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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제주도에서 사진 찍을 때 주의할 점

지난 주말에 제주도 이곳저곳을 드라이브하면서 생각난 점을 글로 적습니다. 저는 벌써 제주도에 내려온지 만으로 7년을 채웠고, 직업적으로 제주도를 돌아다니시는 분들을 제외하면서 제주도를 가장 많이 돌아다닌 사람 상위 몇 퍼센트 내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걸어다니는 거리는 다소 짧지만, 거의 매주말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동에서 서쪽까지 돌아다니곤 합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점 두가지만 적으려고 합니다.

빠르게 운전하면서 보는 풍경과 실제 내려서 보는 풍경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장비가 아니면 눈으로 보는 풍경을 그대로 사진으로 담을 수도 없습니다. 차에서 감상하는 것과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다릅니다.


운전을 하면서 제주도를 돌아다니면 창밖의 풍경에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차를 세워서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경우가 많고, 실제 그렇게 차를 갓길에 세우고 사진을 찍곤 합니다. 그런데 보통 차에서 보던 풍경과 사진에 담긴 풍경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리는 차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재구성하기 때문에 밖의 풍경이 순간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려고 자세히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선팅이 짙은 차에서 일몰을 볼 때는… 제주에 여행 오신 분은 조금 낯선 풍경이 모두 멋있을 수도 있지만, 저처럼 오래 살다보니 익숙해져서 별로인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적는 이유는 순간 멋진 풍경을 봤다고 해서 아무 데나 차를 세우면 위험하다는 첫번째 주의 사항을 말하려고 합니다. 유명한 관광 스팟이나 큰 길가에는 주자공간이나 갓길이 마련된 곳들이 많지만, 대부분 시골길에는 갓길이 거의 없습니다. 차들이 많이 왕래하는 도로가 아니더라도 갓길이 없는 곳에서 정차하면 위험합니다. 제주의 시골길은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해서 방풍림 등이 우거져서 굽은 도로에서는 전방의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갓길도 없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정차된 차들은 정말 위험합니다. 차를 세우기에 앞서 진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풍경인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하고, 차를 세우더라도 바로 도로가에 세울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진행해보고 적당한 곳 (보통 밭 입구에는 차를 세울 공간이 충분히 있음)을 찾아서 차를 세우고 원래 지점으로 걸어와서 사진을 찍는 수고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저도 귀찮아서 그냥 대강 차를 세우고 빨리 몇 컷만 찍고 바로 출발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은 늘 반성합니다.) 차로 이동한 거리와 걷는 거리는 체감상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적당한 곳에서 차를 돌려서 한두차례 왕복하면서 안전한 장소를 택해서 사진을 찍었으면 합니다.

최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려니숲길 입구가 있는 비자림로입니다. 요즘 갓길에 차를 너무 많이 세워둬서 통행에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도로가 굽고 갓길이 없는 곳에서 차를 정차해두는 것은 위험합니다. 사진도 좋지만 안전이 우선입니다.


두번째는 길가에 있는 대부분의 장소 (목장이나 농장)는 사유지라는 점입니다. 풍경이 멋있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좋지만, 사유지를 함부로 훼손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합니다. 많이 알려진 사진 스팟들에는 늘 차들이 많이 세워져있습니다. 그런데 사유지에 너무 생각없이 들어가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사진을 찍으러 들어가면서 농작물을 밟거나 밭담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고, 가지고 다니던 쓰레기를 함부러 버리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는 사진 찍는 분들에게는 유명한 삼다수 목장인데, 분명 펜스가 쳐져있는 사유지입니다. 저도 자주 찾아가서 사진을 찍는 곳입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울타리 사이를 조심스럽게 건너면 좋은데, 위로 타넘고 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래서 울타리 펜스가 무너져서 작년에 새로 보수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허락도 없이 사유지에 들어가면서 농작물이나 시설물에 피해를 입힌다면 그곳 주인들은 사진찍는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을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장소를 폐쇄하는 등의 불상사가 생긴다면 이후에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까지 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찍으러 왔으면 자연 그리고 사적 시설물에 피해가 없도록 조심스레 사진을 찍고 돌아갔으면 합니다.

최근 많이 알려져서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삼다수 목장입니다.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펜스를 넘고 다녀서 펜스가 한동안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사유지 또는 시설물을 이용할 때는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사유물을 함부로 대할 면책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런 간단한 사항만이라도 지켜주세요. 그러면 사진 찍기 좋은 곳들의 정보도 더 많이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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