암울한 한국의 IT 환경 속에서도 제가 여전히 IT 한국의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웹은 기본적으로 정부나 특정 기구의 것이 아닌, 그것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인터넷/웹 문화가 가지는 특징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즉, 한국인들에게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아주 가깝다. 다를말로 하면, 한국의 온라인은 세컨드 라이프 Second Life (미국의 온라인게임)이 아니다.
  • 번개모임이라는 것을 모두 아실 겁니다. 어제 나름 대한민국의 IT 전문가들이 트위터를 통한 번개모임을 가졌습니다. (전 전문가도 아니고 제주라는 지역 때문에 참석못했으나...) 이런 번개모임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온라인에서의 관계/삶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결정적 사례로 보입니다. (물론, 나쁜 번개들도 있지만...)
  • 촛불집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완벽한 결합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사회참여가 (대규모로)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사례는 그리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쉽게/빠르게 결합할 수 있다는 한국의 특성 (물론 한국만의 특성은 아니겠지만)은 여전히 한국을 IT의 강국으로 만들어주는 충분한 동력이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지나친 경계없음이 문제가 될 소지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온라인에서의 오프라인의 감성을 볼 수 있는 가능성에 여전히 찬사를 보냅니다. 실제 생활과 떨어진 IT기술의 발전은 없다. 그런데, 앞서 제시된 한국IT의 위기사례들을 곰곰히 살펴보면 IT기술과 삶/생활이 de-coupling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기술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대한민국의 장점을 계속 살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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